자기를 바로 봅시다 168 /4. 해탈解脫의 길/1. 한 물건一物(1)
한 물건一物(1)
한 물건〔一物〕이 있으니 천지天地가 생기기 전에는 항상 있었고, 천지가 다 없어진 후에도 항상 있다. 천지가 천 번 생기고 만 번 부서져도 이 물건은 털끝만치도 변동 없이 항상 있다.
크기로 말하면 가없는 허공의 몇 억만 배가 되어 헤아릴 수 없이 크다. 그래서 이 물건의 크기를 큰 바다에 비유하면, 시방의 넓고 넓은 허공은 바다 가운데 있는 조그마한 물거품과 같다.
또 일월日月보다 몇 억만 배나 더 밝은 광명으로써 항상 시방세계를 비추고 있다. 밝음과 어두움을 벗어난 이 절대적인 광명은 항상 우주 만물을 비추고 있는 것이다.
이 물건은 모든 명상名相과 분별分別을 떠난 절대적인 것이다. 절대라는 이름도 붙일 수 없지마는 부득이해서 절대라는 것이다.
한 물건이란 이름도 지을 수 없는 것을 어쩔 수 없이 한 물건이란 이름으로 표현하니, 한 물건이란 이름을 붙일 때 벌써 거짓말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일시에 나타나서 억천만 겁이 다하도록 설명하려 해도 이 물건을 털끝만치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가 깨쳐서 쓸 따름이요, 남에게 설명도 못하고 전할 수도 없다.
이 물건을 깨친 사람은 부처라 하여, 생사고生死苦를 영원히 벗어나서 미래가 다하도록 자유자재한 것이다.
이 물건을 깨치지 못한 중생들은 항상 생사바다에 헤매어 사생육도四生六途에 윤회하면서 억천만겁토록 고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중생이라도 다 이 물건을 가지고 있다. 깨친 부처나 깨치지 못한 조그마한 벌레까지도 똑같이 가지고 있다. 다른 것은, 이 물건을 깨쳤느냐 못 깨쳤느냐에 있다.
석가와 달마도 이 물건은 눈을 들고 보지도 못하고, 입을 열어 설명하지도 못한다. 이 물건을 보려고 하면 석가도 눈이 멀고 달마도 눈이 먼다. 또 이 물건을 설명하려고 하면 부처와 조사가 다 벙어리가 되는 것이다. 오직 깨쳐서 자유자재하게 쓸 따름이다.
그러므로 고인古人이 말씀하기를, ‘대장경은 모두 고름 닦아 버린 헌 종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말하노니 “팔만대장경으로 사람을 살리려는 것은 비상砒霜으로 사람을 살리려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경전 가운데도 소승小乘과 대승大乘이 있으니, 대승경에서는 말하기를, “설사 비상을 사람에게 먹일지언정 소승경법小乘經法으로써 사람을 가르치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나 대승경 역시 비상인 줄 왜 몰랐을까? 알면서도 부득이 한 것이다. 그러니 여기에서 크게 정신 차려야 한다.
오직 이 한 물건만 믿는 것을 바른 신심信心이라 한다. 석가도 쓸데없고 달마도 쓸데없다. 팔만장경八萬藏經이란 다 무슨 잔소리인가? 이 한 물건만 믿고 이것 깨치는 공부만 할 따름이요, 그 외에는 전부 외도며 마구니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다 염불 공덕으로 죽어 극락세계에 가서 말할 수 없는 쾌락을 받는데, 나는 이 한 물건 찾는 공부를 하다가 잘못 되어 지옥에 떨어져 억천만겁토록 무한한 고통을 받더라도 조금도 후회하는 생각이 없어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오직 이 공부를 성취하고야 만다!” 이러한 결심이 아니면 도저히 이 공부는 성취하지 못한다.
고인은 말씀하기를, “사람을 죽이면서도 눈 한 번 깜짝이지 않는 사람이라야 공부를 성취한다.”고 하였다.
나는 말하노니 “청상과부가 외동아들이 벼락을 맞아 죽어도 눈썹 하나 까딱이지 않을 만한 무서운 생각이 아니면 절대로 이 공부 할 생각을 말아라.”고 하겠다.
마하반야바라밀 _()_
첫댓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오직 이 공부를 성취하고야 만다!”
이러한 결심이 아니면
도저히 이 공부는 성취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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