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진드기도 여러 종류가 있었다. 일반 진드기보다 큰 것은 빈대라고 요즘 멸종된 해충이지만, 대표적인 몸에 직접 피해를 주던 대상이다. 아주 작은 진드기는 곰박산이로 경상도 방언의 이름이다. 작아도 한번 물린 피부는 참을 수 없게 괴로움을 심는 특별한 솜씨다. 남자의 고환 주름살에 붙어 물면 보이지도 않고 괴롭기 그지없다. 젊은 시절 닭을 길러 부업 양계를 한 적이 있다. 닭이 이를 잡는 모양을 지켜보다가 곰박산이 생각이 났다. 닭장 구석구석을 조사하니 곰박산이가 고춧가루를 뿌려 구석마다 쑤셔놓은 듯했다. 고춧가루처럼 빨간색은 밤에 닭의 피를 빨아먹어 겉으로 비친 피의 색깔이다. 밤에는 닭의 몸에 기어올라 피를 빨고 낮에는 틈새에 숨어서 피난하는 과정이다. 반세기도 넘어 지난 세월이라 당시는 디디브이피 농약이 효과가 좋았다. 닭장에 디디브이피를 소독하고 나니 곰박산이가 깨끗이 사라졌다.
현재 제비도 이런 해충이 있어서 이를 잡는 시늉을 자주 본다. 장래 제비도 곰박산이 때문에 멸종할지도 모른다. 주로 쥐의 몸에 기생하던 곰박산이다. 이런 피해를 제비가 견뎌내기는 매우 어려울 지경일 것이다. 제비가 주둥이 감각으로 진드기 잡기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진드기도 옛날 소에 붙어서 굵은 콩알이나 아주까리 알 만큼 커져 매달린 광경을 보았다. 닭이 소의 배 아래서 쳐다보고 잡는 모양이 눈에 선하다. 소는 시원해서 부동자세로 진드기 잡아주는 닭에게 고마운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자연적인 해충구제 혜택도 제비에게는 기회가 없다. 왜 이런 불공평 생태도 있을까 의문이다. 아마도 곰박산이 저지르는 괴로운 물질이 인류에게 커다란 기여도를 발휘할 물질인가 생각해 본다.
진드기도 바이러스를 지니게 되어 불치의 병을 옮기기도 하는 세상이다. 바이러스 감염의 피해는 더욱 심각한 비극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드물게는 몸에 진드기를 발견하고 잡는 일도 있다. 등산이나 들판에서 옮아오는 진드기를 잡으며 그래도 바이러스 피해가 없으니 다행이다. 먹이사슬의 1차는 식물을 먹는 주식이고 2차는 동물을 주로 먹는 주식이다. 그러면 먹이사슬의 3차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3차 먹이사슬은 보이는 물체를 잡아먹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동물일 수도 있고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일 수도 있다. 홍진으로 어린아이를 몰살했던 일이나 코로나로 노인을 쓸어간 바이러스 작용을 생각나게 한다. 우리는 서로 말만 나누어도 병에 걸리는 위험한 시대를 살았다.
양계장 진드기가 닭의 피를 빨아먹고 온몸이 발간색으로 치장하여 숨었던 광경이 떠오른다. 그 진드기 이름을 곰박산이로 알았을 때 한 번 물리면 그렇게 괴로움이란 것을 경험했다. 닭의 곰박산이는 소에 기생하던 진드기 근지러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극심했다. 초기에는 맨눈으로 보이지도 않던 곰박산이가 그런 괴로움을 주는 일도 이상했다. 곰박산이 물린 자리가 그렇게도 괴로운 경험은 잊히지 않는다. 그런 괴로움을 닭이나 제비가 견디어 내는 일이 심각하고도 가상타. 아마도 가해하는 독소를 성분으로 검출한다면 특이한 존재 물질일 것 같다. 범죄자를 문초했던 전기고문도 아마 그런 고통은 따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독한 성질의 가해 물질로 받는 고통은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노릇이다.
필요악이라는 말이 있었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해결 방안은 쉽게 마련되는 기회라 하겠다. 곰박산이 독소의 특이 성질을 연구하면 좋은 결과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머리가 사람의 피를 빨면 피가 엉기지 못하게 하는 성분의 물질이 있다. 모기가 피를 빨면 엉겨버려 빨지 못하는 일로 엉기지 않게 하는 모기만 갖는 물질 발견이다. 그런 연유로 혈액 응고 방해 제가 발명된 기회다. 동물의 피는 산소와 닿으면 굳어지는 현상으로 출혈을 방지하게 된다. 거머리와 모기가 이를 빙자하여 피가 굳지 못하게 하는 물질을 지니게 되었다. 사람이 이 물질을 연구하니 인체에 유용한 의료 약품이 개발되는 기회가 된 일이다. 곰박산이가 저지르는 물질 개발로 코로나 질병 퇴치의 기회라도 되었으면 한다. 진드기 작용의 어떤 성분에서 바이러스가 화합하는지 그 발견이 아쉽다. (글 : 박용 2023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