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잘사는 것, 법적으로 제지할 수는 없을까?
피해자를 기만하는 행동은 언제까지 지속되나
백종원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과거 영상의 조회수가 뒤늦게 폭발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구독자 약 6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 주동자 ○○○,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튜버 A 씨는 "가해자들의 신상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순경이 된 여성은 민원에 시달렸다"며 "또 한 명의 가해자는 누리꾼들의 신고로 취직이 무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다면 이 모든 사건을 주도하고 이끌었던 가해자, 일명 밀양에서 '대빵'이라고 불렸던 남성의 신상이 공개됐을까? 전혀 아니다"라며 "오히려 사건이 터지고 다른 가해자들의 신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시끄러웠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남성은 얼굴도 공개되지 않고 혼자만 조용히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주동자를 찾는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구독자와 제보자의 도움이 컸다"며 "주동자는 1986년생 ○○○, 결혼해 딸을 낳고 아주 잘살고 있었다. 가해자들과 여전히 SNS '맞팔로우' 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동자가 현재 돈 걱정 없이 딸을 키우고 있다"며 주동자가 SNS에 남긴 글을 공개했다.
주동자는 "행여나 내 딸 인생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다 없애주겠다. 가장 믿음직한 아버지가 될게" "평생 아빠 옆에서 아빠가 벌어주는 돈이나 쓰면서 살아라! 운동하고 관리나 받으면서 아빠 등골 빼먹어라. 아빠는 그것밖에 바라는 게 없다"는 글을 남겼다.
영상이 갈무리돼 퍼지면서 주동자가 운영하는 식당 리뷰에는 '별점 1개'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백종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2022년 올린 '님아 그 시장을 가오 - 청도편'은 해당 식당에 방문한 영상이 올라와 있는데, 주동자로 보이는 남성이 모자이크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44명의 남학생이 여자 중학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일이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 '한공주', 드라마 '시그널'이 나오기도 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복수는 무엇일까? 가해자보다 잘 사는 것? 이는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현실에서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으며, 가해자는 그런 피해자를 기만하기라도 한 듯 잘 살고 있다. 유명 연에인들 중에 학교폭력 가해자나 범죄자가 있지만 그들은 논란이 터지기 전까지 누릴 건 모두 누리고 산다. 한강뷰 아파트, 명품 옷과 액세서리, 세계 여행 등. 심지어 논란이 터지고도 아무일 없다는 듯 나락으로 가지 않는 연예인들도 있다. 여러 번 음주운전을 해도 방송에 모습을 비치는 연예인들을 심심찮게 본다. 굳이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사기, 특수강도 범죄를 저지른 일반인들도 외모가 예쁘고 잘생기면 팬이 생기고 형을 줄여달라는 요청도 볼 수 있다. 위의 뉴스 사례에서도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그 중 특히 주동자)는 신상도 공개되지 않은 채 돈 걱정없이 잘살고 있고, 식당 운영도 잘되고 있었다. 벌받아야 할 가해자는 잘사는데 피해자는 민원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 뉴스에서 또 하나 문제 삼아야할 점은 식당에 돈쭐이 아닌 혼쭐을 내주러 가는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은 가해자를 망하게 할 의도로 식당을 찾는다지만 이건 또 다른 피해자 기만 행동이 아닐까? 별점은 1점, 가게는 대박. 진짜 가해자를 망하게 할 거였으면 가게를 가지 않고, 별점만 남겨야 했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미세한 차별이라 볼 수 있다. 피해자나 장애인들을 위해 한 행동이 오히려 그들을 좌절시키고 차별한다는 미세한 차별. 법은 이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해자의 신상을 단 한명도 빠짐없이 공개해야 한다. 신상을 공개하는 것뿐 아니라 사업을 한다거나 직업을 구하거나 하면 무언의 제지를 가해야 한다. 여기서의 초점은 가해자를 아예 사회에서 매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해서라도 피해자가 낙심하지 않게 하는 것에 맞춰야 한다. 또, 연예인을 스카웃하는 사람들도 처음부터 그들의 과거 조사를 먼저해야 한다. 생기부를 본다거나 해서 어떤 학창생활을 보냈는지를 미리 알아야 한다.(학교 측에서도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
출처: 민성기, <백종원 방문 맛집, 알고보니 '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가 운영>, <<헤럴드경제>>, 2024.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