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은퇴이민 2기 58. 서로 딴 소리
우리 집 헬퍼 Milla는 영어가 좀 서툴다. 물론 우리도 영어가 서툰 편이다.
그래도 우리가 따갈로어를 못 하니까 일상적인 것을 영어로 대화하며 웬만 한 건 불편없이 다 통한다.
그러나 가끔씩 서로 딴 소리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오늘 아침 Milla는 필리핀 식 닭고깃국을 끓여 놓았다. 토막쳐 놓은 닭고기를 넣고 이 나라 야채를 섞어 끓인 국이다.
디놀라 라는 이름의 필리핀 음식인데 제 딴에는 새로운 시도이다
맛이 좋다고 내가 한 마디 하자, 밀라가 신이 났다.
시장에서 산 하얀 양계닭보다 울타리 너머 농장에서 뛰어다니는 누런 닭을 끓이면 이보다 훨씬 더 맛이 좋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테지만 그런 닭을 누가 잡겠느냐고 말하니까 자기가 할 수 있다고 한다. 뜨거운 물에 튀하여서 털을 뽑을 수 있다고 으시댄다.
닭 이야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생각난 듯 남편이 끼어들어서 화제를 바꾼다.
"어제 차를 타고 오다 보니까 골목 길에 지프니와 트라이시클, 자가용들이 주욱 늘어서 있더라. 길이 복잡해서 무슨 일이 있느냐고 사람들한테 물으니까 요즈음 저쪽에 닭싸움 경기가 열린다고 하더구나. 맞니?"
밀라가 대답한다. "Oh! 암탉, 암탉이 낫죠."
"암탉이 싸우니?" 내가 묻는다.
"싸움닭은 안 좋아요."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재미있잖아, 어떤 사람은 게임으로 돈도 걸어. 도박.."
"에이, 그래도 암탉이 제일 맛있어요. 싸움닭은 정말 못 써요."
그제사 상황파악이 된다.
"여보, 우리는 닭싸움 얘길 하는 거고 밀라는 싸움닭은 맛이 없다잖아요. 아직도 닭고깃국 대답에 머물러 있어요."
"하하하, 그렇구나. 서로 다른 얘기였네."
남편과 내가 웃으며 대화하는 동안 밀라는 아직도 양계닭보다, 그리고 수탉보다 놓아 먹인 암탉이 제일 맛있다고 이어간다.
파파야, 생강, 양파, 마늘, 후추를 넣고, 거기다 고춧잎까지 넣으면 훨씬 맛있다고 열심히 설명한다.
아침 밥상에서 필리핀 수프를 맛있다고 한 번 말해 주니까 정말 신이 났나보다.
"아, 고춧잎도 넣어서 맛이 좋구나!"
그래서 우리도 일단 닭싸움 얘기는 거기서 접는다.
우리 집 헬퍼 밀라.
첫댓글 말이 덜 통하니
가끔은 동문 서답이 자올 수도 있겠네요.
동문서답이지만
각자의 주장이 뚜렷하군요
이해하며 대화하니 미소를 지을수밖에
많은 짐승들 중에는 숫놈이 많은 암것을 거느리고
사는 일부다처제를 유지하는 짐승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닭이지라 .
장닭이 수많은 암탉을 거느라고 살아가기 위해
벼슬에 피가 나게 도전해 오는 젊고 힘쎈 숫닭과
목숨을 건 싸움은 치열하고 이겨야만
암탉을 거느라고 잠시 살수 있어요 …잠시….
동물의 대왕님,
늙고 병든 숫사자가 옛날에 거느리고 살던
그 예쁜 암사자들을 다 뺏기고 살던 지역에서
쫏겨나고 …이제는 들개 하이나들이 공격해 와도
우렁차던 표호도 못 지르고 …결국 물려 뜻겨 죽는 모습은
매우 처량하고 불쌍 하더이다.
숫사자는 주된 일은 방사로 새끼 까는 사업이 주업이고
먹이는 사냥은 암사자들이 주로 하고
짐승을 우선 배불리 먹고 나머지는 암사자에게 내줍디다 .
사자도 들개에 물려죽는다 …
늙고 병들면 별 도리가 없는게 산 동물의 처지라 …
인간이면 곱게 늙고 곱게 죽어야지 …
100살을 추하고 욕되게 살면….이건 고욕이고 모욕이구 먼여
수즉다욕/ 오래 살면 욕된 일이 많다는게 장자슨상님의 말씀여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