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03 개봉 / 12세 이상 / 138분 / 드라마, 스릴러 / 독일, 영국, 미국
감독 : 캐서린 비글로우 Kathryn Bigelow
출연 : 해리슨 포드 (알렉시 보스트리코브 함장 역), 리암 니슨 (폴레닌 선장 역), 피터 사스가드 (바딤 라첸코 역), 조스 액클랜드 (마샬 젤렌쵸프 역), 조지 안톤 (콘스탄틴 폴리안스키 역), 잉그바르 에거트 지그로슨 (빅토르 골레로프)
25년 동안 이 이야기를 밝힐 수 없었다. 1961년, 소련은 세계를 2번이나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고, 미국은 세계를 10번이나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두 나라는 더 많은 핵무기를 계속 만들었다. 미국은 레닌그라드와 모스크바를 사정권에 둔 핵잠수함을 전진 배치시켰다. 양측의 권력자들은 전쟁이 피할 수 없다고 믿었고, 선제공격을 누가 하는지만 남아 있었다.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61년 소련은 소련 최초의 핵탄도 잠수함인 K-19을 완성한다. 이 잠수함은 'widowmaker(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제조 과정부터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뒤따른 고된 작업이었다. 드디어 K-19에도 첫 임무가 주어지고 사람들의 기대 속에 항해가 시작된다.
하지만 항해 도중 노르웨이 해안 근처 북해 한가운데에서 원자로 냉각기가 고장난다. 냉각기 고장은 원자로 폭발로 바로 이어질 만큼 치명적이다. 뿐만 아니라 그곳은 나토 기지와 불과 1마일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어서 만약 원자로가 폭발한다면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날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K-19은 본국과의 연락마저 끊기게 되고 잠수함 함장인 알렉시 보스트리코브(해리슨 포드)와 부함장 미카일 폴레닌(리암 니슨)은 자신들에게 직면한 K-19과 세계의 위기를 어떻게든 극복하고자 하는데...
1961년 원자로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러시아 핵잠수함(K-19)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이 잠수함의 선장 니콜라이 자테예브의 자서전을 토대로 제작되는 잠수함 영화. 함장 자테예프로 출연한 해리슨 포드는 총 2500만 달러를 받았는데, 그가 촬영에 임한 20일 정도로 계산하면 하루 출연료가 무려 125만 달러가 되어 헐리웃의 초유의 출연료 기록이 되었다. 오랜만에 대규모 대작 영화에 출연한 포드는 "내가 러시아 액센트를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미국 관객들이 어색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결코 해리슨 포드 표의 영화가 아니다."며 영화를 소개하였다. 포드와 대립하는 전임 함장 역에는 리암 니슨이 출연하며, 연출은 여성 감독 중에서 최고의 액션/스릴러 감독으로 손꼽히는 캐슬린 비글로우가 맡았다. 2002년 여름 시즌 개봉된 이 영화는 가족 영화 <스튜어트 리틀 2>의 강력한 라이벌로 예상되었지만,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1,278만 불의 수입을 기록해 첫주 4위에 머물렀다. 냉전체제가 낳은 수많은 비극 중 하나를 다룬 이 영화는 장르적으로 액션이나 스릴 보다는 실화에 기반한 휴먼 드라마에 치중된 점이 다른 잠수함 소재의 영화와 다른 점이다. 제작비 1억 2천만 불. 국내 개봉 성적은 서울 7만 4천, 전국 17만 9천.
미국 개봉 시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으로 정확히 양분되었다. 먼저 이 영화에 호감을 표현한 평론가들서, 시카고 선 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캐슬린 비글로우 감독은 정말 뛰어난 테크니션이다. 그녀는 결코 실수하는 법이 없으며, 포드와 니슨, 두 배우의 개인적인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도 수완을 발휘한다."고 평했고,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이 영화가 그려내는 희생정신과 감동적인 에필로그에 감동되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격찬을 보냈으며, 뉴욕 타임즈의 A.O. 스캇 역시 "기계적인 재난과 함께 죽음의 결투를 펼치는 두 자아를 그린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라고 칭했다. 반면 이 영화에 혹평을 실은 평론가들로서, 굿모닝 아메리카의 조엘 시겔은 "올 여름시즌, 할리우드의 진정한 첫 번째 실패작."이라고 일축하였고, 달라스 모닝 뉴스의 필립 원치는 "해리슨 포드가 소련 최초 핵잠수함의 함장역을 연기하는 것을 보노라면, 마치 <잔혹한 음모>에서 그레고리 펙이 나찌군을 연기하는 것을 보는 것 같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역!"이라고 불만을 터뜨렸으며, 버라이어티의 로버트 코엘러는 "잠수함 영화의 속성과 원안이 된 실화는 충실히 따르고 있으나, 잠수함 장르를 새롭게 하는데 필요한 상상력이 결여되었다."고 혹평을 가했다. (장재일 분석)
1961년은 냉전이 최고조에 이른 때였다. 1960년 11월 미국은 'USS 조지 워싱턴 (USS George Washington)호'를 개발한다. 이 잠수함은 몇 달 동안 소련 해안에 잠복할 수 있었고, 16개 미사일의 동시 발사도 가능했다. 이에 소련은 자신들의 최초 핵잠수함 'K-19'호 파견을 서두른다. 그러나 K-19호는 독성이 있고 폭발하기 쉬운 액체 연료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동력과 선체의 경제성을 위해 안전장치마저 제거된 위험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소련은 미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무모한 일념으로 'K-19'호 출항을 강행해 결국 나토 기지 근처에서 원자로 냉각 시스템에 구멍이 생긴다. 그것은 곧 거대한 방사능 폭발로 이어질 심각한 상태였다. 냉전의 한복판인 나토 기지 근처에서의 방사능 폭발은 결국 세계 3차 대전 발발을 의미했다. 그것을 막을 방법은 방사능이 유출되는 냉각 시스템에 들어가서 직접 구멍을 수리하는 것뿐이었다. 결국 'K-19'호 대원들은 목숨을 걸고 구멍을 수리해 자신의 동료들과 세계를 무사히 구하지만, 귀항 후 방사능 후유증으로 몇 달에 걸쳐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 사고는 냉전 내내 비밀에 부쳐졌고 소련 공산주의 정권은 전쟁 시가 아니었으므로 'K-19'호 대원들의 영웅적인 업적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이 사건은 그저 '사고'에 불과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자 비밀은 밝혀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그들의 희생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한편, 이 영화는 러시아 선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생존 선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심하게 왜곡되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