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아흐메드 우야히아 총리님, 유세프 유스피 산업·광물부 장관님, 외교부 장관님, 그리고 양국 경제인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귀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베나모르 모하메드 라이드 상공회의소 소장님,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님, 감사합니다.
알제리와 한국이 공식 외교관계를 맺은 것이 1990년입니다. 2006년에는 대한민국 정상으로서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알제리를 방문하셨고, 그때 우리 두 나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습니다.
알제리는 대한민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아프리카 최초이자 유일한 국가입니다.
그로부터 12년이 흘렀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교류와 협력을 충분히 하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총리로서는 이번에 제가 처음으로 알제리를 찾았습니다.
많이 늦은 방문이지만, 이번에 저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내용을 채우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제 알제리 방문 첫 일정으로 충혼탑과 독립기념관에 갔습니다. 알제리는 132년 동안 가혹한 식민지배를 받았고, 그 가운데 8년 동안 독립전쟁을 펼쳤습니다. 그 독립전쟁에서 알제리 국민 1백50만 명이 희생되셨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독립전쟁이었습니다.
그 전쟁을 통해 알제리는 독립을 이루었습니다. 독립기념관에서 저는 알제리 국민과 에미르 압델카데르 같은 지도자들의 희생과 투혼에 온몸이 떨리는 충격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독립을 이루었지만 알제리는 10년의 내전을 치렀습니다. 그 고통의 강을 건너 알제리는 이제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을 함께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한국도 35년 동안 식민지배를 받았습니다.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헌신과 국민의 지치지 않는 저항으로 독립을 이루었습니다. 독립 후 한국은 두 정부로 쪼개져 3년간 내전을 치렀고, 분단이 고착화됐습니다. 한국은 그런 폐허에서 다시 일어났습니다. 이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중진국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과 알제리는 그런 고통과 긍지의 역사를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두 나라는 교육을 통해 개발한 인적 자원의 우수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오직 사람의 힘으로 빈곤을 극복하고 경제발전을 실현했습니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55개 국가 중 네 번째로 높은 인간개발지수를 자랑합니다.
이런 공통의 역사와 자산을 기반으로 한국과 알제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리 두 나라는 훨씬 더 많은 분야에서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을 줄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저는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양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최근 알제리 정부는 <신경제 성장모델>과 <제3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산업 다변화와 제조업 육성을 실현하려고 진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이후 산업 불모지에서 몸부림치며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그 중에서 자동차와 가전제품은 알제리에서도 조립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상용차 조립생산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협력의 확대가 알제리의 발전에 기여하리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나라입니다. 원유 매장량은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알제리의 그러한 자산에 한국의 경험과 기술이 접목된다면, 알제리 경제는 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입니다. 알제리의 도약에 한국이 동참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한국에게도 커다란 영광입니다.
둘째, ICT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세계는 ICT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시대로 들어섰습니다. 한국은 ICT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시장의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한국 기업은 이미 알제리에서 휴대전화를 조립생산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ICT 및 신재생에너지 협력 MOU를 맺습니다. ICT는 농업과 교통관리와 행정의 발전을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그런 기술을 실용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런 경험을 알제리와 공유하고 싶습니다.
셋째, 다른 분야로도 양국의 협력을 넓혀가자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화력발전소와 정유공장 같은 플랜트 건설, 하천 정비와 폐기물 처리를 포함한 환경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알제리와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기업들은 알제리에서 신도시 건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이제는 스마트 시티 건설에 협력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저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관세와 환경 부문에서 협력 MOU를 체결합니다. 우주 협력 고위급 회의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같이 다양한 시도와 탐색은 양국 경제인들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를 드리고, 양국의 경제발전에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줄 것입니다.
넷째, 양국 경제인 및 정부 간 협의를 제도화하고 활성화하기를 제안합니다. 먼저 양국 경제인들이 만나는 오늘 같은 비즈니스 포럼을 정례화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2년 전에 설립된 한-알제리 기업인 협의회가 확대되고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내년에는 제4차 한-알제리 공동위원회가 열립니다. 2007년 제3차 회의 이래 12년 만의 일입니다.
그동안의 변화를 점검하고 새로운 과제들을 풀어가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2006년 10억 달러 수준이던 우리 두 나라의 교역규모가 11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양국의 경제규모나 잠재력에 비해 교역규모는 더디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투자규모도 아직 크지 않습니다. 앞으로 경제인들끼리 자주 만나 소통하시면, 교역과 투자의 기회를 더 찾고 그 규모를 키워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한국과 알제리가 협력하며 아프리카 대륙에 공동진출하는 방안을 양국 경제인 여러분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모색해 주시기를 저는 바랍니다. 한국 정부가 알제리 정부와 함께 지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최근 알제리 젊은이들 사이에서 K-Pop과 한국어 배우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알제리의 문화도 한국에 전해져 양국 문화의 쌍방향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아랍 속담에는 “알아야 친해진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 두 나라도 서로를 더 알고 더 좋은 친구가 되길 바라고 또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속담에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과 알제리는 이미 구슬처럼 빛나는 자원과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엮어 더 값진 보배로 만들어 갑시다.
그 일이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양국의 경제인 여러분께서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양국 정부가 함께 여러분을 지원할 것입니다.
우야히아 총리님과 저는 나이가 같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동갑의 이름으로 여러분에 대한 지원을 보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