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셔서 비 우수수 내리는 날, 안전하게 집까지 도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행. 당장은 어땠다, 이랬다 평가, 판단하기를 주저합니다. 깨달음은 많았어요. 오늘 머릿속이 아주 복잡시러웠지요.
1. …
2. …
3. 사회사업 기록의 방향을 찾았습니다. 매번 고민했습니다. 내가 이 글을 왜 쓰지? 누군가 읽고는 찔리라고? 좋으라고?
가능하면 선을 이루도록 쓰겠습니다. 당사자분의 강점을 쓰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당사자와 둘레 사람에게 칭찬, 감사, 공이 돌아가게끔 쓰겠습니다. 그렇다고 과장하거나,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느낀 바, 본 것들을 쓰겠습니다. 때문에 완벽히 객관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실습생은 저 혼자라서요.
선을 이루도록 쓰겠습니다. 반복하고, 되새깁니다.
7월 8일 월요일 오후 8:43, 이다정
어머님과 마주하며,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끝마친 당시에는 때가 아닌 듯하여 다음 날 아침, 메시지를 보냅니다. 큰따옴표 안에 담긴 문자 내용이 곧, 여행하는 내내, 끝마친 날 밤새 성찰한 내용입니다.
사람살이를 돕고자 온 학생입니다.
"제 소개를 제대로 드린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새로이 다시 인사드립니다. 희호 씨의 사람살이를 돕고자 온 이다정 학생입니다. 사람살이 중에는 여행도 있지요. 희호 씨와 어머니의 여행을 돕고자 온 사람입니다.
저는 꼭 어떠한 것을 했다, 이루었다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 여행이 평가 잘 받아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저 사람살이라서요. 즐겁기도, 슬프기도 한 사람살이요. 쉬울 때도 힘겨울 때도 있는 사람살이요.
저는 못해도 됩니다. 넘어져도 됩니다. 사회에서 어떠한 큰 성과, 성적을 내야 하는 어른이 아니라, 아직 중간고사, 기말고사 따위의 성적만 신경 쓰는 어린 학생이라서요. 조금은 서툴러도 되겠지요?
저는 진행, 평가, 판단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 여행만큼은요. 제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이 여행은 희호 씨와 어머니의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희호 씨와 어머님이 의견을 많이 내주셨지요. 감사합니다.
어머니와 희호 씨의 여행에 대해서, 어머니의 행실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수 있는 존재도 아닙니다.
그저 잠시 머물다 가는 존재입니다."
내가 관계를 해쳤나?
"그러니, 다음번에 만났을 때도 똑같이, 평소대로 희호 씨를 만나주세요. 희호 씨를 사랑하는 마음, 듬뿍 표현해 주세요.
이번 여행으로 흐트러질 관계가 아님을 알기에 말씀드려요.
희호 씨는 오늘도 어머니와 함께라 좋다고 합니다. 자식이 좋다고 하는데, 타인인 제가 뭐라할 수 없지요.
희호 씨와 어머니의 여행이 되었으면 했는데 이방인이 껴서 불편하셨다면, 실적을 내야 하는 학생으로 보여 신경 쓰였다면 죄송합니다. 그러지 않도록 최대한 뒤에 있으려 했는데 어느새 앞장서고 있었네요. 어머니의 불안한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기록하는 사진, 글은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저의 깨달음, 느낀 바를 적는 것뿐입니다. 그 기록 중 어머니와 희호 씨의 1박 2일 여행, 즉 사람살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함부로 판단, 평가하지 않습니다. 하는 이가 있다면 고심하여 조심스레 건네는 것일 테죠. 응원, 격려, 감사의 글일 테지요."
나는 어떠한 태도로 있는 것이 최선인가.
"기록하는 게 저의 일 중 하나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머니께서 원하지 않으신다면, 부담스러우시다면 저도 누군가에게 희호 씨와 어머니의 하루를 쉽게, 그대로 다 드러내지 않을 겁니다.
그러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불편하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왜 기록하였는지, 담았는지 답하겠습니다. 가능하면 선을 이루도록 쓰려 합니다.
여행 사진 중 두 분 얼굴이 나온 것은 세 분에게만 공유할 겁니다. 희호 씨와 어머님, 이**선생님(선생님께는 사진 인쇄를 위해 드릴 것 같습니다). 어딘가에 동의없이 올리지 않아요. 제 것이 아니니까요.
여행 날, 제 표정이 복잡스러워 보였지요. 늘 웃고만 있지는 못하였지요? 네, 배우는 학생으로서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판단하고 있던 게 아닙니다. 배움도 짧고, 그러할 위치도 안 됩니다. 나는 어떠한 태도로 있는 것이 최선인가. 이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여실히 드러나 어머님과 희호 씨의 여행에 영향을 끼쳤다면, 어머니가 더 편히 있지 못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어머니였기에, 어른이기에. 자식이고, 더 어린 제가 능숙히 다 숨길 수 없는 것을 알기에 구태여 숨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의 따듯함도 많이 느꼈습니다. 이해해 주시고, 어머님의 입장도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았습니다. 이해했습니다."
타인으로서 친절히 살겠습니다.
"어머니, 저는 타인으로서 친절하게, 예의 차리며 살아가겠습니다. 어머님의 우려가 덜어지도록요.
희호 씨가 다른 이와 더불어 사는 데는 타인의 노력도 필요하지요.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잘 모르는 이를 향해, 살피지도 않고 섣불리 화내거나 욕하지 않겠습니다. 이해하겠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온전히 느꼈습니다.
"희호 씨는 여행하며 어머니의 사랑을 온전히 느꼈습니다. 그러니 비가 와도,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았을 겁니다.
사랑이 드러나는 형태는 여러가지이지요. 희호 씨는 좋았다고 합니다. 그럼 됐지요.
어머님의 모든 행동이 다 희호 씨를 위하는 것임을 희호 씨도, 곁에 있던 저도 압니다.
어머니가 계셔서 희호 씨가 행복해합니다. 어머니도 희호 씨 "덕분에"인 것이 한 가지 있기를 바랍니다.
어머니 오늘 희호 씨랑 저를, 어른으로서 챙기며 돌아다니시느라 걱정 근심 많으셨죠?
사진 공유해 드립니다. 자연스러움을 담고 싶어서 뒤에서 찍은 사진들도 있습니다. 느껴졌다면, 불편했다면 죄송합니다. 다음번에는 폰 내려놓겠습니다. 편치 못한 마음에 못다 본 꽃 많이 보세요.
다음에 희호 씨와 함께하는 여정 속 예쁜 꽃이 있으면 보내드리겠습니다."
(중략)
2024년 7월 9일 화요일 오전 8:31, 이다정
여행 중 이리 어머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제 기록 꼭 보세요!"
'김희호 씨가 다른 이들과 잘 지내고 있음을, 강점을 기록해야겠다. 타인의 친절함 혹은 무관심 덕분에 세상 살만한다는 것을 기록으로 잘 남겨야겠다.' 다짐한 날입니다.
'김희호 씨의 둘레 사람이 이 사람살이 기록을 봐주었으면 좋겠다.' 느꼈던 날입니다.
2024년 7월 8일 월요일 이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