Метро / Metro(마지막 탈출)
러시아 영화라고 하면 왠지 어둡고 침울하고 무엇보다 70년대 컨트리 꼬고
풍에 볼셰비키 혁명 같은 철의 장막느낌이 날 줄 알았는데 실제론 독일영화인지
할리우드 것인지 헛갈릴 정도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스릴과 서스펜션이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앙상블을 만들어 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때문일까, 실화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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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주는 것일까, 한참을 생각해 봤는데 도스토예프스키가 떠오르면서
스토리를 만든 작가 쪽에 무게를 두기로 했습니다. 러시아는 조만간 스크린의
강자로 급부상할 것입니다. 서울 메트로나 다를 바 없는 출근길 콩나물 전차에
연인과 다툼하다 늦은 놈, 앞차가 정차 해놓은 차 때문에 지각한 주인공 부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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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지혜를 동원해 이용한 대중교동 열차는 노후 된 암반이 무너지면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립니다. 급브레이크를 밟자 바위를 뚫고 질주하는 열차가 내뿜는
불꽃놀이는 용강 로처럼 강렬했습니다. 빤한 반전이나 억지 감동으로 포장하지
않은 웰 메이드 스릴러 메트로는 가히 특급입니다. 사회주의의 제복과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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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가는 말소리 때문에 보는 내내 낯선 긴장감으로 온 몸이 오그라들긴
했지만, 설국열차“에 ”해운대”를 짬뽕했겠지 한 선입견과 다르게 특급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평가 하고 싶습니다. 모스크바 도시 한복판은 유럽의
고딕 양식도 있었고 할리우드의 못지않은 자본주의의 화려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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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출근길, 아무 문제없어 보이던 지하철 터널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천정이 무너지면서 모스크바 강물이 터널 안에 유입되는
사상 최악의 대참사가 발생, 아비규환이 된 지하철 안, 비상 탈출을 위한
생존자들의 눈물겨운 사투, 그 시각 정부는 추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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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를 봉쇄하려는 상황에서, 안드레이를 비롯한 터널 안의 생존자들은
유일한 희망 스탈린의 비밀 벙커를 찾아야만 하는데......, 나사렛에서
메시아가 나오겠느냐며 본 영화치고 뒷간에서 꿩을 건졌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아내의 내연 남과 마주치고 만 안드레이는 살아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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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용서할 수 없는 아내의 내연 남 블라드와 손을 잡아야만 합니다.
크세니아가 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는 안드레이를 응원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생인 크세니아는 울 예주처럼 하는 짓이 애늙은이입니다.
교통체증은 사회주의 국가도 예외가 없는지 등교 하다 막힌 교통체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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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지하철을 탔고 운명의 장난처럼 생사의 고비를 넘게 된 것입니다.
제가 큰 아이를 유치원부터 고교 입시 때까지 픽업해서 등하교 시킨 경험
때문에 남의 일 같지 않았고 아마도 안드레이처럼 똑같이 했을 것입니다.
생존자 6중 카를로스와 애비는 작업한지 하루가 안 된 커플인데 그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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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연기해 냈습니다. 여 친의
휴대용호흡기를 찾으러 수로 맡으로 갔다가 수마를 만나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장면에서는 오랜만에 100%짜리 리얼리티 사랑을 본 것 같아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앤-딩 에서 젊고 예쁘기만 한 철부지 아내 이리나가 두 남자 중 남편 안드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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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자 아내의 손을 부리치고 투정 대는 닥터 안드레는 영 낙 없는 나의
자화상입니다. 남자의 자존심은 존재감입니다. 딸이 아빠를 찾고 기댈 때
목숨을 거는 것처럼 아내가 나를 찾고 나를 믿어준다면 언제든지 카를로스가
될 수 있다고, "그래도 아빠는 답답해!"
2014.3.26.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