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New!’를 찾아라! 브랜드들의 동질화 현상이 가속화하는 요즘, 패션 브랜드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차별화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더 이상 트렌드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이제 각자의 +α로 진화해야 할 때다. 세계적으로 퓨저나이즈 현상이 가속화되는 이즈음, 패션과 ‘그래픽 아트’와의 만남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래픽 아트’가 뜨는 이유는 바로 패션과 너무나 잘 녹아나면서도 상업적인 시너지 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루이뷔통」은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성공적인 코워크를 통해 ‘멀티 모노그램’을 전세계적으로 히트시켰으며 이후 ‘체리백’ 등 신선한 즐거움을 안겨줬다. 「아디다스」도 오리지널스를 통해 선보인 ‘아디컬러’에서 전세계 패션 및 예술계의 아이콘들과 콜레버레이션한 ‘컬러시리즈’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러한 시도는 전세계의 패셔너들에게 즐거운 충격을 선사했으며 비즈니스적으로도 어마어마한 효과를 가져왔다.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다양한 콜레버레이션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 중 ‘그래픽 아트’를 매력적인 요소로 선택한다. 클라우스 하파니아미와 「기비」, 오자화와 「르꼬끄스포르티브」, 이정일&홍록기와 「W5H」, 김원선과 「브리티시나이츠」의 만남이 대표적인 예. 이 외에도 「알루팝」 「구김스」 등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직접 패션 브랜드를 런칭해 성공적인 브랜딩을 보여주기도 한다.
트렌드 컨설팅 전문업체 I/O의 김연수 대표는 최근 패션계 ‘아트 믹스’ 열풍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산업발전의 동력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웨어-아트웨어로 진화한다. 모바일폰을 예로 봐도 초기 튼튼함에서 기능이 부가되고 폰에 카메라와 MP3 등의 다양한 테크놀러지와 콘텐츠가 가미되더니 이제는 디자인과 아트의 영역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패션도 마찬가지다. 옷을 잘 만드는 것에서 감도와 컨셉이 중요해지며 이제 다른 영역과의 콜레버레이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가미하고 있다. 이제 패션은 다음 단계로 예술과의 접목을 통해 아트웨어의 영역으로 진화해 가는 단계에 돌입했다.” 패션도 외양(디자인)에서 내용(컨셉)으로, 콘텐츠(문화)로, 예술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Something New’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진화 과정에서 필립 스탁이나 카림 라시드와 같은 아티스트들의 요소를 패션에 접목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김 대표는 「프라다」가 소호에 오픈한 플래그십숍을 마치 갤러리와 같은 모습으로 구성하고, 그 이름을 ‘Prada Epicentre(진앙지)’로 명명한 것도 이같은 진화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단지 이곳이 상품을 판매하는 상업공간일 뿐 아니라 「프라다」의 예술적 오리진을 좀더 정체성있게 표현하는 예술의 진앙지로 규정했기 때문. ‘아트’를 패션에 차용해 차별화하는 것은 너무나 빠른 트렌드 변화와 속도감 있는 소비자의 변화 속에서 선택해야만 하는 절실한 시대적 생존전략임은 부정할 수 없을 듯 하다. 소비자 역시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아티스트의 터치, 장인의 손맛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유희 기자 sarommy@fashion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