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물산업진흥원 설립 법안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환경기술원 물관련 연구개발사업 사업화는 45% 미만
물산업진흥원 중,장기 사업전략, 예산조달 방향 설계미흡
국가 물산업클러스터, 한국물기술인증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물산업협의회, 한국상하수도협회의 일부 사업이 통합되어 발족할 물산업진흥원 설립이 첫 발부터 순조롭지 못하다.
국회 우재준 의원은 “대구시는 예전부터 먹는 물과 관련된 사고가 많아 물 안보에 예민한 만큼 물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트는 신규일자리 창출 1.5만 개, 글로벌-탑 신기술 10개, 해외매출 7,000억 원 등의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면서 “기후 위기에 따라 ‘미래 금맥’으로 떠오르는 물 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을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컨트롤 타워인 물산업진흥원 설립을 위한 법안 개정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대구시 달성군소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재준의원은 2024년 국정감사에서 이상기후 및 기후위기에 대비한 댐 설립, 물 안보 증진을 위한 취수원 다변화 사업과 대구시민의 먹는 물 개선을 위한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 등을 강조한바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2019년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물산업진흥법에 따라 환경부가 시행하고 한국환경공단이 위탁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ㆍ롯데케미칼ㆍ동명엔지니어링ㆍ한국물기술인증원 등 152개사 기업이 입주해 있다.
2024년 11월에는 환경공단 국가물산업틀러스터사업단과 대구광역시,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벳,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등 4개 기관이 물산업육성 협업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물산업 분야는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 유일의 물산업 집적단지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위치한 달성군은 대한민국 물산업의 중심지로써 물산업 발전을 위해 모든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성수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회장은 “우리나라 물시장은 공공 비중이 절대적이며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된 물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는 정말 힘들다”며, “물산업지원 기능을 통합한 컨트롤타워 설립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물산업 정책추진 및 지원은 한국환경공단, K-WATER,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물기술인증원, 상하수도협회 등 다양한 기관에 분산되어 있어 총괄적인 기업 지원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23년 연구용역을 한 ‘국가 물산업 클러스터 물산업 육성을 위한 기관 운영모델 개발’연구(용역사 가온파트너스)에서 물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기능점검한 결과는 ‘미래의 금맥’이라는 희망보다는 기초부터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물산업 전반에 걸쳐 기관들이 중복, 누락이 발생하고 관련 조직들이 추진중인 다수 사업이 정책과 전략과 연계되지 못해 사업 추진이 미흡하고 성과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물산업은 정책,제도와 맞물려 기관, 지자체, 기업이 연계되어야 한다.)
신규 기업 발굴에서도 국가물산업클러스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이 선정기업 대상 및 규모에서 지원 내용과 방식이 유사하지만 기관별로 지원비용이 차이가 나고 지원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특히 문제점으로는 지원한 기업들에 대한 성과 창출의 전략적, 맞춤형 지원이 미흡하고 실패한 경위에 대해 세세한 분석이 없이 단순 통계로 이어지는 점은 반드시 개선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수출에서는 계측기가 20%를 차지 가장 높은 비율로 수출되고 있으며 수처리용 기기 12%, 관 11%, 밸브 10%, 원격측정 자동제어등이 9%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정밀도가 요구되는 계측, 계량분야 기기가 높지만 이 분야는 기술과 오랜 숙련이 필요한 분야로 정부가 지원한 기업보다는 자생적으로 발전해 온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지원정책의 전략수립에 세심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계측업체중에는 포장만 한국산이고 내부는 일본제품등 해외 제품을 포장한 계측업체가 상당수 있다. 국내 토종 유량계 업체는 현재 2,3곳 뿐이다)
특히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지원하는 대부분의 연구과제들이 사업화를 목적으로 하고는 있으나 정작 사업화 비율이 45%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에 대해 명증한 평가와 진단이 필요하다.(이같은 기초 연구조사는 연구비가 없어 단순 보고형 통계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기업위주의 연구방식보다는 대학 및 출연연구소의 수행비율이 높다(48%)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산업 시장에서 기술력이 있거나 성장동력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국가가 운영중인 물산업클러스터나 환경산업기술원의 현 운영체계에서는 효율성이 없다며 독자적 노선을 걷거나 정보 미흡으로 연계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높다. (현재 해외진출 지원으로는 해외전시참가 지원과 시장개척단 지원뿐이다.)
대학등 연구참여는 해외정보는 알고 있으나 국내 물산업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호흡을 맞추지 못한 경우가 많고 이미 개발된 제품의 모방 기술이 등장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되고 있다.
기술개발을 했어도 국내에 실증시설이 없거나 인증제도가 없어 개발 후 시장진입이 늦어지고 3-5년 허송세월 속에 후발 제품에 의해 시장이 잠식당하는 사례도 빈번한것이 현실이다.(해외 수출을 하는 부식억제장치의 경우 10년이 지났어도 국내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척 사업의 경우 세척시범을 할 수 있는 관로가 없어 현장검증도 할 수 없다. )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고 이들 기관을 통합하는 국가물산업진흥원을 설립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청사진은 이미 기존 4개 기관들이 하고 있는 사업을 통합하는 것으로 일단락된 현상이다.(사업 방향에서 행안부, 국토부, 농식품부등과 어떻게 연계하여 물산업 시장을 확보할 것이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
물산업진흥원의 미래 방향은 대구라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전국적인 사업전략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산마저 없는 미흡한 기초연구에 대한 정책수립과 물산업의 지속적인 예산 확보방안, 세부적인 기초조사분석 및 평가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물산업에 있어서 기초연구는 국회에서도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2018년 수자원인프라 금융 및 혁신법을 마련하여 민간, 공공 주체에 시설개선 사업의 최대 49% 범위에서 1%대의 낮은 금리로 대출하고 35년 만기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18년 시행시기부터 2024년까지 134개 사업에 210억달러(약 30조원)을 지원하였다. 2024년까지 4년차 되는 세척사업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열어줘야 하는데 예산 지원이 중단된 상태에서 관련된 기술개발이 어렵고 시장확산도 불투명해지고 있는 현실은 물산업 진흥에 발목을 잡는 사례이다.
세척산업도 한국형 독자 기술이 개발되므로서 해외시장 진출을 할 수 있는 전략적 사업임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중동에 진출한 A세척기업은 국내 자본이 없어 사우디업체에게 70% 이상의 지분을 줘야 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물산업 클러스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국내 물 산업 진흥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기대한다. “앞으로도 물 산업의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박남식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