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빈집 수 전국서 최다
외지인 전입 시 개보수 비용 지원
신혼부부 대상 반값 임대주택 제공
인구유출 문제 해결방안으로 주목
고령화와 인구 유출 등으로 빈집이 늘어나면서 생기를 잃어가는 농촌 마을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빈집 재활용 사업이 전남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자치단체들이 빈집을 리모델링해 귀농·귀촌인에게 빌려주거나 반값 주택, 청년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빈집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31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전남지역 빈집은 2만1766채로 이 가운데 철거 대상은 1만3034채(59.8%), 활용 가능은 8732채(40.1%)였다. 전남은 전국 6만6000여 농촌 빈집 가운데 27%를 차지해 가장 많다.
돌보는 사람 없이 장기간 버려진 빈집들은 수십 년 전 석면 재질의 슬레이트 지붕이 그대로 노출된 것은 물론 가로 경관을 저해하거나 안전사고나 범죄 발생 우려까지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농촌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강진군은 8월 준공을 목표로 빈집 6채를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최근 시작했다. 창호 및 도배·장판 교체부터 방수·단열 작업, 배수 시설 개선까지 주택을 전반적으로 개·보수한다. 시골집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작은 정원과 텃밭도 조성한다.
군은 임차한 빈집을 5000만∼7000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다. 외지인이 빈집을 리모델링해 전입하면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리모델링이 끝난 빈집은 농산어촌 유학과 연계해 입주민에게 먼저 배정하고 추후 공실이 생기면 귀농·귀촌인에게 기회를 준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인구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빈집을 리모델링해 쾌적한 주거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빈집을 군에서 매입해 철거 후 모듈러 주택을 신축하는 시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군은 빈집 등 농촌 유휴 공간을 청년문화 공간인 ‘두드림 하우스’로 조성한다. 두드림 하우스는 빈집을 문화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농어촌 거주 청년층의 소통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다. 올해 3곳을 개·보수하는데 1곳당 1500만 원의 수리비를 지원한다. 최소 10인 이상 청년으로 구성된 면별 모임 또는 단체가 신청 대상이다. 해남군은 2026년까지 13개 면 전체에 1곳씩 두드림 하우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해남에서는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이마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빈집 소유주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빈집 재생 프로젝트’가 첫선을 보인다. 마을 2곳의 빈집을 귀농·귀촌인 임대주택, 어린이·청소년 활용 공간, 마을호텔 등으로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순천시는 도심 빈집을 리모델링해 주거가 취약한 계층에 반값 임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빈집 소유자와 시가 협력해 주거 공간을 리모델링해 신혼부부 등에게 주변 시세의 반값에 4년간 임대해 주는 것이다. 2020년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이래 총 11채 사업을 완료했다. 올해는 3채를 지원한다. 리모델링 공사비는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되며 총사업비 50%는 본인이 부담한다.
나주시는 빈집 정비 보조금을 기존 150만 원에서 철거 면적에 따라 최대 300만 원까지 올렸다. 이는 기존 보조금 대비 자부담 비율이 높아 소유자가 빈집을 철거하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은 1년 이상 거주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주택 또는 건축물로 소유자가 빈집 정비를 요청한 경우도 포함된다. 보조금은 건축물 면적 대비(㎡당 3만5000원) 차등 지급하며 80㎡ 이상일 경우 300만 원을 지원한다.
농촌 활력 빈집 재생 사업도 추진한다. 마을에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해 귀농·귀촌인을 위한 보금자리로 조성한다. 빈집 소유자와 마을협의회·사회단체 등이 5년간 주택무상 사용 승낙·관리 협약을 체결하면 1곳당 리모델링 공사비를 최대 4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출처: 토지사랑 / 정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