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 이번엔 90년대~현재까지의 건담들을 돌아보며 찬찬히 뜯어보자합니다.
전편에도 얘기했지만, 제가 쓰고자하는건 어디까지나 건담의 디자인 라인을 얘기하고자 하는것이니,
스토리나 설정등의 이야기는 하지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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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0080까지 이야기했었습니다. 0080까지 여러 건담의 디자인이 나왔지만,
여러분도 잘 아시다 시피 건담의 주요특징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0080은 원점회귀였죠. 이러던 중 선라이즈는 90년대의 건담을 만들게 된겁니다.
91년 3월. 당시로는 슈퍼 센세이션을 일으킨 건담이 나오게 됩니다.
아, 물론 안좋은 의미에서입니다...(먼산) 예, 바로 F-91인겁니다.
지금이야 F-91도 당당히 건담에 끼이지만, 당시엔 건담이 아니라고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건담입니다...
그거야 당연히 그전과 아주 달랐던 흉부 디자인 때문이었는데, 메카디자인 담당은 다름아닌 큰선생입니다.
F-91에 대한 큰선생의 디자이너 노트가 있는데, 거기에 제가 이글을 쓰게 한 계기가 된말이 나옵니다.
"90년대가 되어서의 첫건담이니,예전과는 다른건담을 그리고 싶었다.
그리고 퍼스트건담이후 젊은 메카닉디자이너들은 너무 '건담다움'에 사로잡혀 있는 듯 하다."
바로 이 문장입니다. 저에겐 특히 뭔가 팍 하고 와닿았죠.
사실 10년이 지나오면서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건담의 디자인라인은 굳어졌고,
건담의 창시자라고 할수있는 큰선생은 그게 살짝 못마땅한거였죠. 그래서 당신 자신이 한번 깨뜨려보려 한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건담팬들에겐 디자인은 외도였고,
"뉴타입"주제에 해피엔딩에다가 커플엔딩이라는 질투가겹쳐 흥행은 실패합니다.(진짜로?;;)
그래서... 얼마안있어 또하나의 작품이 나오게 되는데, 그게 0083입니다.
일단 F-91의 디자인이 크게 비난을 받아서 상당히 안정적인 디자인이 나온게 바로 GP-01이지요.
코어파이터의 엔진이 그대로 백팩이된다는 파격적인 설정하나만 받아들인것 외엔,
퍼스트의 라인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고 볼수있지요.
그런데 왜 GP-02는 그 모양으로 생겼냐 라고 반문하시는 분, 예, 잘집어내셨습니다.
GP-02는 처음부터 적의 기체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건담시리즈의 재밌는 사실중 하나는 건담의 디자인은 함부로 건들면 욕먹지만,
적들의 기체는 맘대로 건드려도 태클이없다는것이었죠...
그래서 GP-02는 건담의 특징을 받으면서, 건담이 아니게된 디자인을 받을 수 있었던겁니다.
GP-03은 GP-01의 후속기격이었기 때문에 GP-01의 특징을 이어받으면서,
설정상으로의 이유(여기선 언급하지않겠습니다.)로 덴드로비움이라는 거체가 된거죠.
GP-03과 이 암드베이스 시스템으로 각도기씨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것도 중요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각도기씨의 디자인으로, V건담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우주세기의 끝작품인 이작품은, 디자인 하나만은 멋지게 나온 작품이라 할수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각도기씨의 특화된 "멋지게 보이는 프로포션"일 뿐이지요.
"건담다움"을 벗어나질 못했기때문입니다.
사실, 필자 자신은 각도기씨를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필자가 아는 한, 각도기씨의 메카디자인은 건담에서 벗어나지 않아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해서... 멋지다는건 부정할수는없는게 이사람의 디자인이겠죠.
그러던중, 건담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 일어납니다. 바로 건담의 판권이 선라이즈에서 반가네로 넘어간겁니다.
그리고 판권을 먹은 반가네는 자기네의 마케팅타입에 맞는 건담을 만들게 됩니다.
바로, 헤이세이 3연작이라고 부르는 G, W, X이죠.
스토리상으로는 각각 다른 장르로의 혼합이지만(무협, 순정, 모험), 반가네의 속셈은 그게아니지요.
필자가 왜 이 세작품은 따로 정리 안하고 한가지로 묶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디자인 컨셉"이 같기때문입니다. 저 컨셉은 용도의 컨셉이 아니라, 판매를 위한 컨셉입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반가네는 건프라를 (거의)독점한 기업입니다. 건프라란 용어도 반가네에서 나왔고요.
그런 반가네에게 있어서, 한작품에 1, 2기씩의 건담으론 벌이가 못마땅했던겁니다.
그.래.서. 반가네는 판권을 먹자마자 "한작품에 다량의 건담을 내보내서 수익을 올린다" 라는,
다종다량 판매의 컨셉으로 디자인을 한겁니다.
그러나... 세상일 뜻대로 되면 재미없지요~.
떨어지는 시청율과 동반 낙하하는 판매율은 잡을수가 없는겁니다.
이미 올드팬들이 주 소비고객이 되어 있었고, 그들에겐 한작품에 다량으로 쏟아지는 건담들은 이단인겁니다.
팔릴리가 없지요. 결국 3연작은 어떤의미론 실패작이됩니다.
결국, 그것을 만회하기위해 나온것이 08소대입니다. 다시한번 원점회귀를 해버린것이죠.
다른 건담들과 틀린점은 컨셉이 건담다수 대 자쿠다수인지라 여러부분 기능 단순화에 따른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은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품경제의 시기에다,
셀화처리에있어 극단을 달리던 시기라 디테일은 엄청나게 올라가고 되고,
반가네에서도 PG, MG시리즈를 폭발적으로 낸 계기가 되게됩니다.
그러다가... 건담의 20주년, 1999년이 왔습니다.
20주년인 만큼, 다시 토미노옹도 불러왔습니다. 이때의 토미노옹은 깨달은 뭔가가 있는바...
주역기인 건담의 디자인을 일부러 헐리우드의 메카 디자이너인 시드미드씨를 불러 만들게합니다.
바로 그렇게 탄생한 것이 건담계의 이단아, 100번째 MG로 선정된 턴에이 건담입니다.
시드미드가 어떤 디자이너이길래 건담을 그리게 하냐...
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을 위해 짤막하게 참가한 작품을 늘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스타트랙, 블레이드 러너, 에일리언2, 타임캅, 미션 투 마즈, G세이비어, 아일랜드, 스텔스, 미션 임파서블3...
드드등등등 이하생략 중간생략.
여하튼, 턴에이의 디자인 컨셉은 토미노옹의 요구와, 시드미드씨의 디자인 특징이 결합되어 나타난겁니다.
토미노옹의 요구는, 건담이라고 알아볼수는 있지만 과거의 유물처럼보이게.
(건담을 망쳐라 라고 해서 저디자인이 나온걸로 아시는분은 루머에 낚인겁니다.)
시드미드씨의 디자인 특징은 기능적 요소 70%, 환경적 요소 30%를 섞는겁니다.
저 2가지가 뭉쳐져 턴에이가 나온거지요. 턴에이 디자인의 자세한 얘기는 여기선 피하겠습니다.
토미노옹은 여지껏 나온 모든 건담의 이야기를 총정리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좋은 이야기가 곧 판매고로 연결되지는 않기때문에 건담은 조금 긴 휴식기를 맞게됩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반가네가 아니지요... 판매고는 곧 수입! 이기때문에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건담 디자인과 다종다량 판매를 염두한 건담을 기획합니다.
거기다 헤이세이3연작의 지지층도 소비계층에 들어오게 되었으므로 조건은 맞아 떨어지게 된거죠.
그렇게 해서 건담 SEED라는 신작이 나오게됩니다.
특히 주역기라 할수있는 스트라이크건담은 어찌보면 상술이 풀풀 풍기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첫 G시리즈와 아스트레이시리즈는 독특한 요소를 많이 도입하여 이전과 다른 디자인을 보였지만,
그 후속기들이 문제였습니다. 무리하게 껴넣은 후속기계획은 스케쥴에도 무리가왔고,
메카디자이너인 큰선생은 눈물을 쏟으며 이전 건담의 디자인을 가져올수밖에 없었을겁니다.
결국 반가네의 상술은 아이러니하게 "배꼈다"라는 비난여론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건시데에선 악성재고까지 만들어버렸으니... 역시 세상일은 맘대로 안되는겁니다.
지금까지 나온 건담들의 디자인을 대충 훑어 보았습니다. 세월이 지난만큼 별의 별 건담도 나왔고,
호평을 받는것이 있었는가 하면, 혹평을 받는것도 있었습니다.
얼마전, 휴케바인이 소츠에이전시에 의해 클레임이 걸린 이야기를 아실겁니다.
필자가 알기로는 건담과 닮은 디자인의 기체가 애니메이션에 나와선 안된다는 거였죠.
저 클레임은 단순히 생각하면 저작권을 주장했다고 볼수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그게 아닐겁니다.
무엇보다도 건담의 입지가 메카닉계에서 약해졌다는걸 의미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안타까운 건, 건담은 스스로 건담라인이라는 디자인틀에 갇혀버린겁니다.
예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본격적인 대전액션이라는 게임장르는 캡콤이 만들어냈습니다.
SNK가 아랑전설을 만들었을때, 캡콤이 클레임을 걸었다면 대전액션게임은 이렇게까지 발전하지않았을겁니다.
즉, 건담이 스스로 틀을 만들고 틀어박힘으로서 건담의 디자인은 발전가능성이 저해된겁니다.
물론 저건 필자만의 생각일수도 있겠습니다만...
반프가 독점한 슈로대식 전투시스템이 거기서 거기인것을 생각하면 아주 틀리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나중엔 틀을 깨고 나올지도 모릅니다.
중요한것은 너무 "건담다움", "건담스러운"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것이 중요한 겁니다.
턴에이가 100번째 MG로 정해진건 건담2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지만, "건담다움"을 깬 건담이기도 해서일겁니다.
지금까지 긴글 읽어서 고맙습니다. 다음 글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개인적으로 볼때 르 시뉴라는 녀석은 건담스럽지 않고 너무 라제폰스러워서 말이지요...(그냥 잡담이었습니다..하하)
전에 대화하다가 대강 언급했었지만... 1984년에 건프라 판매가 1억개 돌파였더군요. 반다이 (혹자는 돈다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만.)입장에서도 그렇고, 메카닉 디자이너들 입장에서도 '이렇게만 그리면 된다' , '이렇게만 되면 팔린다' 라는 틀에 너무 안주하고 있었던거겠죠 결국은... 이제 다음 건담시리즈가 나온다면 뭔가 새로운걸 기대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논란이 되는 부분들은 피하시네요;;;아무튼 잘읽었습니다!덕분에 건담에 대한게 훨씬 많아진 것 같아요!!^_^
참!시북님!!!하까지 썻으니까 상에 쓰셨던대로 약속을!!!(+_+)
뭔가 머리가 핑 ㅁ_ㅁ...
윙건담 컨셉이 순정이라 뭔가 아닌거 같아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