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차지만 햇살만큼은 따뜻한 3월입니다. 단어만으로도 반가운 봄♩
하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 함께 오니…
바로 대리님을 병든 닭으로 만들고 과장님을 바닷물에 흠뻑 젖은 곰 인형처럼 만드는 무시무시한 ‘춘곤증’
입니다. 모니터를 뚫어버릴 듯 두 눈을 부릅뜨고 일해야 할 시간에 몸 구석구석을 노곤하게 하는 녀석이죠.
춘곤증을 이기는데 '채소'가 큰 도움이 된다는 거 아시나요?
우리 몸은 겨우내 추위를 이기고 체내방어력을 키우기 위해 비타민 A, C, D와 칼슘 같은 영양소를 대량으로 소비해요. 따라서 봄에는 이런 부족한 영양소들을 제대로 보충해줘야지만 잠이 쏟아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춘곤증을 이길 수 있는 봄의 비타민 가득한 음식들!!
# 봄이 오는 길목에서 '목멱산방'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남산 입구에 위치한 '목멱산방' 입니다.
남산 등산로를 걷다 보면 근사한 한옥집 한 채가 눈에 보이는데요, 사실은 근사하다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아니 남산 입구에 어떻게 한옥집이 있지?' 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곳이 바로 서울시에서 위탁운영을 하고 있는 '목멱산방'이라는 한식당입니다.
음식을 먹기도 전에 한옥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아늑함에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가게 곳곳에 한옥의 매력이 듬뿍 담겨있어서 외국인들과 함께 하기에도 굉장히 좋은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비빔밥'이라는 메뉴 역시 자랑할 만 합니다.
이 곳 음식들의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음식들이 담겨 나오는 모습이 정말 맘에 들더라구요.
나무 쟁반과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음식들을 보고 있으니 정말 근사한 대접을 받는 느낌이에요.
대접받는 느낌, 초대받은 느낌으로 음식을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건 언제나 기분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반전이 있다면 전통의 분위기를 가진 식당이지만 목멱산방은 기본적으로 셀프 시스템으로 운영이 된다는 거에요. 주문부터 음식을 다 먹은 후 그릇을 치우는 것까지 '스스로' 해야 합니다. 덕분에 카페전문점에서나 볼 수 있는 진동벨을 볼 수 있습니다.
다소 불편해 보일 수도 있지만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음식을 먹는 내내 큰소리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깔끔하게 보여지는 겉모습만큼 음식들도 모두 아주 깔끔한 맛이 나는데요, 무엇보다 봄 향 가득하지만 간이 강하지 않은 나물들이 입맛을 기분 좋게 돋굽니다. 게다가 봄나물들이어서 나물들이 굉장히 부드러워요. 덕분에 식감도 좋아지고요.
여기서 비빔밥을 먹을 때 한가지 팁이라면 '젓가락으로 비벼먹기!'
젓가락으로 비벼서 먹어야 밥알들이 뭉개지지 않을뿐더러 비빔밥 안에 들어있는 재료 고유의 맛과 향을 낼 수 있다고 해요.
여기서 한 끼 든든히 드시고 남산 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시다 보면 쏟아지던 잠이 싹 가실걸요~?
# BOB CAFE? 밥 카페! '나물 먹는 곰'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홍대에 위치한 '나물 먹는 곰' 인데요, '밥 카페'이기도 하죠.
'밥 카페'라니 조금은 낯선 단어이기도 하지만 가볍게 앉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카페의 장점을 가진 소박하고 편한 밥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나물 먹는 곰'의 '그린 곰 비빔밥'은 보기만해도 푸릇한 비타민이 가득해 보여요. 가게 내부에서 느껴지는 깔끔하고 편한 분위기만큼 음식의 맛 역시 깔끔하고 담백합니다. 게다가 쌉싸름한 초록 채소들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기도 하고요.
봄 채소의 힘을 한가지 더 가르쳐 드릴게요~
봄볕은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더 자외선이 강하다고 해요. 자외선이 강할수록 비타민의 파괴가 쉬울뿐더러 피부가 쉽사리 상하게 되죠. 이럴 때 일수록 채소들을 듬뿍 듬뿍 먹어서 비타민을 보충해야 합니다.
'채소의 맛'이라는 게 자극적인 음식이 즐비한 요즘 먹거리에 비하면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멋을 부리지 않는 대신 속은 훨씬 더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지요. 실제로 채소와 과일은 씹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섬유질이 풍부해서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또, 반찬 하나 하나가 집 반찬 같은 친숙한 느낌을 주는데 그 소박함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곳이에요.
질리지 않고 든든하고 편안하고.. 아마 그것이 '채소'를 먹는 든든함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