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출출할 때 눈앞에 사다리가 아른거리지 않으시나요? 직장인의 간식 선호도 1위가 바로 떡볶이라고 해요. 출출할 때 동료와 먹는 떡볶이는 정말 꿀맛이지요. 그러나 매일 먹는 회사 근처의 떡볶이가 질릴 때도 있어요. 한번쯤은 사무실을 벗어나 새로운 맛을 찾아 떡볶이 맛집을 찾아가보는게 어떨까요? 오늘은 신당동이 아닌 홍대 떡볶이의 심층분석을 통해 여러분께 떡볶이 선택의 기준을 제시해 드립니다.
홍대앞 즉석떡볶이의 대명사 박군네
요즘에는 취향대로 사리를 추가해서 먹고 나중에 밥도 볶아 먹을 수 있는 즉석떡볶이가 대세죠~ 그러면서도 특이한 컨셉의 떡볶이 전문점이 있으니 바로 홍대 앞의 ‘박군네’가 그곳이에요.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세븐, 이이비, 김경록 등 익숙한 연예인의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테이블마다 유명 연예인이 앉았던 자리가 표시되어 있네요.
반말해야 주문을 받아주는 곳
박군네는 "여기요~" 혹은 “ㅇㅇ좀 주세요"라고 해도 절대로 주문을 받지 않아요. "박군아~!" 라고 크게 소리쳐야 주문을 받는 특이한 곳이죠. 존댓말로 주문을 하면 직원들이 와서 나지막히 이야기하지요. "저희는 박군아~ 라고 불러주셔야 움직입니다"
해장떡볶이 Before & After
떡볶이와 술이 함께하는 곳
적당히 술도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역시나 해장떡볶이가 있네요. 해장떡볶이에는 굵은 콩나물이 듬뿍 들어있어서 정말 속풀이가 되겠다는 느낌이 들어요. 막걸리 한잔에 얼큰한 해장떡볶이를 함께 한다면 속풀이까지 한번에 해결되는겁니다~
즉석떡볶이보다 판에서 보글보글 오래도록 끓여서 맛이 깊이 밴 분식집 떡볶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지요. 그 깊은 맛에 깼잎의 은은한 향까지 더한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어요.
홍보? 우린 그런 거 몰라~ 얼마 전에도 방송국에서 다녀갔다고 말씀하시는 이모님. ‘방송에 나가면 장사가 잘될까?’ 하는 기대 보다는 촬영하는 사람이 북적거려 불편했다고 웃으며 말씀하시는 고향 어머니 같은 푸근한 미소에 정이 느껴졌습니다. 옛날 깻잎 떡볶이집은 굵은 고춧가루가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해요. 그래서 고추장의 맛보다는 고춧가루의 맑으면서 매운 맛이 특징이에요.
마약김밥도 울고 가는 그 맛 화려한 인테리어도 넓은 테이블도 없이 마포도서관 옆 골목에 조그맣게 자리 잡은 곳이에요. 바로 옆에 국대떡볶이 집이 있지만 조금도 눌리지 않고 당당히 8년을 이어오는 맛집이랍니다. 순대, 어묵 튀김 등 있을 것은 다 있지만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김밥이에요.
참치와 흰 무 밖에 안 들어간 김밥이 이렇게 오묘한 맛을 낸다는 것이 신기하더라구요. "재료가 두 가지 밖에 안 들어간 김밥이 어떻게 이렇게 맛이 있죠?"라고 여쭈어봤더니 "아냐~네 가지가 들어갔어" 라고 하시면서 끝내 나머지 두 가지는 가르쳐주시지 않더군요.
조폭떡볶이는 어떻게 홍대의 전설이 되었을까? 20여 년 전 주차장 한가운데 지금의 관광안내소가 있는 자리에 트럭을 세워놓고 장사를 시작한 포장마차 떡볶이가 조폭떡볶이의 시작이었지요. 머리가 짧고 무뚝뚝한 사장님이 장사하셔서 '혹시 저분 조폭 아니야?' 라는 의문이 퍼지고 퍼지면서 ‘이런 번화가에 어떻게 차를 세워놓고 장사를 할 수 있겠느냐?’ ‘조폭이 아니면 그럴 수 없다.’라는 신빙성 있어 보이는 의견이 더해지면서 조폭이 하는 떡볶이집이라는 상상은 그냥 정설로 굳어진 것이지요. 조금은 무섭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가게이름은 이렇게 상상과 추론의 만남으로 만들어졌답니다. 이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홍대 앞에는 조폭이 하는 떡볶이집이 있다. 그런데 굉장히 맛있다'고 퍼지면서 오늘에 이르러 홍대 떡볶이의 전설이 된 것이죠. ^^ 예전과 달리 유명한 관광지처럼 홍대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특히 데이트 코스로 홍대를 찾는 사람들에게 홍대의 명물인 조폭떡볶이를 권해 드려요. 한 번은 가게 간판을 보고 서로 빙긋 웃으며 떡볶이 한 접시쯤 해도 좋을 듯하네요.
술 먹으면 혼나요~ 노점의 기억은 뒤로한 채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조폭떡볶이. 여기에 술을 가지고 들어오는 간 큰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
모든 것은 손님이 직접 무뚝뚝하고 살짝 불친절한 컨셉은 여전하구요, 계산은 선불 그리고 거의 대부분이 셀프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조폭에게 서빙 서비스를 기대하시면 곤란해요~
실제로는 조폭과는 아무 관련이 없이 순박하고 평범한 아저씨들이 모여서 하는 가게지만 너무도 유명한 이름이기에 노점 시절 별명을 가게이름으로 정해서 지금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대떡볶이와 쌍벽을 이루는 프랜차이즈 떡볶이의 대명사 죠스떡볶이
국대떡볶이를 꽃미남 오빠들이 시작해서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면 죠스떡볶이는 떡볶이의 기본기에 충실한 곳이라고 할 수 있죠! 바로 매운맛으로 승부를 하는 곳이니까요. 홍대 주차장이 시작되는 수노래방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구요, 조폭떡볶이 만큼이나 장사가 잘되는 곳이에요.
매운 맛과 유부 주머니의 공방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튀김도 튀김이지만 유부 주머니가 인상적입니다. 한껏 매운 기운이 돌 때 유부 주머니 하나면 매운 기운이 싹 가신답니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푹신한 의자가 마음에들구요, 이곳도 역시 판에서 한데 끓여서 담아내는 떡볶이로 제법 오랜 시간 끓인 떡볶이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처음에는 달짝지근한 듯 하다가 두세 점 먹다 보면 점점 매운맛이 강해지는 것이 특징이에요. 매운맛에 약한 사람은 송글송글 코끝에 땀방울이 맺히기도 하니 천천히 먹어야 해요. ^^
진한 매운 맛의 깊이가 느껴지네요.
칠리차차 - 크로켓과 생맥주 그리고 쌀떡볶이의 조화
국물 한 방울 흐르지 않은 정갈한 접시의 모습에서 정성이 느껴집니다.
떡볶이 파는 크로켓 전문점? 칠리차차를 자주 찾는 사람들은 이곳을 떡볶이집이라고 하지는 않아요. 떡볶이도 파는 크로켓 전문점 정도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네요. 크로켓의 기본세팅은 감자, 옥수수, 단호박이에요. 이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크로켓이 있지요. 이곳의 떡볶이는 매운맛이 먼저 느껴지면서 점점 단맛이 강해지는 특징이 있어요. 표현하기 어려운 매운맛인데 굉장히 솔직한 매운맛이라고 해두지요.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크로켓의 맛은 어떨지 굉장히 궁금해집니다.
칠리차차 삼총사의 조화로운 모습
맛이 완성되는 곳 칠리차차 쌀떡볶이의 매운맛을 두세 번 음미하면 금방 튀겨낸 크로켓이 도착을 해요. 먹기 편하게 반씩 잘라서 나오는 크로켓을 한입 베어물면 고소함이 입안에 퍼지지요. 군침이 도시지요? 크로켓 나머지 반은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색다른 느낌을 받게되요. 단호박의 달콤함과 떡볶이의 매운맛이 어우러져 비로소 맛이 완성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서 생맥주 한 모금을 하면 정말 환상의 조합이 완성되는 순간이죠. 칠리차차. 크로켓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찾아볼 만한 명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술과 함께 즐기는 해장떡볶이, 은은한 향의 깻잎 떡볶이와 오묘한 김밥의 만남, 홍대 떡볶이의 전설, 매운맛과 유부주머니의 공방전 그리고 수제 크로켓과 떡볶이의 환상궁합에 대해서 전해 드렸습니다.
여러분의 사무실 근처에 혹시 이런 곳이 있나요? 한번 찾아보세요~ 직장생활이 조금은 즐거워 지실 거에요.^^
첫댓글 노점상 떡뽁이 그리웠는데 지금은 조.폭 집으로 크게 발전(?) 했군요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