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행복한 동행, 행복의 씨앗
“내가 밥 살게.”
2023년 들어 첫 날인 1월 1일 일요일의 일로, 이른 아침에 새해의 첫 태양을 보겠다고 해발 273m의 돈달산을 같이 오른, 내 국민학교 동기동창인 이정두 친구가 그랬다.
새해 들어 첫 번째의 약속이었다.
그 약속이 미심쩍었다.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 하루 뒤인 같은 달 2일 월요일 오후 1시를 막 넘어가는 시각에, 그 친구와 온라인으로 함께 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인 ‘참 행복한 동행’에 글 한 편을 게시했다.
곧 이랬다.
‘정두야! 어제 돈달산에서 만났을 때, 밥 산다 했는데, 진짜 사는기가?’
득달같이 답이 붙었다.
이런 답이었다.
‘윈섭아진까산다내일시간내라히덕이한태열라바랍’
‘원섭’이라는 내 이름을 ‘읜섭’리가고 쓰는 등 철자도 틀렸고, 띄워 쓰기도 전혀 안 되었지만, 그래도 다 알아 들었고, 기분 나쁘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그 틀린 것을 지적하고 고쳐줄 일은 전혀 없었다.
괜히 잘난 척, 갑질 하는 짓이기 때문이었다.
어찌 되었든, 그렇게 공밥 얻어먹는 일이 생겼다.
그쯤에서 같은 국민학교에 중학교까지 동기동창인 만촌(晩村) 안휘덕 친구가 끼어들었다.
온라인 소통이 좀 덜 숙달된 이정두 친구를 위한 배려였다.
이렇게 제안을 하고 나섰다.
‘날짜는 내일 점심으로 하고 장소는 정해서 연락 하겠습니다’
그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내가 퍼뜩 끼어들었다.
이렇게 글 한 편을 게시했다.
‘우리 마누라가 그러는데, 편한데서 하시게 하라고 하더라고...아무래도 순자나 금순이 숙희가 편해야 할 것 아닌가 싶은데...’
아내 핑계는 괜히 댄 것이고, 요점은 순자니 금순이니 숙희니 하는 여자 친구들을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이왕 사는 밥자리, 두루 사는 것이 의미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싶었다.
더 끼어들었다.
정작 점심을 하게 되는 그 다음날 이른 아침의 일로, 이제는 같은 국민학교 동기동창인 권숙희 친구를 찝쩍거렸다.
그 며칠 전으로 거슬러, 권숙희 친구가 같은 국민 학교 동기동창인 황선용 친구가 문경의 민심을 선도하는 ‘문경포럼’를 창설하고 그 취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게시한 것을 끌어왔다.
그 게시의 답장 형식으로 글 한 편을 썼다.
다음은 그 글 전문이다.
‘비록 짤막한 축하 메시지이지만, 선용이네 황성당 가게 보석만큼이나 값진 마음이 담겼다 싶네. 오늘 점심 먹으러 나오시게. 순자 금순이 위교 점숙이도 데불고 나오시게. 특히 몽은이 우리 아지매 빼놓지 마시고’
혹 연락이 안 되어서, 우리들 만남을 알지 못하고, 자칫 삐칠 수도 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더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한 통의 메시지를 더 게시했다.
곧 이 메시지였다.
‘친구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확 여니까 그 연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 있는 거지. 당장 오늘 점심 때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 시간 나면 와서 함께 하고, 안 나서 못 오면 못 온다 하고...우리 그러기로 하고 '참 행복한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여기 함께 하는 것이니...’
그렇게 메시지를 주고받은 끝에, 우리들 밥자리가 성사되었다.
바로 어제인 2023년 1월 3일 낮 12시, 문경시내 고깃집인 ‘그램그램’에서였다.
발걸음을 해준, 그 면면을 봤다.
하나같이 행복의 씨앗들이었다.
첫댓글 서초동에서 문경으로 귀향했는데...
우째가이고설랑 문경시 전체가 온통 덜썩꺼리는고... 있구마는 !
좋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