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혼다가 제시하는 125cc 스쿠터의 새로운 비전, 혼다 PCX

[이덕구(어드레스/안양/84)]

125cc 스쿠터의 고급화? 나는 생각이 달라!

125cc라는 배기량은 참으로 까다로운 장르다.

2종 소형 면허가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최대 한계 배기량,

즉 최상급이라는 위치이기 때문에 그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갖추어야만 하고

빅바이크 라이더들에게는 통근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연비와 내구성, 가격 등에도 신경쓰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125cc 모델이 팔리려면 디자인과 성능을 모두 아우르는 올라운드 타입이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간 대만 브랜드들은 스플린터 스쿠터 시장에서 준빅스쿠터 타입으로 전환함으로서 그 돌파구를 찾아보려 했다.

상급 빅스쿠터와 차체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빅스쿠터처럼 크기를 키우고 고급 외장재를 사용했다.

하지만 그렇게 태어난 모델들은 이도저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125cc 10마력 내외의 엔진으로는 200kg에 근접하는 덩치를 움직이기에 힘에 부쳤다.

느린 스타트와 더딘 가감속, 차량 정체에 꼼짝 할 수 없는 사이즈는 라이더에게 부담만 안길 뿐이었다.

더구나 덩치가 커지며 같이 올라간 가격은 점점 사람들을 스쿠터와 멀어지게 만들었다.

이런 시장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먼저 움직인 것은 역시 혼다 였다.

혼다는 실로 오랜만에 내놓는 그들의 125cc 스쿠터에서 

빅스쿠터 페이즈를 통해 증명하려 했던 가벼움의 미학을 다시 한번 선보이기로 했다.

혼다 PCX의 출발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스플린터 스쿠터와 빅스쿠터의 절묘한 교집합

먼저 스쿠터 본연의 장점을 잃지 않기 위해 휠베이스의 길이와 무게를 기존 컴팩트 스쿠터 사이즈로 제한했다.

휠베이스가 길수록 도심지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가벼운 무게는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스쿠터 다운 친근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빅스쿠터를 떠올리게 하는 세련된 스타일과 품질감은 PCX의 진짜 모습이다.

몸집을 키운 것이 아니라 카울의 품질감을 높이고 고급스럽고 기민한 모양새의 날렵하고 세련된 차체를 만들었다.

전면의 스모크 스크린과 고급스런 오픈 핸들은 영락없이 빅스쿠터의 그것이다.

거기에 빅스쿠터들도 부러워할 전후 14인치의 대형 휠을 채택해 한차원 높은 승차감을 도모하고 있다.

결국 PCX는 125cc 경량 스쿠터의 실용성과 빅스쿠터의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춘 독창적인 스타일로 완성되었다.

스쿠터다운 실용성과 어디에서나 주목받는 스타일은 시티 커뮤터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PCX의 가장 큰 특징은 전,후14인치의 대형 휠이다.

유럽이 15인치 이상의 빅휠 스쿠터가 인기인 것은 시내 도로 곳곳에 자리한 거친 화강암 블럭들 때문이다.

타이어의 접지력이 최악으로 떨어지는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스펜션을 보강하고 휠의 사이즈를 키울 수 밖에 없었던 것.

그런 빅 휠의 장점은 우리나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 된다. 곳곳에 자리잡은 규격 이상의 방지턱이나

깨진 도로가 즐비한 도로에서 흔들림 없는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10인치에서 커봐야 12인치 휠을 채용했던 대만과 일제 스쿠터들은 항상 승차감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혼다 PCX가 그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모델로서 지목된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다소 하드한 서스펜션 셋팅으로 인해 기대한 만큼의 부드러운 승차감은 나오지 않았다.

높은 방지턱이나 요철을 기존 스쿠터들 보다 한차원 높은 감각으로 부드럽게 타고 넘지만 

그 충격을 최종적으로 흡수할 서스펜션의 역할이 부족해 결국 손과 허리로 충격이 전해져 왔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차체의 길들이기가 끝나가는 시점이 되자 서스펜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리어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변한 느낌인데

처음에 분명 핸들과 허리로 통통 튀는 충격이 전해져 왔던 것과 다르게 서스펜션의 포용 범위가 확실히 넓어진 느낌이다.

특히 방지턱등을 넘을 때 그 효과가 증명되는데 꿀렁~ 하는 느낌으로 기분좋게 방지턱을 넘을 수 있었다.

복귀 또한 빠른편이라 자세를 고쳐잡고 금새 다시 달려나갈 수 있다.

빅스쿠터들이 승차감은 좋지만 물렁한 서스펜션으로 코너링을 할 때 불안하게 휘청거리거나

노면 상태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것과 다른, 스몰 스쿠터의 하드한 셋팅과의 딱 중간 위치로서 절묘한 승차감각을 발휘한다.  

또한 말이 많았던 90mm의 얇은 타이어도 PCX의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얼마전 킴코의 레이싱 125라는 12인치에 휠 폭이 훨씬 넓은 스포츠 스쿠터를 타볼 기회가 있었는데

직진 안정성은 좋았지만 코너링을 할 때 보다 무게 이동에 신경을 많이 써야만 했다.

그 말은 넓은 휠 폭으로 인해 핸들링이 무거워 진다는 뜻이다.

물론 휠폭이 넓으면 뱅킹각을 확보하는데 유리하겠지만 어차피 스쿠터라는 구조의 특성상

뱅킹각의 한계가 금방 찾아오는 건 서로 마찬가지라 오히려 쉽게 한계 뱅킹각까지 도달할 수 있는 얇은 휠이

스쿠터라는 장르에 더 어울리는게 아닐까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얇은 휠로 인해 코너링시 알아서 눕는 것 같은 차체가 처음에는 불안하다고 생각했으나

결과적으로 라이더로 하여금 아주 쉽게 코너 워크를 실행 할 수 있게 돕는 구성이라 생각된다.

PCX를 타고 작은 코너들을 빠르게 돌아나가는 일은 전혀 위험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그 코너링 한계 속도를 끌어내는데 훨씬 부담이 없다. 누구나 멋진 코너링을 구사할 수 있고 그런 점이 스쿠터 답다.

휠 폭이 커지면 기민해야할 작은 스쿠터가 언밸런스하게도 빅스쿠터만큼이나 무겁고 둔중하게 느껴진다.

10인치 휠의 스몰 스쿠터가 가진 가볍고 부담없는 감각은 차체 무게가 아니라 바로 이 얇은 타이어에서 나오는 감각이었다.

PCX는 이러한 스몰 스쿠터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하였고 거기에 14인치로의 인치 업을 시도해 승차감 또한 확보하였다.  

PCX를 탄다는 것

처음 PCX의 시동을 걸면 키키키킥하는 특유의 거친 시동음이 없는 부드러운 감각에 깜짝 놀랄 것이다.

거칠게 엔진을 깨우던 셀프 스타터의 빈자리를 스마트한 느낌의 브러시리스 ACG 스타터가 이어받은 때문이다.

브러시리스 ACG 스타터는 엔진 시동 시 발생하는 특유의 크랭킹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마치 전기 모터가 돌 듯 부드럽게 시동 된 PCX는 이내 달릴 준비를 마치고 라이더의 신호를 기다린다

스로틀을 비틀면 이내 PCX는 경쾌하게 가속해 나아간다.

강렬한 토크를 바탕으로 기세좋게 출발해 나가지만 누군가 말하듯 어드레스 같은 폭발적인 느낌은 아니다.

120여kg의 무게는 스타트를 다소 더디게 만들지만 빅스쿠터와 비교하면 토끼와 거북이 수준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RPM을 올려나가기 시작하면 가속감은 점차 크게 상승한다.

가장 자주 사용하게 되는 영역인 80km/h 이하의 가속감은 그야말로 상쾌함 그 자체.

시내 주행에서 차량 흐름을 한템포 앞서 나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최고속도는 실제 105km 정도로 125cc 스쿠터에 딱 기대할 만한 수준이다.

도심형 커뮤터로서의 가능성

차들을 지나쳐 정지선 앞에 서면 라이더는 또한번 깜짝 놀라게 된다.

갑자기 손에 진동이 사라지며 시동이 꺼진 것이다. 당황하지말고 계기반을 보자.

스탠바이 램프가 반짝인다. 아이들링 스탑 기능이 작동중이라는 뜻이다.

아이들링 스탑은 혼다 스쿠피에서 먼저 선보였던 기술로 주행중 3초 이상의 정지 상태가 계속되면

스스로 엔진을 정지시켜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막아 주는 기능이다.

처음 이 기술을 들었을 때 많은 의문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그럼 다시 출발 할 때는? 타임 랙이 생기지 않을까? 매번 다시 시동할 때 드는 배터리는?

바이크를 운행하는 라이더라면 누구나 갖을 수 밖에 없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이내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고 떨리는 마음으로 스로틀을 당기자 모든 의문은 자동적으로 해결되 버린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순식간에 시동이 걸리며 바로 PCX가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신비한 마법에는 앞서 언급했던 ACG 스타터가 또 등장하게 된다.

브러시리스 ACG 스타터의 진동없이 빠른 시동 속도와 PGM-FI를 통한 보장된 시동성이 있기에 가능한 기술이다.

또한 아이들링 스탑 기능이 작동 중일 때는 헤드램프의 광량을 크게 줄여 배터리 소모를 극도로 줄여나가는 영리함도 보인다.

이를 통해 약 5%의 연비 향상을 보인다고 하니 그 실용성이 돋보이는 기술이 아닐수 없다.

다만 자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에서는 오히려 이 기능이 부담 될 수 있는데

그 때는 핸들 오른쪽에 장착된 버튼을 조작해 해당 기능을 꺼버리면 그만이다.

이처럼 혼다 PCX에는 낭비되는 연료를 아끼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탑제 되어 있다.

고유가 시대의 커뮤터로서의 미덕은 누가 뭐래도 경제성이다.

자동차가 가진 안락한 승차감각을 포기하고 스쿠터에 오르는 것은 교통 체증도 한몫 하지만

한달 유류비 고지서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을 때이다.

PCX는 시승 기간 동안 잦은 근거리 이동, 정체 구간 운행 같은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리터당 44km라는 경이적인 실연비를 보이며 나를 놀라게 했다.

이는 중형 자동차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무엇보다 스타일링

하지만 이런 장점들보다도 당신의 지갑을 결국 열게 하는 것은 PCX의 멋진 스타일링이다.

동사의 페이즈나 VFR1400을 연상시키는 듀얼 할로겐 라이트의 독특한 형상과 스포티한 스모크 윈드 스크린,

곡선인 듯 부드럽지만 일견 날렵하게 보이게 하는 날카로운 외각선은 시티 라이프에 어울리는 모던한 멋을 어필한다.

리어뷰 역시 빌트인 타입의 방향 지스등이 탑제되어 PCX만의 유니크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택트로 대표되는 서민의 이동 수단이란 저렴한 스쿠터의 이미지를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경제적이지만 떨어지는 품위로 인해 스쿠터 구입이 꺼려졌다면 PCX는 까다로운 당신의 취향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혼다 PCX는 컴팩트 스쿠터의 낮은 진입 문턱과 뛰어난 도심 주파 성능, 거기에 높은 연비등의 실용성과 더불어,

빅스쿠터가 가진 높은 품질감과 안락한 승차감을 모두 갖춘 보기 드문 모델로 완성되었다. 

각 장르의 장점을 영리하게 조합하여 전혀 새로운 장르라고 생각될 정도의 장르로 진화한 것이다.

혼다가 실로 오랜만에 선보이는 125cc 승용 스쿠터 카테고리는 이로서 또 한번의 진화를 이루어냈다.

언제나 처럼 혼다가 혁신을 이루어냈으니 다른 메이커들은 혼다를 따를 것이다.

하지만 당장 혼다가 얻어낸 이 놀라운 성과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혼다는 언제나 한발 앞서나갔다. 그것이 꼭 판매량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지금 PCX의 판매 페이스를 보아하니 오랜만에 혁신과 대중의 취향이 모두 만족되는 접점을 찾은 느낌.

시장은 바로 이런 모델을 기다리고 있었다.

+

1.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링

2. 14인치 휠에서 오는 높은 승차감

3. 90mm의 얇은 타이어는 14인치 휠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핸들링을 보장

4. 경이적인 리터당 45km의 시내 주행 연비

5. 고급스런 크롬 오픈 파이프 핸들, 그로 인한 높은튜닝 가능성

6. 브러시리스 ACG 스타터 채용으로 시동 소음 없음

7. 머플러 소음과 엔진 회전 소음 역시 50cc 스쿠터 수준

8. 25L의 대형 트렁크 공간 확보

9. 자동 개폐식 연료 및 시트 스위치

10. 프론트 디스크 브레이크에 3포트 캘리퍼 채용

11. 저렴한 부품 및 소모품 가격

12. 저렴한 정품 튜닝 파츠들

13. 고급스러운 품질감

14. 아이들링 스탑, 연비 절약형 신기술 탑제

-

1. 고속 크루징시 낮은 윈드 스크린으로 인한 주행풍

2. 정차시 상대적으로 커지는 진동. 제법 손을 얼얼하게 만들지만 아이들링 스탑으로 해결 가능

3. 시트의 접점이 좁아서 시트를 오픈했을 때 좌우로 흔들린다. 때문에 시트를 닫을 때 부딛히지 않게 조심해야 함

4. 날렵한 리어 형상 덕분에 탠덤 시트가 다소 좁게 설정되어 있다.

5. 가감속시 탠덤자와 일체감이 다소 떨어진다.

6. 시동을 켠 상태로 시트를 오픈하지 못한다.

7. RPM을 표시해주는 타코 미터의 부재

8. 계기반에 시계가 없다

9. 리어에 드럼 브레이크 채용, 하지만 CBS(연동형 브레이크) 채용으로 동급 최고의 제동 안정성을 보여준다.

10. 타 기종 대비 약간은 부족한 최고 속도 (110km 정도)

총평

고급 승용 125cc에 대한 혼다의 새로운 정의

PCX 이전 글 모음

혼다 PCX First Impression part.1

혼다 PCX First Impression part.2

125cc Freak! 혼다 PCX vs Big 4 (GSR-NEX,시그너스X,마제스티,GTS)

혼다 PCX 태국 버전 vs 정식 발매 차이점 

혼다 PCX 정식 튜닝 파츠 리스트 & 가격

게으른 두 남자가 떠난 퇴촌 PCX 투어

바이크 협찬 혼다 코리아

라이딩 기어 협찬 바이커즈랩 나인 RP331, 바이크 마트 러프앤로드 RR-7451

[안광진(진카자마/안양/84)]

아 사고 싶다....

[송경훈(COOGI/안양/87)]

저두요 ㅜㅜ

[노의곤(MiggU/안양/81)]

생긴게 맘에 안드네......ㅋㅋㅋ

[조성현(손만잡을께/평택/83)]

얼마지?

[안광진(진카자마/안양/84)]

380정도여~ㅋㅋ

[복지연(B.B/안양/87)]

오 이거 좀 특이하다 ㅋㅋ 길지 않네 ㅋㅋㅋㅋㅋ 음.. 여자가 타도 괜찮겠다 이건 ㅋㅋ

[경환 (HwanyShine/광명/78)]

아하하~ 아무리 좋아도 탈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린... 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