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大腸癌) 예방하려면
9월은 대한대장항문(大腸肛門)학회가 정한 ‘대장암(大腸癌ㆍColon Cancer)의 달’이다.
요즘 우리 사회와 직장, 가정을 이끌어가야 할 중ㆍ장년 남성들이 대장암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이 발견되는 평균 나이는 56.8세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癌)연구소(IARC)가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장암 발병현황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發病率)은 10만 명당 46.92명으로 슬로바키아(60.6명), 헝가리(56.4명),
체코(54.4명)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해 위험한 수위에 달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는 10만명당 25.6명으로
남성의 절반 수준이지만 세계에서 19번째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일본(41.7명)은 물론이고 대장암 위험국가로
알려진 미국(34.12명), 영국(37.28명), 독일(45.20명) 등 유럽 대부분 국가를 앞질렀다. 지금 추세로 대장암이
발생하면 2030년에는 대장암 발병률이 현재의 두 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보다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통계청의 ‘201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3대 사망원인은 암(28.2%), 뇌혈관질환(10.4%),
심장질환(9.2%)으로 총 사망자(25만5,403명)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47.8%)이다. 암에 의한 사망률(10만명당)은 144.4명으로 폐암, 간암, 위암 순으로 높았다. 남성 암 사망률(181.0명)은 여성(107.8명)보다 1.68배 높았다.
대장(大腸)의 길이는 약 1.5m이며 맹장(盲腸), 결장(結腸), 직장(直腸)으로 구성돼 있다.
대장 및 직장은 소장(小腸)을 거쳐 온 음식물 찌꺼기를 다시 여과한 다음 항문으로 내보내는 일을 한다.
대장에서는 주로 수분과 전해질(電解質)의 흡수가 일어난다.
대장암은 식생활과 생활습관이 연관되는 대표적인 암이다. 우리나라 40-50대 남성들이 고지방ㆍ
고칼로리 육류 위주의 서구식 식생활(食生活)을 즐기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잦은 회식,
고객 접대 등으로 인한 폭음(暴飮)과 흡연(吸煙) 등으로 인하여 대장암에 취약하다.
대장암의 증세인 복통, 설사, 변비, 변 굵기의 감소, 배변곤란 등을 단순한 식습관의 잘못으로 인식하기
일쑤여서 병세가 상당히 깊어진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대장암의
특징적인 출혈과 항문통증이 있어도 치질로 오인, 방치했다가 뒤늦게 암으로 진단을 받는 예가 많다.
대장암(결장ㆍ직장암)은 종양의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대장암의 25%정도가 상행(우측)결장에서 생기며 횡행결장 부위에는 약 15%, 하행(좌측)결장에 약 5%가 생긴다. S자 결장에 약 25%, S자 결장ㆍ
직장 접합부에 약 10%가 발생하며 약 20%는 직장에서 생기는 직장암이다.
장(腸)의 굵기가 굵은 우측 대장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아주 적은 양의 출혈(出血)이 지속돼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빈혈(貧血)이 나타나게 된다. 가끔씩 복통(腹痛)이 생기며 더 진행되면 암
덩어리가 커져서 오른쪽 배에서 딱딱한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장의 굵기가 좁은 좌측 대장암도
초기엔 증상이 없다. 그러나 어느 정도 진행하면 우측 대장암에 비해 증상이 빨리 나타난다. 즉, 변이 시원하지 못하고 가늘어지고 출혈을 보이며 복통, 변비, 설사가 반복되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결장과 항문 사이를 잇는 직장(곧창자)에 생기는 직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말기로 가면 항문까지 암이 번져 회복이 어려워진다. 직장암은 변비 혹은 설사, 혈변,
배변 후 변이 남은 느낌, 배변 시 통증 등이 나타난다.
대장암은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는 위암보다 현저히 적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2005-2009년 동안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51만9천여명을 대상으로 대장암과
위암의 진단 양상을 조사한 결과 3-4기 후기 진행암의 비율이 대장암이 위암에 비해 2.7배 높았다.
병원에서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52%가 암 병기(病期) 1-4기 중 3-4기에 해당했다. 즉, 환자의 절반이 대장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 것이다. 반면 위암(胃癌)이 3-4기로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 것은 28%였다. 이는 대장 내시경은 검사절차가 위 내시경에 비해 번거롭고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잘 안 받는다는 의미다.
대장암 등 모든 암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하면 생존율이 높아진다. 대장암은 대부분 처음에는 작은 양성 종양인 선종에서 시작해 종양 크기가 커지면서 악성인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양성종양(陽性腫瘍)인 용종(폴립)이 악성(惡性)종양으로 변하는 기간이 보통 5-10년이 걸리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이에 50세 이상인 사람은 조기 발견을 위해 최소 5년에 한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체 대장암의 약 10-30%는 유전성 요인이 있으므로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20-30대부터 2-3년을 주기로, 용종이 발견된 사람은 1년 주기로 정기 검사를 통해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대장암의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암이 점막 내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내시경적으로 절제가 가능하지만, 점막하층 이상을 침범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우리나라 대장암 5년 생존율은 1기 환자인 경우 최대 96%에 달하며, 전체적으로 70%(2008년)에 달하여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와 대한암협회는 대장암 예방 및 완치를 위한 ‘5대 생활수칙’을 발표하고 국민캠페인에
나섰다. 지켜야 할 생활수칙은 (1)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것, (2)균형 잡힌 식생활을 할 것,
(3)규칙적으로 적절한 운동을 할 것, (4)배변습관 및 대변의 변화를 매일 점검할 것, (5)환자와 의사 및
가족이 원활하게 소통하여야 하며, 특히 담당 의사와의 신뢰와 파트너쉽을 가질 것 등이다.
대장암의 약 85%는 환경적 요인으로 식생활과 연관이 깊다. 음식은 싱겁게 먹고, 채소와 과일은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므로 하루 200g 정도 섭취하도록 한다. 즉, 과일은 야구공 두 개 크기 정도, 나물같이 익힌 채소는 한 컵 정도, 샐러드 같은 생채소는 두 컵 정도를 먹도록 한다. 채소는 색깔에 따라 함유된 영양성분이 다르므로 다양한 색깔(붉은색, 초록색, 노란색, 보라색, 흰색)의 채소를 골고루 먹도록 한다. 기름진 육류, 가공육,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등은 피하고 담백한 가금류, 생선, 두부, 청국장, 발효유 등을 즐겨 먹도록 한다.
적절한 운동을 하면 심폐(心肺)기능 강화와 더불어 면역(免疫)물질 생성을 촉진한다. 특히 암을 유발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준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1주일에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을 한다.
우리나라 남성의 흡연율은 40%이며, 음주율은 7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장암 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하여 금연(禁煙)과 절주(節酒)를 실천해야 한다.
글/ 靑松 박명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첫댓글 유익한 정보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Happy New Year!!!
방지기로서 수고가 많으십니다. 새해에도 좋은 정보 많이 보여 주세요.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