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기다림
장희한
사람은 누구나 한 평생 살면서 기다림을 한두 번 겪어 보았으리라 싶다
기다림이란 그렇다 사람을 기다리는 것과 시골버스를 기다리다 보면 그렇다 피가 한 방울 두 방울 말라가는 기분이다 내가 시골버스를 기다린 것은 천안에서다 천안까지는 열차로 잘 갔으나 동면까지는 쉽지 않았다 동면에는 모 고등학교가 있어 지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버스가 하루에 네다섯 번 갈지 말지 하는 곳이다 한번 차를 놓치면 두시간 정도 기다려야 차가 한 대 올정도다 아마 두 시간은 기다렸을 성 싶다 얼마나 지루 했던지 역 부근에 논에 나갔다가 지하 시장에 구경을 하다가 그래도 지루해서 시를 한 편 쓴 일이 있다
기다림
장희한
(삶이 왜 이리 기다려지는 것일까
방향은 다르지만 오고 가는 노선버스
지나치는 차들은 많은데
내가 가는 방향의 차는 쉬이 오지 않고
청춘기가 지나고 황혼길에 접어들었으도
오지 않은 행복
시골 버스가 되어 기다려 진다]
기다림의 이야기를 한토막 하겠다 내 어릴 적 이야기다
내가 살던 고향은 시장을 한번 보려면 이십리 길을 걸어가야 장을 보았다
아침 일찍 밥을 먹고 광주리에 돈이 될만한 보리쌀 몇 되박과 계란 한 줄을 머리에 이고 가셨다 하지만 시장에 가면 사람에게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 이것 저것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 해가 졌으야 집에 오셨다 그런 것을 나는 뭐를 기다리는지 어머님이 오시는 길을 멀리 힐끗힐끗 바라보았다 그렇게 기다려도 오시지 않아 돌멩이를 주어다 탑을 쌓다가 허물고 돌 팔매를 치다가 별 별 놀이를 다 해도 오시는 길 모퉁에서는 좀채 어머니는 나타 나시지 않았다 기다린 다는 것은 딴에는 목적이 있다 시장에 가실 적에 나도 따라 나섰지만 기어이 못 따라오게 하고는 혼자 가시면서 왕사탕을 사 오는 조건으로 시장에 따라 가지 않았다 그렇게 기다린 것이 해가지고 어둠이 내릴 쯤 되어서야 저 멀리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한달음에 달려가 시장바구니를 받아들고 온 일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리 왕사탕이 좋다고 하나 어머님 께서는 하루 종일 굶어 시고 이십 리 길을 걸어 오신 것이다 그 목마르고 배고픔이야 어디에 비할까 그런 것을 모르고 어린 나는 사탕에만 정신을 몰두 했으니 기다렸다는 것은 철이 없으도 너무 없었던가 보다 내가 살던 곳은 시골이라 하나 버스는 다녔다 그런데도 돈이 아까워 걸어 오셨다는 것은 지금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들 것이다
첫댓글 청천님
어릴적 이야기가
저는 먼 이야기로
옛어른들 그렇게 사셨구나 싶은데
요즘 애들은 이해를 못하겠죠
먹을게 언제나 부족했던 시절이였으니ᆢ
감사히 잘보았습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이해를 못하겠지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