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라정통론이란 고구려와 백제, 신라를 모두 인정하되 그 중 신라를 정통으로 삼는다가 신라정통론이라고 한다고 봅니다.
글쎄요? 일단 그렇게 보기로 합시다...
2. 신라유일론은 신라정통론과는 좀 다릅니다. 신라유일론은 우리라는 구성요소를 오로지 신라로만 상정 고구려와 백제를 남 혹은 오랑캐로 보는 시각입니다
생소한 단어로 신라유일론 같은 말을 저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또 신라유일론으로 이름 붙여질만한 그 어떤 논설도 저는 본 적이 없군요.
헛소리로 유명한 그 조갑제조차 영화 황산벌 관련 기고에서 신라정통론을 들먹였을 뿐, 유일론(?)을 부르짖지는 않았지요. (물론 조갑제는 전문가도 아니군요)
아무래도 님께서 생각하고 계신 신라정통론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 주셔야겠는데...
혹시 왜 "신라 정통론"이라는 것이 나왔는지 생각해 보신 적은 있으신지요?
그렇다면 어떤 답을 이끌어 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3. 국내 역사학계에서는 신라정통론의 시각은 있어도 신라유일론은 극소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극소수라면... 두명? 혹은 세명입니까? 도대체 어느 학교의 어떤 학자들인지 또 무슨 논문이었는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4. 다만 중국의 한국사를 보는 시각은 신라유일론이고, 일본의 경우는 신라정통론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신라유일론에 가깝습니다.
중국의 어떤 사학자가 신라유일론이라는 관점으로 한국사를 보고 있습니까? 혹 동북공정에 동원된 어용사학자들의 억지주장을 지적한 것이라면 제외하셔도 좋습니다.
왜? 그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고, 따라서 역사가 아니기 때문이며 그네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근본적으로 동북공정은 역사문제 라기보다는 정치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일본의 어떤 사학자가 신라유일론을 내세우고 있나요?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일본학자가 누구인지 대략적인 소개라도 부탁을 드립니다.
5. 그런데 국내에도 신라유일론을 주장하는 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언어학자들입니다.
이들은 지방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신라유일론에 입각한 신라유일론자들입니다.
언어학자들이 신라유일론을 주장하고 있다니... 오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로군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6. "전라도 방언은 신라어, 평안도 방언도 신라어, 제주도 방언도 신라어. 한국어의 모든 방언과 그 계통은 오로지 신라어" 이것은 고구려와 백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신라유일론에 입각한 학설입니다.
제가 읽은 논문들과 님께서 읽은 논문들은 분명 같은 것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읽은 논문들 중 그 어디에서도 고구려와 백제를 부정하지 않았는데...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요?
아시겠지만, 고구려-백제-신라의 언어가 구체적으로 어떤 양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제각각의 학설에서 서로 다른 말을 하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어떤 부분을 더 중요시 했는가의 차이일 뿐이며 큰 얼개는 남북한 언어학계가 대체로 동일합니다.
북방계-남방계 학설 역시 그 나름의 합리적 타당성을 갖고 있어서 어느 쪽이 압도적으로 옳다는 판정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좀 까놓고 말하자면 "자세한 것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겠지요.
이런 차이점은 연구자의 선입견이나 불순한 의도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애초에 턱없이 부족한 자료들 때문이고요. 다시 한번 논문들을 어느 학자의 것이라도 좋으니 찬찬히 읽어 보세요.
특히 고대어에서 중세어로의 변천을 다룬 논문을 빼 놓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이 부분에서 평소 갖고 계시던 어떤 선입견 때문에 크게 오해를 빚으신 듯...)
그래도 신라유일론이더라...라면... 부족하나마, 저라도 아는데까지 설명을 드리도록 노력을 해 보지요.
7. 신라정통론이나 신라유일론 말고도 고구려정통론이나 고구려유일론도 있습니다.
고구려 유일론이라...신라 유일론과 마찬가지로 그런 말은 처음 듣습니다만?
8. 북한의 경우는 대체로 고구려유일론에 가깝다고 봅니다. 북한에 신라라는 구성요소가 없기 때문에 이것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자신들의 역사만을 강조하는건 앞으로 통일을 위한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은 대동강 만만세~를 하느라 잠시 고구려를 잊은 듯한 북한입니다만...
북한의 고구려 사랑은 신채호 선생의 扶餘主族論 정도일까요?
그냥 더도 덜도 아닌 고구려 정통론... 그 뿐이지요. 과연 북한학계에서 내 놓은 것들 중 어떤 논문들이 고구려 유일론에 가까운 주장을 하고 있는지 제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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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님께서 이 글을 쓰시면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대략 짚이는 바는 있습니다.
심정적으로는 저 역시 동감인 부분도 틀림없이 있겠지요.
그러나 다른 학문분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역사에서 가장 피해야 할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의적인 해석입니다.
그러고보니 님께서도 직접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쓰셨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 문장을 한번 뜯어 볼까요? 물론 직접 쓰신 글입니다.
"... 북한의 경우는 대체로 고구려유일론에 가깝다고 봅니다. 북한에 신라라는 구성요소가 없기 때문에 이것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북한을 남한으로, 신라를 고구려로 바꿔 볼까요?
"...남한의 경우는 대체로 신라유일론에 가깝다고 봅니다. 남한에 고구려라는 구성요소가 없기 때문에
이것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자...바꾸기 전의 문장과 바꾼 후의 문장 중 틀린 것은 무엇이고 맞는 것은 또 무엇입니까?
저는 둘 다 확실히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한두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점이 남아 있지만, 님의 답글(반론?)을 기다리는게 좋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