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3일 (월)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복음 묵상 (루카 8,16-18) (이근상 신부)
그러므로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카8,18)
나이이야기가 아니다. 늙는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어떤 금을 긋는 행위에 익숙해 지는 사태같다. 아직 젊다는 건, 아직 갈등하는 마음이 살아있어서 금을 긋지 못한다. 이를테면 누군가에게 어떤 선행을 해야 하는데, 늙거나 젊거나 둘 다 그 선행을 하지 못하였다고 치자. 이때 젊은 이라면 마음의 갈등이 있는데, 늙은 이라면 갈등도 없다. 켜켜이 쌓인 반복적 선택으로 이제 그건 '내 한계' 또는 그게 나라는 인간의 금이라고 이미 받아들여버렸기 때문이다. 좋은 일을 할 때도 금이 있다. 나는 이만큼의 그릇이니 딱 이만큼만 한다.
복음은 바로 이 단단하게 굳어진 익숙함을 깨버리는 말씀이다. 좋은 일, 선한 일이란 그렇게 금이 그어져 있지 않다는 것. 선함이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아가는 방향을 가지는 움직이란 말씀. 그러니까 진짜 선한 일이란 반복적으로 굳어진 어떤 행위가 아니라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도전이 되는, 매일 매일 조금 더 크게 나아가는 행위라는 것. 그런 초대라는 것.
그러니까 늙은 자가 자기 깜냥의 선이라 여기며 똑같은 익숙함에 안주할 때, 그 선함마져 빛이 바래도 또 결국 사라지고 말리란 엄중한 경고.
왜 착하게 사는 이에게 더 큰 시련이 오고, 또 더 큰 도전이 오는 것을 보며 우린 도대체 하느님이 뭐하시는건지 의문인데... 복음이 그에대해서 답하는 셈. 원래 그런 거라고. 살아있는 하느님이기에 매일 매일 더 큰 선물과 초대로, 참 미세하지만 그리 우리와 늘 새로운 데이트를 하시리란 것.
진짜 착한 일은 결코 같은 일이 아니다. 매일 매일 새롭고, 매일 매일 자란다. 똑같아 보여도 매일 성장하고 깊어지는 일. 결코 익숙해 질 수 없는 일.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doivriWxBcFF1yWLGJBsij1iHjfFdYK8mYEbYyQ58ERTK5Z86nJm8BAkgp9B1ADgl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