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조그만 타운이 주최하는 큰 행사가 있는 날 이다.
아주 추운 알래스카에서나 개 썰매 경주 대회가 있나 했더니 이 작은 타운에도 동호회가 꽤 활성화 되어 개 썰매 대회가 열리는 거다. 우리 모텔에도 타지방에서 개 썰매 팀들이 속속들이 투숙했고 뒷마당 시유지의 체육 센터 주차창에는 개인지 늑대 같은 울음 소리로 소란스러웠다.
올해는 유난히 연속적으로 내린 눈이 거의 적합한 대회 분위기 연출에 한몫 크게 했고 우리 고장의 크고 작은 사업체들이 솔선수범으로 협찬금도 많이 갹출하여 풍성한 대회분위기가 나도록 일조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우리 모텔도 대회 운영진에 심판들을 위한 무료 투숙권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
원래 개 썰매의 유래는 인디언 원주민들이 물자 수송과 교통의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또 극한 지방에서 지질 학자들의 자원탐사에 활용된 영화를 감동 있게 본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광산 개발과 함께 자원 수송을 위해 이용하던 개 썰매가 광부들의 도박으로 개 썰매 경주가 시작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다.
하기사 근래 몇 십 년 사이에 사냥 기술과 먹거리 획득 방법이 엄청나게 변하면서 더 이상 개 썰매는 기술의 발달로 스노우모빌, 모터보트들에 의해 밀려나고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극지의 만년설과 툰드라가 녹고 있어 자연의 생태계에 변화가 오고 있기 때문에 차츰 개 썰매를 사용하는 일이 줄어 들고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다음날 아침 드디어 출전의 첫째 날, 일찌감치 그들은 숙소를 빠져나가 현장적응을 위해 서두르는 분위기이나 나는 오피스 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방한 복장으로 완전히 무장한 다음 개 썰매 대회장으로 향하는 무료 셔틀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타운에서 대회장까지의 경로에 일반 차량 운행을 통제하고 단체버스를 운행하니 주차장이 혼잡하지도 않고 개들이 더욱 쾌적하게 달릴 수 있을것 같다. 또한 그들의 주의가 분산되지 않게 하려는 세심한 배려로
대회운영진들의 개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져 왔다 .직접 가까이서 개들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시베리아 허스키종이고 그레이 하운드처럼 늘씬한 개와 거의 늑대 혼혈 같아 보이는 개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 귀에는 "멍멍"이 아니라 늑대울음소리처럼 "우우" 하고 들린다. 하긴 이곳 사람들은 멍멍도 아니고 우우도 아닌 "박박" 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이야?
내 옆에 친한척하고 한 놈이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바라보는 순간 나의 오리털코트 끝자락에서부터 바지로 무언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이 녀석 내가 전봇대인줄 알고서 실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 참 나 말고 다른 현지인들 롱다리도 엄청 많아 보이더만 내가 더 마음에 드는 전봇대였나 생각하고 웃었더니 개 주인이 어쩔 줄 모르며 닦아주겠다고 하였으나 하긴 곧장 스며들 틈도 없이 얼어 버려서 닦을 수 도 없어 보였다.
그 개의 주인은 개를 주인공으로 한 엽서를 한 움큼 주면서 위로의 말인지 이 개가 행운을 사인했다고 생각하고 용서를 바란다면서 미안해 하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대답하며 걱정 말라고 해주었다.
출발 신호탄이 울리자 개들은 용수철이 튕겨 나가듯 경주 코스를 향해서 본능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모습은 늠름하면서 무엇인가 모를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를 대신 풀어 내기에 충분할 만큼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달렸지만 코스를 다 완주하고 돌아오는 그들의 모습엔 힘찬 호흡으로 생긴 고드름과 얼어붙은 타액으로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거슬러 생각해보니 늦은 밤 프론트를 지키고 있을때 시간 맞추어 개 사료를 챙겨주고 물까지 일정한 간격의 시간을 두고 개들에게 제공하는 주인들의 세심한 보살핌이 있음을 보았지 않았는가? 영하 20여도 이하로 내려가는데도 밖에서 잠자는 개들이 불쌍해 보였지만 그들이 태생적으로 적응한 삶의 형태려니 하고 애잔한 마음을 접기로 했다. 어쨌건 그간 열심한 훈련과 화합으로 그들은 서로 혼연일체가 되어 멋진 경주를 마치지 않았나 한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대자연의 연주를 엮어내는 이 종목이 역대 올림픽에서 두어번 시범경주를 했으나 동물을 학대한다는 반대 여론으로 유명무실해졌다고 한다.
사람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면서 지형적인 요소나 동물을 길들이고 보살피며 공생공존 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스포츠와 취미를 겸한 개 썰매 대회를 보며 개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멋진개로 부터 행운의 사인까지 받고 돌아오는 뜻 깊은 행사였다.
첫댓글 이글은 작년에 개최한 행사를 다녀와서 쓴 글 입니다. 올해도 적설량이 풍성한이지라 1월28,29에 열리게 된답니다.
참가해보고싶은 행사네요 ^^
우와 여기어딘가요...꼭가보고싶네요
우와~ 한번 해보고싶네요 ㅋㅋㅋ 썰매 진짜 잘끌 자신 있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