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를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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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대사/海垣, 이경국)
죽마고우(竹馬故友)는 속칭 부랄친구를 말한다. 객지 생활을 하다보면 늘 마음에 담아 두고 있어도 자주 만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다행히 카톡이 연결이 되어 있어 매일 소통을 하고 있으니 문명의 혜택을 크게 입고 있다.
오늘은 고향친구 4명이 조촐한 송년모임을 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나이가 같다. 고희(古稀)를 넘겼으니 조선시대 왕의 평균수명 47세에 비하면 훨씬 장수를 하고 있다.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될 수록 좋다고 한다. 고향이 인연이 되어 평생 벗으로 지내는 것은 적어도 수천겁의 인연이 닿아야 가능하다고 본다.
대체로 중학교만 마치면 각자 뿔뿔이 도회로 유학을 떠났다. 방학이라야 만날 수 있었다.
당고개에서 산속으로 들어가면 <계절가든>이라는 한방오리 백숙집이 있다. 고향정취를 풍기는 한적한 곳이다.
화야와 희야는 관리를 잘하여 피부도 곱고 몸매도 젊게 보인다. 담하나 사이로 함께 자란 故友 권택홍은 '영어정해'란 책으로 함께 공부를 하였으며, 가끔 바둑도 두었다.
명문 서울대를 나와서 교직에서 지냈으니 보람된 생활을 한 친구다. 보따리를 푸니 얘기가 끝이 없다.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필자는 하모니카로 <첫사랑 순정>과 <갑돌이와 갑순이>를 어린시절을 생각하면서 두곡을 불러보다.
대구에서 올라온 희야는 그 성의가 대단하다. 지금의 상태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조금은 애틋한 마음이 일기도 한다.
세월은 친구의 머리를 희게 하였으며, 주름살 또한 깊게 생기게 하였다. 나의 자화상이다.
아무리 늙어가지 않고 익어간다고 자위를 해 보지만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4인의 호젓한 송년모임은 고향 생각을 일깨워 주었다.
학가산, 낙동강, 만운못, 봉대미산, 풍산들, 돌고개(石峴), 중대바위 등은 객지에서 지내고 있지만 늘 뇌리를 스치게 하는 고향의 모습이다.
고향은 멀수록 그리워진다고 했다.
아련히 떠 오른다. 어머니의 품속같기 뗘문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말을 배운 곳이다. 잊힐리가 없는 곳이다.
함께 자란 친구 4명이 연말을 이렇게 함께 보내다. 여운이 오래 머물게 하는 행복이니 마냥 좋다. 헤어짐은 늘 아쉬움을 남긴다.
지금은 남의 아내 남편이 되어 있어 晩年의 삶이지만 그때는 갑돌이와 갑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