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드리는 희망(괴산 답) 2부.
하루처럼 지루하고 힘든었던 10분이 지나고 허가 결정이 떨어졌다. 돈을 빨리 내란다. ㅋㅋ
확실히하고 싶은 마음에 자산관리공사에 전화를 해서 문의했다. 역시나 돈이나 빨리 내란다. 증평에서 출장중이였기에 계좌번호만 확인하고 바로 마이너스 통장의 힘으로 잔금을 쐈다.
그리고 다시 확인해 보니 대금납부 완료란 단어가 내눈에 들어왔다. 그뎌 그뎌 평생 노가다와 고물장사로 힘든 삶을 사시는 아버지께 희망을 드릴수 있는 기회가 왔기에 내 마음은 더욱더 복 받쳤다.
언제나 그렇듯 여기서부터 명도라는 또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파트 물건처럼 점유자가 있다면 전화번호라도 자산관리공사에 남아있을것인데 자산관리공사에 문의해 보니 공유자가 송달 받은것만 확인 되고 연락처는 따로 없단다. 어쩔수 없이 공유자와 채무자를 잘 알고 계시는 당고부를 찾아가서 덕분에 낙찰을 잘 받고 잔금까지 납부했다는 이야기를 드렸다. 하지만 공유자와 채무자를 잘 알고 있기에 선듯 그분들의 연락처와 근처에 사신다는 어머니의 집은 알려주시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행동을 안해주시니 섭섭하긴 하지만 이해한다. 나로 인해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 정들이 한순간에 문어질수도 있으니까.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는 하루하루 불어나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당고부의 연락만 기달릴 시간이 없었기에 다시 깊은 고민에 빠져 내가 찾아 낼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생각했고, 송달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떠 올려 공유자의 주소로 찾아가기로 했다. 다행이도 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는 공유자의 주소는 대전이었고 친구와 대전에 입찰 예정물건을 임장하고 오는 길에 들렸다. 오후 5시에 당직 근무하러 가야했기에 마음만 급했다.
경매를 한지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점유자를 만나러 가는길은 떨리고 초인종을 누를때에는 미친듯이 가슴이 뛴다. 내 마음이 그렇다고 누구 대신해 줄수 없는 일이였기에 미리 구입해 놓은 홍삼 음료수 박스를 무기로 삼고 초인좀을 힘차게 눌렀다. 집이 넓은지 강아지의 짖는 소리가 울리뿐 안에서 들어오는 소리는 없었다.
아직 공유자와 일면식의 대면도 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두려운 내마음 때문에 강아지 짖는 소리가 호랑 울음소리 처럼 들렸다. 집에 강아지만 있어 마주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공유자의 연락처도 모른채 집으로 돌아오기에는 너무나 아쉬워서 장연땅을 낙찰받은 사람이며 이제 공유자가 되었기에 통화하고 싶다고 연락 달라는 쪽지를 적어두고 친구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멀리까지 왔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이 가는길이라, 씁씁한 마음은 지울수가 없는 차에 모르는 전화번호에 전화기가 목청 찌어지게 울어 댔다. 연락처를 붙이고 온지가 한시간도 안되었기에 벌써 공유자에게 전화 온건가란 생각에 전화를 받았더니 역쉬나 공유자의 전화였고 대뜸 쓸모도 없는 반쪽짜리 땅은 왜 받았냐고 따진다.
(왜 쓸모가 없냐 평생 고생하신 울아부지가 농사를 짓으시면서 희망을 키우실건데~~~바~~보!)
언제나 그렇듯 이해관계인들과 전화는 그분들의 짜쯩 섞인 목소리들과의 싸움이다. "얼만에 받았냐?" "왜 그렇게 비싸게 받았냐?" "내가 다시 살갈건데 왜 받았냐?" "농사도 지을수 없는 땅인건 아느냐?" "왜 우리집에 찾아 왔느냐?" 등의 질문 폭탄이 이어졌다. 절대로 날 이해할수가 없단다. 나도 그 공유자가 이해가 안된다. 이딴걸 따지게 전에 낙찰 되었는지 미리 확인하고 우선매수 했으면 됐는데 내가 무슨 죄가 있다고 따지는지 나 또한 스물 스물 짜쯩이 조금씩 조금씩 올라왔다.
하지만 명도는 신경질과 자기 화를 못이겨서 자빠지는 사람이 지는 게임을 알기에 난 "그런가요?" "농사 지으면 안되는 땅인가요?" "경매하시는 사촌형님이 사라고 해서 샀고 아직 모르시는 것 같아서 찾아 왔다"는 소리만 했다. 명도를 하다보면 자기 스타일에 맞는 명도 방법들이 체계화 되고 몸에 익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어렵게 자라왔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사촌형님이 언제까지 힘들게만 살꺼랴며 사라고 하셔서 샀다고 한다. 이해관계인이 빼짱 튀기고 자빠져야 하는데 내가 먼저 죽을것 같다고 자빠지니 그분은 더 황당해하고 당황스러워 한다.
그리고 사촌형님께 물어보고 다시 연락준다고 전화를 끊었다. 오늘의 수고가 드뎌 결실을 맺은거다. 짜쯩스런 목소리에 화가 섞인 뉘양스의 말을 들었지만 일단 공유자의 연락처는 알게 되었으니 명도의 첫걸음은 뛴것이다. 명도에서 흔히 처음하시는 분들이 가장많이 실수 하는것이 첫 이해관계자와의 대화속에서 모든것을 빨리 해결 하겠다는 욕심 때문에 대화를 망치는 것이다. 밥상에서 한순갈로 모든 밥과 반찬을 다 먹고 맛을 음미할수 없듯이 물흐르는 대로 명도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들이 갖은 협박속에서도 자신들의 약점을 이야기 할수 있도록 들어주고 또 들어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명도의 정도이다.
그들이 화가 어느정도 가라 앉고, 현실에 대해 여기저기에 문의할수 있도록 시간을 준뒤 이틀후에 다시 문자를 보냈다. 형님께 여쭤봤는데 큰 문제 없다고 했고, 필지를 두개를 나누는 토지 구분등기 한 후에 같이 농사를 짓자고 간단히 보냈다. 아직 현실을 다 파악하지 못하셨는지 아무런 대꾸가 없다. 명도에서 가장 답답한것이 이렇게 연락이 없는거다. 화를 내든 욕을 하던 어떤 대꾸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텐데 이양반은 연락이 없었다.
이럴때 보통 사람은 내용증명을 보낸다. 낙찰받아 1/2 지분을 가진 소유자가 내가 되었고, 구분등기해서 나누지 않으면 현재 당신은 내땅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기에 부당이득청구소송을하고 공유물 분할 소송을 한다고 우체국 도장을 꾹 찍어서 보낸다. 그런데 나 또한 이렇게 내용증명을 보내봤지만 어쩔때는 불난곳에 휘발유를 붙는 겪이기도 하였기에 난 내용증명 대신에 그들에게 내가 명도를 하게 해줘서 감사의 사은품(선물)과 내가 자라온 이야기와 낙찰받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써서 보낸다.
워드로 내용을 정리한후 다시 편지지에 옮겨 적는데, 9월말까지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야 해서 프린터로 출력해서 보냈다. 사은품의 위력인지 등기 도착했다는 메세지가 온 다음날 저녁때 공유자에게 메세지가 떡 하니 왔다. 2~3일사이에 연락이 올꺼란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참에 돗자리라도 하나 깔아야 하나. ㅋㅋㅋ
2부는 여기까지 3부에서 만나요 ^^
첫댓글 재미있네요. 다음이 궁금합니다
회사 다니고 있어서요. 바로 정리해서 올릴께요 ^^
저도 궁금합니다~~~빨리 뒷이야기 올려주세요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준비해서 올릴께요
흐음~ 재밌게 엮어가시는 군요...
감사합니다. 더욱더 재미있게 준비해 볼께요!
공유자를 대하는 명도의 기술이 아름답습니다 ㅎㅎ
감사의 사은품과 인간미 넘치는 비하인드스토리... ^^
마음은 편하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신경도 많이 쓰입니다.
ㅠ.ㅠ
명도시에 공유자의 예기를 꺾으려고 시간뜸을 들이는구먼. ㅎㅎ~
하소연 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압력밥솥 김 빼는 정도는 될 걸세.
그나저나 ...이젠 작가가 다 되얐구만.
명도할 때도 뜸들이드만 ...글쓰는 것도 뜸들이면서 다음회로 넘어가니 말일세. ------- ㅋㅋㅋ~ ^^
글 재주가 없어서 늦어져서 죄송해유~~!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충성!!!
도전자님은 효자네요~아버님께 땅이라는 희망의 선물을 다 해주시고~부럽습니다~~^^
다른사람들은 모릅니다. 희망의 꿈을 꿔본 사람들은 꿈을 생각하는 자체가 얼마나 호사스러운지를요. 지금까지 아부지가 삶을 살기위해 포기하신 희망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어요. 뒷 이야기가 또 기다려집니다^^
회사원이라 정리가 되는데로 3부를 올려드릴께요 감사합니다. ^^
도전자 잘 지내지
부모님 생각하는 마음이 넘 좋고 공유자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 그려
도전자 화이팅!
아직 초보자입니다. 형님이 많이 도와주세요 ^^ 조만간 형님을 만나 소주잔을 기우릴 날을 고대해 봅니다. ^^
우와...
정말 기다려지게하는 글입니다
빨리 뒷글 올려주시면 정말 감사요^^
감사합니다.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빠른 시간에 정리해서 올려 드릴께요 감사합니다.
3편 기대합니다 늘 열심인 도전자님 ~^^
아닙니다. 형님처럼 더욱 부지런해지고 싶습니다. ^^ 3편 준비되는데로 올릴께요.
환절기 건강조심하세요 ^^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10분이 드디어 끝이남과 동시에 또 애끓는 뒷얘기로 가슴을 태우는 도전자님
한번 뵙고 싶습니다
공유자를 대하는 방법이 감동적이네요.. 당신은 진정 경매의 고수이십니다
아닙니다. 경매 고수는 수익을 많이 내는 분이 고수십니다. 저는 아직 배울것이 많은 초보일뿐입니다.
저 처럼 하시면 마음고생합니다. 유나님의 성공투자를 소망합니다.
진정한 명도의 방법을 배웁니다.
좀은 글 감사합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현목님의 댓글에 힘이 불긋 불긋 솟아나네요 ^^
도전자님 너무좋은 글입니다.
글보며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저 또한 해안선님의 글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가로 데뷔하셔야겠어요.. 뒷편이 너무 궁금해요 ㅜ.ㅜ
넹. 바로 준비해서 올리겠습니다. 성투하세요 ^^
자세히 나눠주셔서 감사하긴한데..3부=마무리는 빨리요!
3부=마무리는 빨리요 콜입니다. ^^
좋은 글 대단히 감사합니다 진정한 명도 방법이군요
과부한 말씀 감사합니다. ^^ 언제나 행복하세요 ~~!
이곳에 올라온 글들이 모두 훈훈한 이야기들이라 참 좋습니다 배려하는 그 마음도 참 아름답네요 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