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동 지나
오후, 녹번동 지나
은평구 끝에 까지 와서
오른 켠으로 거듭 북한산 올려다보는데
어,
경기도의 경계를 넘어섰구나
왕도의 끝에 생겨 있던 전율이
죽지 않고 살아서
조선의 소리로 살아서
여태 계곡으로 흐르는구나
생각해 보면
누리는 자들은 다 경계에 있었거나
넘어섰거나
비집고 들어온 밥집의 밥그릇 같은 것으로
남아 있거나
피서철의 피서 같은 떠돌이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어스름 내리고
불은 켜이고 불 켜인 곳에서
사람 도란거리는 소리 나고 한 발 건너 왕도는
자고 있다
경계를 데리고 나는 오던 길로 돌아가리라
경기도를 놓아두고
남아 있는 은평구 밀림을 지나 한옥 마을
지나
녹번동 그 주차장까지 돌아가리라
카페 게시글
[ 신 작 시 방 ]
녹번동 지나
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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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6 10:5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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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자주 갔던 녹번동인데
아련한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