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반, 캠핑카, 차박이 대세! 하지만 단순히 카라반만 산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와 다른 카라반, 트레일러의 운용 수칙과 안전과 연관된 올바른 점검, 정비 그리고 운용상의 팁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우선 트레일러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자동차에 카라반, 트레일러 견인을 위한 견인장치를 장착해야 하고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는 견인을 위한 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자동차에 견인장치를 장착했다고 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견인차의 무게는 카라반, 트레일러보다 무거워야 하고 견인장치의 허용 하중, 수직하중, 피견인차의 무게 및 견인볼의 사이즈까지 모든 것을 정확하게 세팅해야 안전하면서도 즐거운 알빙을 시작할 수 있다.
가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질문 중 하나는 유럽 카라반에 사용되는 50mm 견인볼을 미국 트레일러에도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결론은 '아니다', 유럽의 카라반은 50mm 견인볼을 사용하고 그에 따른 커플러를 사용하며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회전과 스웨이 방지 등의 효과를 내기 위해 총 4개의 패드가 결합되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 트레일러는 대부분 2인치 견인볼을 사용하고 있고 A 프레임 커플러는 50.8mm의 견인볼이 정확하게 결합되는 형태이므로 두 개를 번갈아 사용하면 한 쪽은 헐거워 이탈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는 분리 시 꽉 끼워서 빠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해 애를 먹을 수 있다. 또한 유럽 카라반은 대부분 13핀 전기 장치를 사용하지만 미국 트레일러의 경우는 7핀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다르다. 미국과 유럽은 기본적인 방식 자체가 달라 혼용 혹은 호환되는 경우가 드물다.
견인차의 무게를 100으로 보았을 때 피견인차, 카라반 혹은 트레일러의 무게는 70~80%를 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하지만 국내의 양산형 자동차는 미국 중형급 트레일러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스펙을 보이고 있다. 이럴 경우, 좀 더 안전한 견인을 위해 설치하는 것이 바로 무게분산히치(줄여서 무분히치)를 사용하고 있다. 수직하중이 너무 무거워 견인차의 후륜에 엄청난 무게를 가해 타이어의 무게 배분을 깨고 조향성과 제동력을 약하게 하는데 안전에 있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무게분산히치를 활용하면 뒷처짐을 막고 트레일러와 견인차를 수평으로 유지해 이런 단점들을 해소하고 있다. 안전 커플러가 적용되는 유럽 카라반에는 활용할 수 없다.
유럽 카라반은 대부분 관성 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있어 주행 중 견인차의 속도가 줄어들면 피스톤이 눌리는 관성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하지만 미국 트레일러의 경우는 관성 브레이크를 채택하지 않고 전기 신호를 보내 트레일러의 드럼 내부 패드가 드럼과 마찰되며 제동력을 갖는다. 무게에 따라 제동력이 추가적으로 요구될 경우, 전기 신호의 강도를 높이거나 반대로 약하게 전달해 브레이크의 미세한 컨트롤이 가능해진다.
관성 브레이크가 적용된 유럽 카라반은 주행 중 이탈하게 되면 안전 케이블이 당겨져 카라반이 멀리 이탈하지 못하도록 브레이크를 걸어준다. 하지만 미국 트레일러의 경우는 이탈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강력한 쇠사슬 체인을 견인장치에 걸어두기도 하고 최신 모델은 추가적으로 이탈 시 전기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또 하나의 긴급 제동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체인이 너무 길면 도로와의 마찰이 예상되고 너무 짧으면 급회전 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일자가 아닌 크로스로 걸어 길이를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A 프레임 커플러를 결합 후에는 반드시 안전 핀을 끼워 견인볼이 빠지는 것을 막고 텅잭을 올린 후에는 하단부의 지지 발판 혹은 바퀴를 빼는 것도 방법이다. 7핀 전기 장치의 배선, 라인이 도로 위에 끌리게 되면 전기적인 손상이 불가피하므로 길이에 맞추어 별도의 탄성끈으로 고정하거나 반바퀴 감아주는 것도 좋다. 견인장치에 2개의 체인을 걸어준 후 견인을 시작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동차의 운행에 있어서도 타이어의 공기압과 꾸준한 관리, 점검이 필요하지만 트레일러의 견인에 있어서 공기압의 관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뒤에서 끌려오는 피견인차의 특성상 주행 중 이상 유무를 파악하기란 쉽지않은 일이다. 이럴 경우 트레일러의 타이어에 TPMS 센서를 설치해 견인 시 온도는 물론 공기압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파악해 대처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되고 있다. 과도한 온도의 변화 혹은 공기압의 변동은 가장 빠른 시간내에 안전한 장소에서 체크하고 상태를 확인후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타이어는 소모품일 뿐이다. 트레일러의 정확한 무게를 감안하고 매뉴얼에 나온 공기압을 유지하기 위해 고장력 타이어를 선택해야 한다. 무버가 장착되어 있을 경우, 사이즈 역시 매뉴얼에 따른 정확한 사이즈를 장착하고 사이즈에 변동이 있을 경우, 무버의 세팅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트레일러의 운용 시 타이어 관련 사고는 대부분 주행 중 펑크 혹은 노후화, 공기압 부족으로 인한 파손이 대부분인 만큼 출발 전 항상 육안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고 정기적인 공기압 체크도 필요하다. 타이어의 안쪽인 휠을 손으로 만져 너무 뜨거울 경우는 브레이크 패드와 드럼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소음이 발생하거나 흔들림이 느껴진다면 전문점을 방문해 베어링 혹은 휠 관련, 볼트, 너트를 확인하고 무게배분은 물론 과적을 줄여야 한다.
카라반과 달리 미국 트레일러는 건축적인 제작 방식에 가깝고 투박하지만 넉넉하고 실용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외부로 확장되는 모델은 작동 부위의 점검도 필요하고 야외에서 생활 시 반드시 육안으로 확인하고 작동하길 바란다. 오폐수 처리에 있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으므로 해당 모델의 매뉴얼 숙지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트레일러가 되었든 유럽 카라반, 캠핑카가 되었든 간에 알빙을 시작하려는 예비 알비어는 상당한 시간 준비하며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 과정과 시간을 잘 보내면 트레일러 구입 후 좀 더 안전하고 즐겁게 알빙을 즐길 수 있고 가족은 물론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후진에 대한 개념과 출발 전 점검, 도착 후 안전한 세팅, 돌아오는 길에서의 안전까지 쉴틈은 없지만 가족 모두의 웃음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면 왠지 뿌듯할 것이다.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너무 쉽지만은 알빙, 모두의 조건은 다르지만 안전을 위한 모두의 노력과 실천이 더해진다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