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서울과 부산을 연고로 한 두 팀 LG와 롯데가 맞붙은 잠실 3연전은 내내 시원스런 타격전으로 이어졌다. 승패를 떠나 연인원 4만여명의 팬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야구의 매력 속에 흠뻑 빠져들게 했다.
첫날은 원정 롯데가 엄청난 화력을 퍼부으며 10-5의 완승을 거뒀지만 둘쨋날은 LG가 초반 가공할 펀치력을 내뿜으며 9-3으로 승리했다. 3연전 마지막인 26일은 두팀이 가진 힘대결의 결정판이었다. LG가 4회까지 8점을 뽑으며 성큼 승리를 예약하는듯 했지만 롯데가 5회 곧바로 선발 장문석의 난조를 틈타 타자일순하며 7안타를 집중해 무려 8점을 뽑았다. 롯데의 한이닝 8득점은 올시즌 처음으로 그 타선의 무시무시한 힘을 느끼게 했다.
그야말로 3연전 모두가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팽팽하고 흥미진진했다. 한 순간도 팬들의 시선이 다른 데로 도는 것을 허용치 않았다. 승패를 떠나 거의 지는 분위기에서 치고올라와 얻은 롯데의 8득점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느끼게 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3루 스탠드의 팬들은 롯데가 초반 큰 점수를 내줬지만 실망하지 않고 불밝힌 잠실구장이 떠나가라 부산갈매기를 연호하며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LG도 이병규와 박용택, 박병호 안재만을 앞세워 전반적인 타선부진에서 벗어나 활력넘치는 팀으로 변모했다. 때문에 한 순간에 허탈한 LG 팬들 역시 결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치열한 응원전을 이어갔다. ‘부산갈매기’의 합창에 지지 않으려는 듯 더 크게 목놓아 LG를 외쳤다. 그러나 부산갈매기의 함성이 더 컸을까. 9회초 롯데 최준석이 역전결승 2점홈런을 치는 순간 잠실구장은 온통 부산갈매기 뿐이었다.
치고 달리는 롯데와 LG의 열전 덕분에 잠실구장은 26일 팬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가득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