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존경하는 백병구 장로님 영전에 드립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빙그레 웃으며 깊고 그윽한 음성으로 다가올 것만 같은데 어이 부족한 제가 조사를 하게 되었나요!
그저 꿈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중학교 시절 한교실에서 같이 공부하던 시절
어린 그 시절부터 과묵하고 젊쟎은 말만하여 친구들로부터 할배라고 불렸습니다.
그후 부족한 저는 사범학교로 가고 장로님은 지역학교를 거쳐 고모님이 권하신다는 한의과 대학으로 진학했습니다.
그 시절, 60년대에
20대 젊은 나이에 한의사가 되어 예천에 신경통센터 백병구한의원 개원하였습니다.
아픈 사람은 다 낫게하는 참으로 용한 의원으로 소문이 나고 백병 아니라 만병 구한 의원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의술로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 교회에 헌금 제일 많이 하는 사람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수백명이 몰려오는 어린이 주일학교를 맡아 설교하고 성경동화를 들려주고 선생님들에게는 식사며 간식이며 선물을 아낌없이 베풀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눈물과 땀과 기도와 물질을 바쳐 영주 신광교회를 설립하였고
서울에 개척한 안디옥교회
지금도 큰 교회로 성장하며 장로님의 뜻과 기도가 어느날엔가 반드시 이루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친구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었으며 예천문화원장으로 여러 봉사 단체의 회장으로 상주지방법원 조정위원으로 참으로 많은 봉사를 하셨습니다.
서른 네살에 예천교회 장로로 취임하여 37년간 노회총대를 한번도 거른 일이 없었으며 총회총대 기드온봉사 북한선교위원장 등으로 오래 동안 봉사하고 영주노회 노회장에 취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시는 이만한 인물이 우리 교회에서는 나올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니 한없이 귀하며 안타깝고 슬퍼집니다.
여름성경학교를 마치고는 흑응산 기슭 손수 마련한 포도원에 교회 선생님과 젊은이들을 모두 초대하여 마음껏 포도를 먹게하였지요.
그 곳에 예천의 성지를 만들겠다며 베델기도원을 개척하고 많은 분들에게 신앙 훈련을 하도록 했습니다.
떨어진 포도알을 모아서 가계 앞에 소복히 모아놓고 팔던 모친의 모습도 생각납니다.
그렇게 알뜰하게 살면서도 교회와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봉사하고 섬기던 장로님입니다.
민족의 비극 6 25때 북에서 내려오셔서 어느날은 동요 피난 온 소년을 눈물을 글썽이며 부르기도 했습니다.
같이 북에서 내려오신 예천중학교 김병은교장선생님이 퇴임히시고 三義舍란 문패를 달고 노후를 보내실 때 교장선생님을 자주 찾아 뵈었습니다.
스승님은 불고기를 좋아하신다면서 뭉테기 고기를 사들고 같이 가서 삼의사의 뜻을 물었습니다.
고 김병은 교장선생님 존영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체포되어 오래 감옥생활까지 한 교장 선생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우리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며 귀한 가르침을 주시던 교장선생님입니다.
카랑카랑 음성으로 정성껏 가르쳐주셨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는 첫째도 의! 둘째도 의! 세째도 의를 생각하고
가정에서도 의롭고 교회에서도 의롭고
사회에서도 의롭게
義를 실천하라는 뜻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백장로님은 그 가르침대로 義를 평생동안 실천하셨습니다.
이때까지 살면서 남을 험담하는 말은 한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자기를 공격하는 일이 있어도, 인격적 모욕을 당해도 빙그레 웃음으로 대답하는 성인에 가까운 DNA를 가지셨습니다.
이제 그 너그럽고 부드럽고
경건한 모습을 다시는 볼 수없는 그 먼길을 떠나시는군요.
이 땅에서 장로님을 통하여 귀한 삶의 의미를 주신 우리 주님 품으로 먼저 가시는군요.
이제 안심하고 주님 품으로 떠나소서.
당신 위해 온갖 봉사를 하신 부인 김청자 장로님과
아버님을 빼어닮은 두 아드님 백병룡 목사님과 백승호 안수집사님.
참으로 훌륭하다는 칭송을 듵는 두 며느님과 따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
장로님의 위대한 믿음을 이어가며 믿음의 명문 가정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부디 잘 가소서
근심 걱정 없고 눈물과 아픔이 없는 그 나라에서 다시 만납시다.
심판의 그날에, 부활의 그날에
우리 다시 만납시다.
그날까지 부디 우리 주님 품에 평안히 쉬소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백병구장로님 내 친구여
2021. 1. 22.
한결 권상헌 올립니다.
사진은 영주제일교회 강봉구장로님 제공
첫댓글 백장로님께서 하늘나라로 이사가셨다니 그 미소를 다시 뵈올수없어 슬픔니다 천국에서의 평강을 기도드림니다
백장로님 밝은미소 뵐수 없어서 많이 맘 아프네요 천국에서 편히 계시길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