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마음 챙기기
2015년 6월 7일 일요일이다.
낮 12시가 막 넘어선 지금 이 시각, 나 혼자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을 지키고 있다.
아내가 오늘 하루 강원도 쪽으로 여행을 떠나서다.
가야할 교회도 빼먹었다.
혼자 교회 가는 것이 쪽팔리는 느낌이 들어서다.
아내의 오늘 여행 목적지에 대해 강원도라는 것밖에 모른다.
아내가 며칠 전에 이미 그 목적지를 내게 말하기는 했지만, 내 그리 관심을 두고 듣지를 않아서 기억 속에 없다.
언제부턴가 아내의 여행지가 궁금하지 않게 됐다.
내 나름으로 할 일이 많아서, 어차피 아내의 여행에 동행이 되어주지 못하는 판에, 그 목적지를 알아본들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단, 그 목적이 무엇인지는 꼭 확인한다.
내 그 이유는, 늑대 같은 자들이 득시글거리는 흉악한 세상이라, 함부로 나다녀서는 그런 자들의 꼬임에 발목 잡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인할 필요도 없다.
늘 아내가 행선지를 먼저 말해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꼬임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아내에 대한 믿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오늘 여행은 내 손아래 동서와 막내 처제 둘을 동행하는 하루 여행이라고 했다.
곧 아내의 마음 챙기기였다.
손아래 동서는 세 해 전에 아내 잃은 그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테고, 막내 처제는 몸이 불편해진 그 남편을 뒷바라지 하느라 하루를 편할 날이 없는 그 힘듦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테다.
그렇다고 아내가 내게 그 마음을 말한 적은 없다.
내 마음속 짐작일 뿐이다.
잘 챙겨주라는 뜻으로, 오전 7시에 출발지인 강남역까지 아내를 차 태워주고 왔다.
그때부터 내 쭉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문득 한 생각이 일었다.
혹 내 오늘, 챙겨봐야 할 주위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었다.
검찰수사관 후배인 김석남 친구도 생각났고, 오랜 세월 공직에 몸담았다가 정치계에 발을 내디딘 이정환 CEO도 생각났다.
그 둘도 서로 잘 아는 사이여서, 오늘 한 번 만나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의 페이스북에서 확인한 것으로, 마침 내가 카페지기인 우리들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회원인 청운대학교 정종용 교수가 오늘 생일을 맞고 있었다.
그 생일을 챙길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또 하나 챙겨봐야 할 주위가 있었다.
내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이었다.
특히 동기동창들이 글과 영상으로 어울리는 Daum카페 ‘문중 13회’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건강하게는 사는지, 밥은 먹고 사는지, 속상하는 일은 없는지, 궁금한 것이 한둘 아니다.
뭔가 가슴 아픈 사연이 있어도, 차마 말을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없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 마음을 좀 챙겨보는 것도 참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 생각이, 앞의 두 생각을 밀쳐내고 있었다.
내 이런 마음 챙기기, 아마 우리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김창현 친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내 김창현 친구에게 내 이런 부탁의 말을 남긴다.
“창현아! 주위 우리 친구들 두루 한 번 챙겨보자. 혹시 속상하거나 심심한 친구들 있으면, 오늘 저녁이나 함께 먹자고 하자. 시간과 장소는 알아서 정해라. 단, 비용이 좀 덜 드는 곳으로 하자. 그래야 우리 마누라 마음이 좀 가벼워질 것이기에 그렇다. 그렇게 만나, 우리 상한 속도 좀 풀고, 재미있게 어울려 우정을 쌓는 시간 한 번 만들어 보자.”
첫댓글 5:30 에
'양천식당'으로 정합니다. - (2호선 신정4거리역 4번출입구 직진 150m - 좌회전 250m 쯤)
반가운 얼굴들 만나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