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척이 천리인 곳이 어디 한 둘일까. 가까이 두고서 먼길 떠나기 보다 지척을 찾아 나서자.
우리 집 아이들이 자랄 때 한 두번 다녀 왔을까. 손 잡고 갈 아이도 없으니 나랑 가지.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우리 할비의 할비의 할비들
그 자취가 있는 여기.
내가 왜 여기를 들어서는가.
세상이 시끄러운 '세월'에 어떤 먼 할미와 할비의 원초적 행동으로 뿌려진 후손으로 시비 한 번 걸자.
비록 그들이 원한 모습이 지금 우리는 아니리라.
먹고 살기 바쁜 그들이 명예와 돈이 무슨 소용이랴만.
그들이 뿌린 씨앗이 원죄가 아니던가.
내 생각이 참으로 실없구나.
먼 할미와 할배에게 뭘 다구칠까.
제대로 못된 인간인 제 탓을 해야지.
한강변 개울가.
소녀 혹은 어미는 물뜨고
아기 보고 불 지피고
이들이 자식에게 뭘 바랬을까. 먼 후손... 도저히 그들은 생각 조차 못한 괴이한 존재가 되어 버린 후손들.
고기 잘 낚는 후손이기를 바랬지.
곰곰히 생각해도 그들이 바란 존재는 지금 우리는 아닐 것이다.
할배와 할미. 이런 세상에 이런 후손이 할배 할미를 찾소. 우리를 왜 만들었소.
문득 들리는 소리 네가 너를 만들었다. 너는 너다. |
출처: 일파만파 원문보기 글쓴이: 일파 황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