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이림' 이라는 여관겸 식당이었다.
점심때라 그런지 북적 북적거리는 훼이림에 검은 색 머리카락의 작은 소년이 살짝 들어왔다.
음식을 먹던 손님들은 그런 소년의 머리색과 외모를 보고 조용해졌다.
'저거봐.'
'어머나.'
검은 머리카락의 귀여운 외모의 소년.보기 드믄 그런 종류의 사람 같이 느껴졌다.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소년은 식당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특이한 머리카락...이네?'
'귀엽다..'
서빙을 하던 소녀는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다시 소란스러워 진 식당을 둘러보다가,
눈에 뜨이는 한 소년. 검은 머리카락의 소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소리 질렀다.
소년은 그런 소녀에게 살짝 끄덕이고는 한 곳으로 들어간다.
그 뒷모습을 본 소녀는 얼굴이 붉어져서는 혼자 꿍얼 거리는 것이었다.
"헤에. 귀여워~"
들어간 곳은 여관 뒤에 있는 조금 큰 카페였다.
아담해서 꽤나 운치 있는 분위기였지만 그 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덕분에 손님들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들만으로도 장사가 되는 듯 아무런 불평의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모여 있는 사람들은 가볍게 농담을 하고 있었다.
이곳은 '루토카' 라고 불리는 용병 집단의 모임 장소로 쓰고 있었다.
용병들은 다른 사람들이 다 모일 때까지. 자유시간을 즐기겠다는 듯 제각각 이었다.
그러다가 가벼운 발소리가 들리자 사람들은 고개를 돌렸다.
이런 발걸음을 내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검은 머리카락의 작은 체구의 소년 딘이였다.
용병들은 씩 웃으면서 인사하거나 소리지르며 그를 반겼다.
"여어~ 딘. 오랜만이야."
"네."
"일하러 온거냐?"
"네."
딘은 짧게 대답하고는 비어 있는 한 자리에 앉았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딘의 체구는 옆에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가 될 정도로 작아 보였다.
아무 말도 안하고 앉아 있던 딘은 또 다른 한 사람이 들어오자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는 딘을 발견하고는 그에게 다가왔다.
그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귀찮은 모양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오크 사냥. 훼이림에서 자주 출몰하는 오크들을 잡으려고 성에서 돈을 모아서 용병들을 고용한 것이었다.
한 마리는 성인들 몇 명이 잡을 수 있었지만 여러 마리가 때를 지어
몰려다니는 바람에 장정이 달려들어도 피해 보기 십상이었다.
딘은 오크 사냥에 대한 설명을 살짝 보고는 빙긋이 웃는다. 역시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쉽겠는데요."
"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과찬이네요. 마스터."
딘은 빙글 웃었다. 마스터라 불리는 붉은 머리의 사내는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이제 출발하자고 소리질렀다.
그러자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란스럽게 하지만 금방 자신의 물건들을 챙기면서 밖으로 나갔다.
모두들 나가자 그는 소년을 보면서 말했다.
"너에게 마스터란 소리를 들을 자격은 없을 텐데."
"...상관없지 않나. 칼은.."
"후."
딘은 중얼거리고는 탁탁 소리를 내면서 사람들 쪽으로 달려갔다. 칼은 자신의 짐을 간단히 들어올렸다.
그가 가지고 있는 짐이라곤 바스타드소드 밖에 없었다.
그는 터벅터벅 사람들을 뒤따라 걸었다.
"다들 모인 것 같네요."
딘이 사람들의 수를 세어 보고는 터덜터덜 나오는 칼에게 말했다.
꽤나 넓어 보이는 마을 광장인데도. 덩치 큰 용병 장정들 몇십 명이 자리를 차지하자 좁아 보이기만 했다.
눈짐작으로 보던 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용병들은 푸른 훼이림의 입구로 들어섰다.
훼이림에 나무들은 키가 컸다. 얼마 들어가지 않아서 드문드문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비쳐지고 있었다.
선두에 선 칼은 딘과 조금조금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경을 곤두 세웠다.
사람들은 비꼬는 듯하면서도 알겠다는 듯 여러 가지를 묻는다.
검을 쓰는 것을 몇 번 보기는 했지만 딘은 자신이 마법사라고 우기면서 마법을 써 댔다.
보통 용병들은 그려러니 했지만 어린 나이. 딘의 나이는 많아도 15..로 보이는데 비해서 많은 마법들을 써 대는 것이었다.
딘은 분명히 4서클일꺼라며 용병들은 예상을 했지만 딘은 글쎄요 라며 그들을 질문을 회피했다.
"4서클 아닌가..."
"칼마저도 그러는 건가요?"
"궁금하지 않다는 것은 거짓말 아닐까?"
"그렇겠죠?"
"흠"
칼이 칼을 고쳐 잡고는 계속 걸었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를 정도가 되자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들이 들려 오기 시작했다.
떠들던 용병들은 조금씩 조용해지고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고 있었다.
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동그랗게 말았다.
주위에 오크 서식지가 있는 모양이었다.
"자... 그럼 가보실까나?"
딘의 작은 소리와 함께. 용병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오크들을 향해 달려갔다.
"자아. 오늘도 한방 하련다!"
"오늘 많이 잡는 사람 한턱 쏘기다!"
"꾸루루루룩!!"
챵
금속의 물체끼리 부딪쳐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몇몇 오크들이 인간들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몇몇은 방패를 가지고 용병들을 때려죽일 기색으로 달려들고는 했다.
용병들은 씩 웃으면서 간단히 오크들을 처리할 뿐이었다.
오크들은 정말 보기가 흉했다. 돼지머리에 사람의 몸통. 가끔 사람들의 언어를 쓰면서 욕을 하는 오크들은 정말이지 더욱더 싫었다.
"욕이라니. 쳇"
"나는 한달전에 이런 말을 들어 봤다고. 오크만도 못한 녀석들!"
"오크만도 못한 녀석들이면 자신들 욕 아니냐?"
"그럴지도...?"
그리고 용병들은 그런 와중에도 경험담을 얘기했다.
"..... 파이어 볼!"
딘은 뒤에서 보조를 하면서 마법을 썼다. 파이어볼을 맞은 오크는 구수한 냄새를 내면서 익어 가거나 탔다.
그는 코를 슥 하고 문지르고는 다른 마법들을 준비했다.
".... 워터 스크린!"
물이 촥 펴지면서 간간이 붙어 있는 불들을 껐다. 혹시 산불이라도 나게 되면 큰일이라고 중얼거리면서 딘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딘 이쪽이다"
"네."
딘은 소리를 지르는 다른 용병을 발견하고는 아이스를 시전하고는 달려갔다.
오크가 얼고 산산조각이 났다.
그 용병은 딘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다시 다른 쪽으로 달려갔다.
"이런것도 재미있는데.. 왜 '카딘'은..."
딘은 피식 웃었다. 누군가 모를 이에게 말하는 듯 했다.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동안 딘은 생각에 빠져 들었다.
계약.
이동.
변화.
적응.
벌써 몇 달이 지났는지 몰랐다.
자신의 기억을 따라 간 곳에서 쉬고. 심심할 때는 용병 길드에 가서 사람들과 어울렸다.
가끔 왕궁에 변장하고 가서 놀리기도 하다가. 그렇게 지냈다.
카딘은 용병 길드가 좋았다.
자신이 4서클의 마법사로 알고 있지만 만약 자신이 카딘 타루온.
18살의 대현자. 대마법사라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될까? 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순진한 사람들은 이 카딘과 그 카딘이 다르다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었다.
자신의 정체를 알고서 조아리는 사람들보다.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 웃고 즐기는 것이 더 좋았다.
멍해있는 카딘에게 말을 건 것은 칼이었다.
"슬슬 끝인가?"
어느새 살아 있는 오크들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루토카의 용병들은 그렇게 나쁜 실력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었으니까.
"끝이군. 수고했다."
카딘의 예상대로 일은 쉽게 끝났다.
사람들은 자신의 칼에 묻은 피를 닦거나 자신이 몇 마리를 죽였는지 한번 세보고는 환호를 지르거나 했다.
칼이 딘에게 다가오며 예의 인사를 했다. 딘은 빙글 웃었다.
"너는 일이 끝나면 잘 웃더군."
"보기 흉한 가요?"
"잘 어울린다 생각한다."
"고마워요."
"......"
카딘은 피식 웃었다. 이런 냉정해 보이는 용병 아저씨는 의외로 웃기는 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냉정해 보이면서도 소탈하고. 다정다감한 이상한 사람. 리더러는 적격이라고 생각 했지만 서도 말이다.
얼음 사자.? 헛소문이라고 아주 예전에 그렇게 치부해 버렸다.
뭐 의외로 잘 싸우기는 하지만. 카딘은 칼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자 씩 웃으며 얼버무렸다.
"너 이상한 눈이었다."
"그랬나요?"
"......"
"어이. 대장. 이제 가자고. 배가 고파 죽겠어."
"알았다. 모두들 철수 준비했나?"
"당연한 거 아냐!"
사람들은 큰소리로 대답했다. 어린애 같은 부분이 있었다.
이구동성으로 숲이 울릴 정도로 크게 대답한 용병들은 자신이 왔던 길로 돌아 마을로 향했다.
숲에 들어왔을 때보다 가벼운 발소리였다.
"돈~ 돈."
어떤 한 용병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자 다른 용병들도 제각기 떠들면서 웃었다.
"..오늘도 끝났는걸."
"..그런가?"
"쉽게 끝났어요."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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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은 가엽다..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자율 언제나 빼먹는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