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아픈 머리를 이끌고 내려오는 날 한심하게 보는 부모님.. 그러나 한
마디도 꺼내시지 않는다. 이럴 땐 정말 우리 부모님은 무섭다니까..
"은혜야 머리는 괜찮니?"
엄마의 걱정스러운 목소리..
"네.. 죄송해요.. 다시는 술 마시지 않을께요.."
내가 반성을 하는 기미를 보이자 그제서야 화가 풀리셨는지 금방 시끄
러워진 아침식탁..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우리집이다.
"야! 강은혜 너 쟤 어떻할 거냐?"
오빠가 손으로 가르킨 곳으로 내 시선이 따라가기 시작하였고 그 곳
에서는 아직도 술에 취해서 자고 있는 주혜가 보였다.
"쟤 왜 우리 집에서 자?"
"니가 어제 새벽까지 붙잡고 있었잖아"
"정말? 0.0"
"글쎄-"
"뭐야 ㅡㅡ^"
내 말을 싸그리 무시하고 앉는 싸가지 없는 우리 오빠 강.상.우. 이런
울 오빠가 뭐가 좋다고 대학 때 부터 여자들이 줄줄이 따라 다녔는지..
나는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었다. 수
두룩한 편지와 꽃다발.. 나는 그 중에서 편지 하나를 집었다.
"강은혜 너 뭐 보냐?"
"오빠한테 온 연애편지"
"그걸 왜 니가 읽어?"
"연애편지 많이 읽고 나도 좀 써볼려고 그런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부모님께서 날 노려보시기 시작하였고, 내 등
뒤로는 말로만 듣던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은혜야.. 이리 앉아 보렴"
난 이제 죽었다. ㅜ0ㅡ 아빠의 말에 몸이 딱딱하게 굳는 것이 느껴지
면서 아빠가 가르키는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우리 집 가훈이 뭐지?"
"항상 웃는 얼굴로 지내자"
"그거 말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하자"
"은혜야..."
아빠의 가라앉은 목소리.. 이럴 땐 정말 무섭다
"대학가기 전에 연애하지 말자"
=ㅁ= 내가 생각 해도 참 유치한 우리 집 가훈...(왜 이런 가훈이 나왔
는 지는 나중에 나와요)
"그래 은혜야 연애는 대학가서 실컷하고 지금은 공부해야지 공부.."
"장난으로 해 본 말인데..."
"장난으로 해 본 말이라고 해도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말아라"
"네에.."
풀이 죽은 내 모습을 보며 웃는 저 사악대마왕 강상우 언젠가는 큰 코
다칠 줄 알어!! 그렇게 한참동안 오빠를 씹고 나자 주혜가 쇼파에서
어기적 어기적 일어났다.
"으~ 머리야.."
"주혜 일어났니;? 이리 와서 같이 아침 먹으려무나"
"네 ^0^"
주혜가 들어오는 동시에 부엌을 나가는 나.. 엄마가 어리둥절 하게
쳐다보시자.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
"지금 동물농장 재방송 하는 시간이야.."
그렇게 말하고 나는 재빨리 리모콘을 잡고 TV를 켰다. 부엌쪽에서는
주혜의 시끄러운 말 소리와 웃음소리가 섞여 나왔고 내 동생과 내 친구
들은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쟤네들은 배도 안 고프나.. 왜 하루 종일 자고 있대? 내가 속으로
혀를 차며 시계를 봤을 땐 11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야! 강유경 빨랑 안 일어나?"
내가 발로 뻥뻥차며 동생인 유경이를 깨우자 유경이는 매우 짜증스럽
다는 얼굴로 자신의 푸른 빛나는 머리를 손으로 쓸어 올렸고 잡티가
하나도 없는.. 하얀 이마가 손 뒤로 살짝 보였다
"머리 그만 만지고 씻고 밥 먹어라 밥 넌 배도 안 고프냐?"
"누나가 무슨 상관인데?"
"너 자꾸 누나한테 덤빌래? ㅡㅡ^"
이미 딱딱하게 굳은 내 얼굴에 힘줄이 하나 솓은 것을 본 동생은 부엌
으로 재빠르게 뛰어갔고 난 나머지 사람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야..! 야! 일어나 학교 늦어?!"
"웅.. 지금 몇신데?"
"11시"
"뭐? 엄마 왜 나 안 깨웠어! 씨~ 학주한테 죽었다. T^T"
얼릉 정신을 차리고 화장실로 가려던 한 아이는 집 구조가 다르다는 것
을 깨닿고 나를 쳐다보았다.
"야.. 내가 왜 여기 있냐?"
"어제 너 우리집 와서 술에 절은거 생각 안 나냐?"
"아.. 그랬구나.. 그런데 은혜야 넌 학교 안 가냐?"
"오늘 개.교.기념일인데 학교를 왜 가?"
"아.. 그렇구나.. 나 잔다 안녕.. 잘자~ ^-^"
"야... 니네 집가서 자 야! 최인영!!"
그렇게 인영이와 나의 실랑이는 20분 동안 계속되었고 주위에 누워(?)있
던 아이들은 시끄러운 우리 목소리를 듣고 깨어났다. (솔직히 시끄러운
건 나 뿐이였다. 인영이는 그대로 잤기 때문에)
"이노무 지지배 완전히 독종이잖어!"
내가 씩씩대며 마지막 수단인 물 뿌리기를 하려고 하자 이 년은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벌떡 일어나 앉았다.
"너 그 물통은 뭐냐?"
"너 한테 뒤집어 씌우려던 물통.."
"...;;; 너 정말 그거 나한테 씌우려고 한 거였어?"
"응"
잠시동안의 침묵... 부엌에서는 주혜가 큰 소리로 웃으며 떠드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12시 30분 엄마는 점심
도 같이먹자고 권유를 하셨지만 내 따가운 눈초리를 받은 아이들은 급
구 사양을 하였다.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LOVE]
여우 & 기사들 - 3편
서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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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
03.07.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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