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소설> 부부는 정말, 악연[惡緣]으로 만나는 것인가? ...<4 화>실화
김건식이등병은 자신에게 베풀어준 호의를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사회에서
익힌 덕트[duct] 기술을 활용하여 연탄, 장작개비 겸용 난로를 제작합니다.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전방부대 내무반에, 건식표 난로가 활활 타오릅니다.
동료 장병들은 환호합니다.
ㅡ"김건식이등병! 고맙다."ㅡ
대대장님,중대장님,선임하사관님,등등 동료 장병들은 김건식 이등병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똘망 똘망 예쁘게 커갑니다.
동료 군인들은 외출때면 의례껏 병원에 들러 아기를 면회합니다.
선임하사님의 사려깊은 고견을 받아들여...김 화랑,으로 지었습니다.
김건식이등병은 딸램이 이름이 화랑,이라서 참 좋습니다.
화랑이는 군인장병들의 마스코드로 사랑을 받고 있는 귀염둥입니다.
장병들과의 눈마치에서 한껏 응알이도 합니다.
김건식 이등병은 가끔 아기엄마 순임씨가 걱정이 됩니다.
자신이 낳은 아기를 버리고, 어떻게 견뎌낼까?
독한사람이라고, 순임씨를 원망하다가도, 선임하사관님의 "용서"라는 말씀을 기억해 냅니다.
ㅡ"그 래, 그리 혀, 그래야 제, 용서해야 제, ... 허 헉..."ㅡ
누군가를 원망하고 탓하고, 서운해서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닙니다. 라 고...
내 자신에게 핑계 합니다.
진짜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눈가에 고여서 흘러 내린겁니다.
아기는 사르르 잠이듭니다.
건식이등병은 모처럼만에 아기에게 애정을 느껴보는 여유를 누립니다.
ㅡ"김이병! 김이병! 특명이 닷! 특명!"ㅡ
선임하사가 반가운 소식을 들고 뛰어듭니다.
ㅡ"네 넷! 무슨? 특명입네까?"ㅡ
ㅡ"임마! 진급 특명이얏! 일등병으로,"ㅡ
"네 에? 알았시우,"
건식은 뾰르퉁한 표정을 지으면서 한마디 내뱉는다.
ㅡ" 그깟것은 대충 알고 있었구먼 요,"ㅡ
ㅡ"임마 얏! 진짜가 또, 있지라 웃! ㅎㅎ훗,"ㅡ
ㅡ" 네! 네 넷!"ㅡ
건식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임하사는 시치미를 뚝 떼며 딴청을 부립니다.
" 김건식 일등병! 진급 축하한다 야,"
임마! 김일병! 군대는 진급순이야,
이등병은 대한민국 군대에서 젤루 쫄병이야,... 마치 갓난아기와 같은 존재에서
환골탈태 하는 일등병 진급은, 진짜 군인이 되는 계급장이이라 구,
봐라, 세상이 당장 달라 보이잖 여?"
"네, 알겠습니다."
"어 어? 근데?... 김일병! 와 시무룩 하노? 바라는게... 뭐 꼬? ㅎㅎㅎ훗,"
"워 따, 다 아시면서...요?
"흐 흐 흐, 임마 야, 뭘? 말이 야?"
"진짜루? 또, 없시 우?"
" 아참! 대대장님의 호출 특명이 또 있지롱, 흐흐흐..."
"네, 에 예? 워메, 진즉 말씀하시잖고 요?"
건식은 부대쪽으로 냅다 뛰어갑니다.
건식은 지례 짐작은 하고는 있었다.
의가사전역이 된다면 아기에게 엄마를 꼭 찾아주겠다고, 마음으로나마 굳게 약속을 하고 있었다.
의가사제대...어쩌면, 나같이 재수없는 놈이, 고런 대박 행운이 터질거냐, 고 ...
지나친 비약이라며, 생각을 접었다가 도,
그래도 혹시? 희망은 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지금은 예감이 좋다.
ㅡ"야! 김일병! 부대까지 뛰어 갈거냐 구?"ㅡ
선임하사는 지프차로 쫒아온다.
"왠? 지프찹니까?"
"임마 야! 대대장님의 특별 서비스라 구,"
김건식은 빛나는 일듣병진급과 동시에 제대 특명이 떨어진겁니다.
김건식은 대대장님과 운명적인 만남으로 해서 무난하게 의가사전역을 하게된것입니다.
대대장님,중대장님,선임하사님, 부대내의 장병들과의 만남은,
건식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운을 주는 운명<運命>적인 만남이었습니다.
운명!<運命>은 노력으로도 개척해낼수도 있지만, 그 노력 자체도 운명<運命>으로 정해져 있다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건식에게 일어나는 모든사고<思考>들이 운명이라면은...
분명... 운명<運命>은 <"인간을 포함한 우주의 일체를 지배한다고 생각되는 초인간적인 힘">임을 실감합니다.
아기엄마 순임씨와의 만남도 운명같은 거였는가?
서로의 눈빛이 마주친 그 순간부터 서로에게서 잠시도 눈길을 뗄수도 없는,
불꽃같은 사랑에 빠지게되는 운명<運命>의 사랑이였습니다.
심지어 순임씨를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할 필요조차없었습니다.
눈빛만으로도 짜릿한 전율과 환희의 극치를 느끼게 되면서,
ㅡ"우리들의 아름다운 궁전을 함께 만들어요,"ㅡ
순임씨와 운명적인 만남은, 눈빛만으로...주저없이 동거[同居]하는 커풀이 된것입니다.
건식은 지난세월, 일년여간의 변화무상한 상황들에서...운명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너무나도 빈틈없이 잘 짜여진 각본입니다.
순임씨의 임신에서 부터, 배아파 낳은 핏덩이 아기를 버리는, 천륜을 져버리는 행위나...
오늘의 의가사전역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진것입니다.
건식은 오늘을 기억하리라고 다짐합니다.
ㅡ오랜 세월이 지나도 나는 결코 오늘을 잊지 않으리,...ㅡ
건식은 많은 격려를 받으며 의가사전역을 합니다.
ㅡ"김일병! 아기 예쁘게 키워요,"ㅡ
ㅡ"감사합니다."ㅡ
서울의 봄은 여인네들의 가벼운 옷차림에서 시작됩니다.
충무로 인현동은 역시나 활기찹니다.
건식은 아기를 안고 어색한 기분으로 터덜 터덜 인현동 골목에 찾아듭니다.
달포전 대대장님의 배려로 순임씨의 행방을 찾아, 두어차례 인현동 나들이를 했었습니다.
아기엄마 순임씨를 사방팔방으로 찾아 다녔지만,
어찌나 꽁 꽁, 숨어벼렸는 가,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땐, 제한적 휴가라서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아기를 안고 터덜 터덜 어색한 기분으로 인현동 인쇄소 뒷골목 하꼬방동네 허름한 집에 당도한다.
전번 참, 외출 때 미리 계약해놨던 하꼬방동네 방이다.
이렇게나마 방을 얻고 준비할 수 있게 끔, 도움을 주신분은 대대장님이시다.
물론, 그외 동료 장병 여러분들의 십시일반 덕분이기도 합니다.
남자가 혼자서 아기를 키운다는 부담이, 마침내 현실이 됩니다.
건식은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품에 안겨있던 아기가 옹알이를 합니다.
건식은 아기의 옹알이를 받아주면서 눈마춤을 합니다.
아기는 눈 마춤에서 옹알이를 하다가 베싯 웃습니다.
아기는 동료 장병들의 손을 타서인지 낮을 가리지 않습니다.
제대 며칠전에는 수간호사의 실습교육이 있었습니다.
ㅡ"아기 돌봄 교육을 받아보시는게 어떨까요?"ㅡ
ㅡ"네 네, 감사합니다."ㅡ
홀로 남자가 아기 돌보미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
걱정이 컷었는데...
간호사들의 세심한 실습교육은 아기에 관한 문외한이였던 건식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ㅡ"아기의 얼굴을 보면서 웃어주고 얼러주면요, 아기는 자라면서 표정과 감정 표현이 풍부해져요,"ㅡ
ㅡ"아기맘마 분유는 3시간쯤에서 길어야 3시간반쯤, 120~140정도 이유식은 하루에한번정도 먹이세요,
처음엔 쌀미음으로 시작해서 애호박, 감자,야채등을 석여먹이면 더 좋고요,"ㅡ
아기가 금새 칭얼거리며 웁니다.
배가고픈것도 아닌것 같은데, 아기는 울먹거리다가 힘차게 울어뎁니다.
건식은 안절부절 어찌하지를 못합니다.
ㅡ"똑, 똑,"ㅡ
ㅡ"네?"ㅡ
안집 아주머니다.
"걱정이 되어서요, 아기 엄마는 어디 가셨어요?
"아 뇨, 글세요,"
"아기가 아픈가 봐요?
제가 안아 볼께요,"
"네 에?"
"어머! 아기가 응아를 했네요,
어쩌믄 몇차례나 응아를 했어요,
아기 엉덩이가 벌겋게 짖물렸네요,"
건식은 아기에게 미안하고, 자격없는 아빠라고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어쩌면 이럴수가, 생각은 했으면서도 이토록이나, 깜밖 잊고 있었다 니,
다행이 쥔집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무난히 잘 넘겼으나,
앞으로의 닥칠 일에 걱정이 큽니다.
"어떤 사연인가는 몰라도 요, 젊은 남자가 아기를 어케 키울려고 요?
암튼간에요, 며칠간은 저희가 아기를 봐줄테니깐 요,
수고비나 톡톡히 내세요,
"네 네, 넘 감사합니다."
건식은 인덕이 있는게 확실합니다.
사람이 반듯하게 생겼다는 것은, 호감이 가는 선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인가 합니다.
성격도 모나지 않고 차분해서 누구나 편한 마음으로 쉽게 접근해 온것입니다.
방금전에도 아주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은 큰 낭페일 것입니다.
어쩌면 아기가 아프지않나 해서, 병원으로 달려갔을 겁니다.
곧 연제합니다.
글 우두봉/ 오명원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수고하셔요.
즐감요
즐감하고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