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흐름을 읽는 데 신문만 한 것이 없다는데, 사실 경제 신문을 꼬박꼬박 읽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바짝 다가가 읽어보지만 매번 어려운 용어가 툭툭 튀어나오니 한 줄 읽고 막히고 두 줄 읽고 막힌다. 휴, 경제 기사도 연예 기사처럼 재미있을 순 없을까? 경제교육연구소 소장, <경제 기사 궁금증 3백문 3백답>의 저자 곽해선 씨가 경제를 보는 실력을 키워주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자신만의 목적을 정하고 보라 경제 기사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종류가 다양하다. 기사를 대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뉴스만 찾아 읽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면 관련 이슈를 전반적으로 깊이 이해할 수 있고 흥미도 더 생긴다. 학생이라면 장차 취업하려는 기업의 동향과 관련 있는 기사를, 직장인이라면 업무와 직결되는 업계 동향과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 정치나 행정과 관련 있는 뉴스를 주로 볼 수 있다.
연재 기사의 첫회 분은 놓치지 말자 연재물의 첫회 분은 특히 공을 들이기 마련. 경제 기사의 연재물 첫회는 최근의 경제 흐름, 새롭게 떠오르는 화제를 다뤄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손쉽게 파악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자세히 읽을 시간이 없다면 스크랩해두고 잘 모르는 내용과 용어가 나오더라도 꼼꼼히 읽어두면 도움이 된다.
‘A=B’라는 앞뒤 관계를 생각하며 읽자 경제현상은 수학 문제처럼 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사회 현상의 하나이기에 대개 A라는 원인이 있으면 B라는 결과가 생긴다. 평상시 기사를 읽을 때 사건의 앞뒤 관계를 짚어보는 습관을 들이자. 예를 들어 금리가 이렇게 오르는 추세이니 앞으로 주가가 떨어지겠구나, 미국에서 부동산 대출 부실이 급증한다니 미국 소비가 부진해져 우리나라 수출에도 영향이 있겠구나, 그럼 주식이나 펀드 투자 수익도? ‘헉, 큰일이다!’ 라는 결론이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지는 형식. 습관이 붙으면 더욱 구체적으로 경제 예측이 가능하다.
제대로 된 참고서적 한 권은 든든한 재산새로운 용어가 쉴 새 없이 나오기 때문에 사전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경제 이치를 쉽게 설명해놓은 참고서(만화도 좋다)를 한 권 선택해 읽자. <경제 상식 사전>과 <만화 경제 기사 따라잡기>를 추천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단도직입적으로 돈 불리는 법만 알려주는 제테크 서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 특정 상황에만 통하는 실전 제테크의 방법론은 상황이 달라지면 적용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숫자가 많은 기사는 한두 개만 보자 다양한 숫자로 점철된 경제 지표는 사람을 질리게 한다. 기사에 숫자가 여러 개 나오면 한두 개 숫자만 주목하고 나머지는 그냥 넘기자. 대신 기억한 한두 개의 숫자를 일상생활에 경제 이야기가 나오면 의식적으로 써먹는 노력을 기울이자. 경제 지표를 활용하는 감각도 자연스럽게 붙고 경제 식견도 높아진다.
주식 시세는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챙겨서 보자 경제 감각을 키우려 한다면 주식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주식 시세 뉴스는 자주 접하는 것이 좋다. 주가 변동은 경제의 흐름을 거울처럼 반영하기 때문이다. 아무 종목이나 하나 골라 실제로 얼마어치의 돈을 주고 샀다고 가정하고 그 시세가 오르내리는 것을 열심히 찾아 읽어보자.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 동향과 경제계 사건, 신제품 정보에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A국내의 경제 기사만 읽어선 시장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요즘입니다. 투자와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에 경제 혼란이 발생하면 그 나라에 투자하는 나라도 덩달아 경제가 불안해집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곤두박질하면 우리나라 기업.은행.정부에 돈을 빌려주고 투자한 미국, 일본, 유럽 등 부자 나라도 줄줄이 타격을 입는 것과 같은 이치죠. 그래서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국제경제 교류.협조가 한층 높은 관심사가 돼요. 해외 경제 기사를 볼 때 이처럼 큰 구도의 세계 경쟁과 상호의존성을 염두에 두면서 국가 간 자원.상품.인력의 이동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특히 원유 같은 주요 원자재의 국제 시세에도 주목하세요. 지구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은 국제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걸핏하면 분쟁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러면 이내 국제 유가가 급등해 자연스럽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돼죠. 마지막으로 환율과 금리 움직임도 중요해요. 환율.금리의 움직임은 각국 통화와 주식, 채권의 시세를 변동시키기도 하고 무역과 투자는 물론 개개인의 재테크 문제에까지 두루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귀찮아도 Check it!
직장인이라면 꼭 업계 동향 파악을
업계 동향 기사는 직장인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특히 경쟁 관계에 놓인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 동향을 주목하자. 해외 업계 동향도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나라에 정치.경제적 변화가 일어나면 그에 따라 법령과 상거래 질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업계 동향은 주식 투자에도 꼭 필요한 정보다. 취직하려는 학생, 이직 하려는 직장인도 어떤 기업이 자기 경력과 능력을 살리는데 도움이 될지 가늠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재테크 맹이라면 금융 기사에 주목
경제 기사 중에서도 특히 금융 기사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쓴 약이 몸에 좋은 것처럼 어려운 금융 기사야말로 열심히 읽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현대 경제에서는 금융.경제 영역이 자꾸 커지고 있다. 또한 금융계의 움직임이 경제 전반을 움직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는 경제 흐름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금융에 친숙해지려고 노력할수록 경제는 분명 내것이 된다.
경제 전반을 꿰뚫으려면 정책에 관심을
국민 경제는 정부가 주도해나간다. 그러므로 국민 경제의 움직임을 아는 첫걸음은 정부 경제정책을 보는 데 있다. 정부 경제정책은 재정.금융정책 등이 핵심이다. 재정.금융정책 관련 기사는 신문에서 경제면뿐만 아니라 정치면에서도 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또한 기사 밑에 주석처럼 용어를 정리해주거나 해설 기사를 함께 싣는 경우가 있는데, 해설 기사는 사건의 요점을 더 쉽고 자세하게 알려주므로 꼭 읽고서 스크랩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