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우리도 이중섭을 고흐만큼 존경해줘야하지 않나?外

[신나라]

 

1. 이중섭의 삶

내가 가장 사랑하는 미술가 고흐를 연상시키는 이중섭...
가진 것 없는 예술가였던 그는 6.25 전후의 참혹한 상황에서 가족을 데리고 제주에 갔다가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아내와 아들들을 아내의 친정인 일본으로 떠나보내게 된다.
그가 서귀포 바다를 떠날 수 없었던 건 오로지 일본에 있는 아내와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있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막노동으로 전전하던 그는 결국 돈을 벌어 가족들을 데려오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41세의 젊은 나이에 영양실조와 간염, 거식증과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겪다가, 지켜보는 이 하나 없는 곳에서 쓸쓸히 숨을 거두고 말았다.

부두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면서 먹을 게 없어서 바닷가에서 게나 조개를 잡아 끼니를 연명하면서도 그것이 늘 미안해 그리는 그림마다 게나 조개를 그려넣었다는 그...

이중섭과 일본 유학시절부터 함께 했던 백발의 평생지기 화가 한묵 화백은 시대와 불화했던 외로운 천재의 예술혼을 기리는 절절한 말들로 이중섭을 추모했다.
지금은 전설의 화가로 추앙 받는 이중섭 화백이지만 살아 생전 그의 그림은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묵 화백은 회고했다.
북에서는 인민의 적이라고 공격 받았고 남에서는 풍기문란이란 이유로 그림이 철거당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젊은 날의 이중섭은 멋진 외모에 솔직한 성격으로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중섭이가 권투를 배워 일본인들이 건방지게 굴면 때려주기도 했죠. 여름에 원산해수욕장에서 팬티 바람으로 서 있을 때 보면 중섭이 체격이 얼마나 근사했다고요."
일제 말기, 한 화백은 금강산 온정리에 머물렀는데 이때 원산에 살던 이중섭과 왕래가 잦았다고 한다.
"중섭이는 골치 아픈 일만 있으면 휙 하고 금강산으로 달려오곤 했습니다."

한 화백은 이중섭의 예술적 좌절도 곁에서 지켜봤다.
"광복 후 당시 예술동맹에서 중섭이 그림을 소련평론가들에게 보여줬어요. 그런데 이들이 중섭이 그림을 보고 대뜸 인민의 적이라는 거에요. 소가 싸우고 닭이 싸우는 듯한 그림이 인민에게 공포심을 준다나요. 내용이 틀렸다는 겁니다. 그러니 중섭이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어요. 그의 병은 근본적으로 여기서 출발했을 겁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 화백은 이중섭의 월남 배경을 짐작했다.
"이중섭이 표현의 자유를 찾아 남으로 내려왔지 않았나 싶어요. 북에서는 전시하려고 하면 당문화부 심사를 받아야했으니까요. 그림을 전부 이데올로기로만 평가했기 때문에 심사할 때 '왜 빨간 꽃이 적으냐'는 식으로 트집 잡곤 했지요."
그렇다고 이중섭이 남에서 예술적으로 행복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피란 시절 한 화백은 이중섭과 부산 남포동에서 '콩쥐팥쥐' 오페라 무대장치를 맡았는데 이때 이중섭의 유명한 '은종이 그림'이 탄생했다고 한다.
"극단장이 가끔 우리에게 담배를 주곤 했는데 중섭이가 어느 날 변소에서 일보다가 옆에 굴러다니던 꼬부라진 못으로 담뱃갑 은종이에 그림을 그려봤답니다. 이후 우리 담뱃갑도 전부 달라고해서 열심히 그렸지요."
이중섭은 은종이 위에다 주로 아이들을 그렸다.
"벌거벗은 아이들이 가족들과 장난치는 내용인데 이게 또 문제가 됐어요. 서울서 은종이 그림을 전시하는데 '왜 이리 나체가 많으냐' '풍기문란이다'라는 비난을 받고 그림이 강제 철거당했어요. 중섭이에게는 큰 쇼크였지요."

어느 날 대구에 머무르던 이중섭을 시인 구상이 서울로 데려왔다.
"깜짝 놀랐어요. 그 잘생겼던 중섭이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됐을까 하고요. 통 먹질 않고 사람도 몰라보는 거에요."
거식증에 걸린 것이다.
한 화백은 친구들과 의논해 이중섭을 당시 육군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어느 날 가보니까 어느 환자를 꽁꽁 묶어놓고 때려가면서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거에요. 중섭이도 저런 학대 받는 것 아닌가 싶어 다른 병원으로 옮겼어요."
한묵 화백은 이중섭이 거식증에 시달리며 투병 생활을 하던 과정을 자세히 털어놓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한때 상태가 호전되는 듯했던 이중섭은 다시 청량리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이어 적십자 병원에서 죽었다.
"화장하고 나니 중섭이는 없어지고 뼈다귀만 남았어요. 그 가루를 반은 처가 있는 일본에 보내고 반은 망우리 묘지에 묻은 뒤 친구들과 비석을 세워줬습니다."

* 일화 하나 *
이중섭이 피난을 가면서 집을 지키겠다는 어머니를 북에 남겨두고 왔다. 이때 이중섭은 어머니가 앉았던 방의 장판을 동그랗게 오려가지고 품어온다.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어머니 엉덩이가 놓였던 장판을 안겠노라고...

그는 그 장판에 그림을 그리며 어머니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 일화 둘 *
이중섭의 막역한 친구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일화다. 기다려도 며칠씩이나 문병을 오지 않는 이중섭을 섭섭해하던 친구의 병실에 드디어 어느날 이중섭이 나타난다.
섭섭하다고 나무라는 친구에게 이중섭은 차마 빈손으로 올 수가 없었다고 말하며 천도 복숭아를 그린 한 폭의 그림을 내밀었다고 한다.
"천도를 그린 거라네. 예로부터 이 복숭아를 먹으면 무병장수한다고 하지 않던가. 눈으로라도 먹고 어서 털고 일어서길 바라네.”
과일을 사 올 돈이 없어 며칠동안 그림을 그려 가지고 온 것이다.

* 김춘수가 만난 이중섭(李仲燮) *

광복동(光復洞)에서 만난 이중섭(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동경(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남포동(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東京)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아내에게 보낸 편지

이중섭은 그의 아내 마사코에게 '남쪽에서 온 덕이 많은 사람'이란 뜻으로 '남덕'이란 이름을 붙여줬다고 한다. 떨어져지내는 동안 이중섭은 아내에게 수도 없이 많은 편지와 엽서를 보내는데 아내가 좀처럼 답장을 하지 않자 사흘에 한번이라도 답장을 해주면 안되겠냐고 투정을 부렸단다. 기다렸던 아내의 답장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우표 살 돈이 없어서요"

편지마다엔 자신이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림을 팔아 돈을 벌면 어떻게 함께 모여살 수 있는지에 대한 꿈들이 가득하다. 그는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매일 한끼를 먹으면서도 그림그리기에 그렇게 매진할 수 있었던가 보다.

* 김춘수가 지은 시, 이중섭 *

아내는 두번이나
마굿간에서 아이를 낳고
지금 아내의 모발은 구름 위에 있다.

봄은 가고
바람은 평양에서도 동경에서도
불어오지 않는다.

바람은 울면서 지금
서귀포의 남쪽을 불고 있다.

서귀포의 남쪽
아내가 두고 간 바다,

게 한 마리 눈물 흘리며, 마굿간에서 난
두 아이를 달래고 있다.

2. 이중섭의 소

이중섭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소는 일본의 지배 아래 죽도록 일만 하는 우리 민족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북한 땅에서 소 그림을 그리던 이중섭은 소련 평론가의 지적에 따라 민중에게 나쁜 공포감을 낳게 하는 그림이라며 수시로 사상검증을 받았다.

* 일화 하나 *
한국의 전시회 때 이중섭의 그림을 본 어떤 외국인이 이중섭에게 "이중섭의 소그림은 스페인의 투우소처럼 힘이 있다" 라고 하자 이중섭은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난 한국소를 그렸는데 스페인 투우소라니" 그 외국인은 오해를 낳았다며 사과하면서 그림을 사고 싶다고 했으나 이중섭은 끝내 그에게 그림을 팔지 않았다
이중섭이 일제시대에도 일본인들 앞에서 한국노래를 부르고 자신의 그림에 사인을 할 때에도 한자어나 일본어가 아닌 <한글>로 "ㅈㅜㅇㅅㅓㅂ"이라고 적었던 것도 그 당시 분위기를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소의 말(이중섭 지음) *

높고 뚜렷하고
참된 숨결

나려 나려 이제 여기에
고웁게 나려

두북 두북 쌓이고
철철 넘치소서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

아름답도다 여기에
맑게 두 눈 열고

가슴 환히
해치다.

 

 

 

 

 

 

미술작품을 평가할 때 그 화가의 일생이 평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되는 것일까? 이중섭의 삶에 대해 더많이 알면 알수록 그의 그림들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애틋함과 따스함이 더 환히 들여다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이중섭의 群童畵

 

 

제주도의 이중섭기념관

미술평론 김호 | 김호
http://blog.naver.com/ahddnwhtpqzl/120042664263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귀동
◐Tel : 064-710-3312

◐소개
6.25중에 서귀포에서 피난 생활을 하며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땐 천재화가 이중섭을 기리기 위해 피난 당시 그가 거주했던 곳 일대거리를 이중섭 거리로 지정했습니다. 서귀포시의 문화 예술의 중심이 되고 이 곳에 계란형으로 만들어진 추모포석이 있습니다
이중섭 화가가 피난생활 거주했던 집에 들어서면 불우한 시대를 살았던 그의 비극적 삶과 예술혼이 가슴 깊이 사무쳐 옵니다. 미술관에 들러 그림을 감상하고, `이중섭 예술제`에 참여하여 그의 예술혼을 되새겨 보십시오.

◐교 통
○ 대중교통
출발 경로
공항 제주공항 →리무진버스→중문 단지→뉴경남호텔(하차)→시내버스 이용→이중섭거리
중문 중문우체국→시내버스이용→이중섭거리
서귀포 서귀포시 시외버스터미널→시내버스이용→이중섭거리
대중교통문의 064) 710-6241
　 　
○ 렌터카/자가용
출발 경로
공항 제주공항 →195번 평화로(구서부관광도로)→중문→신시가지→서귀포시내→이중섭거리
중문 중문관광단지→서귀포시내→이중섭거리
서귀포 서귀포→서귀포시내→이중섭거리
서귀포시내에 있어서 찾기가 쉽습니다.

[출처] [본문스크랩] 이중섭-우리도 이중섭을 고흐만큼 존경해줘야하지 않나?外|작성자 정훈장교

[늘웃음]

고흐보다 더 존경함니다 ~덕분에 다시 한번 새기고감니다~~

[마리]

이 글에 공감합니다. 제주에 갔을때 벼르고 이중섭문화관을 칮았지요.그의 작은 초가집도...한 사람이 눕기도 좁은 그 곳에 어찌 네가족이 살았을가요?
단명하였기에 작품수도 적고.... 맘이 너무 아프더이다. 김영갑 사진작가의 두오막갤러리도 찾아갔지요. 인간적으론 불운했지만 예술가로서는 더없이 행복했던 그...그의 시선으로 제주를 보고 와서인지 아직도 마음을 제주에서 찾아오지 못했습니다.

[행복해라]

이중섭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아프다 못해 슬퍼 눈물 짖죠..
내중에 제주에 가면 작은 초가집에 들러
님의 흔적 이라고 느껴 보고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는걸 말하고 올라요..

[당신의 향기]

동양의 고흐 로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
이 시대에서 활동했더라면 얼마나 많은 붓질을 자유롭게 하였을지 안타까워 ...
가슴아픈 삶의 이야기가 무엇보다 가장 큰 그림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