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에 소면 처음부터 넣었을까?
설렁탕에 소면이, 육개장과 갈비탕에는 당면이 들어간다. 처음부터 국수가 이들과 함께 세팅되었을까.
설렁탕에 대한 역사적 문헌에서 국수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는 아니고 과거의 어느 순간부터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우연히 쌀의 사회사에 관한 책을 읽다가 1960년대 박정희 체제의 혼분식 장려정책에서 그 맥락을 찾을 수 있었다.
식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 식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주식인 쌀의 생산을 늘리는 증산정책과 쌀의 소비를 줄이는 ‘혼분식 장려정책’, 두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1962년 신문 보도를 보면, 국가가 개인의 일상생활을 이렇게까지 ‘체계적’으로 규제하다니,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일반 가정에서는 이틀에 한 번은 밀가루 음식을 먹고, 음식점에서는 2할 이상의 잡곡을 섞게 했다.(1962. 12. 29. 조선일보) 이후 1966년에는 쌀로 술을 빚는 것을 전면금지했고, 1969년에는 매주 수요일, 토요일을 ‘무미일無米日’로 지정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쌀로 만든 음식을 팔지 못하게 했다.(김태호, 근현대 한국 쌀의 사회사, 들녘, 2017)
설렁탕과 ‘국수’의 만남도 이 과정에서 생겨났다. 1964년 8월부터 음식점에서 파는 육개장, 설렁탕 등에 쌀을 절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절반을 잡곡, 국수를 혼합 조리하도록 한 것이다. 쌀 자급이 달성되고 규제가 풀린지 한참 지난 지금, 설렁탕에서 잡곡밥은 사라졌고 국수는 남았다. ‘밀’의 변화무쌍한 경쟁력과 친화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자료 출처: <대산농촌> 사이트에서 일부 발췌
-펌
설렁탕 집 사장님의 승부수
첫댓글 그렇군이요^^
썰렁할때 설렁땅이 최고 입니다~ ㅋ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