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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시들ㅇㅅㅇ/
30일 개봉한 <하이라이즈>를 보고 왔어. 사실 나는 26일 시사회를 통해서 먼저 영화를 봤고, 어제 두번째로 보고옴.
영화 후기는 처음이라 넘나 떨리는것....
이 후기는 추천도 비추도 아닌 애매모호한 후기야. 개인적으로 나는 하이라이즈 호에 가깝게 봤어. 완전히 호라고 하기에는 조금 찝찝하고 불호라고 하기에는 또 꽤 매력적인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8ㅅ8..
워낙에 불친절하고 난해하다는 얘기들이 많아서, 내 후기랑 내 나름대로의 해석도 함께 써보려고해. 스포밭인 주관적인 해석은 더보기에 있고, 여기에는 최대한 스포 자제할게.
일단 영화는 J.G 발라드의 소설 <하이라이즈>를 원작으로 하는 디스토피아물이고, 하이라이즈라고 하는 75년 당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초고층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광기와 인간성의 몰락을 보여주고 있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하이라이즈> 겁나게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임. 마블 시리즈를 제외하고 톰 히들스턴의 필모들 대부분이 호불호가 갈리지만, 하이라이즈는 평이 더욱 극명하게 갈릴듯해.
감독인 벤 웨틀리는 칸 광고제에서 상을 탔던 이력도 있고,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해서인지는 몰라도 굉장히 세련되고 감각적인 미장센들을 보여주고 있어. 트레일러에서도 그랬지만 영화 자체가 굉장히 잘 빠진 광고를 보는 듯한 기분. 영화 내용상 쓰레기들이나 시체들이 즐비한데 그 엉망인 내부 마저도 하나하나 신경써서 '예쁘게' 배치해놨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 시사회 끝나고 시네마톡 했는데 그때 '지옥에서 돌아온 웨스 앤더슨(그부호 감독)' 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ㅇㄱㄹㅇ...음악도 좋았음.
영화 속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긴하는데, 일부 장면들을 제외하고서는 예쁘게 잘 다듬어서 보여주는 편이라서 더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한 느낌이었어. 아마 하이라이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런걸 매력포인트로 꼽겠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극혐할..그런 분위기.
초반 한장면을 제외하면 나 기준 그렇게 무서운 장면은 없는 것 같은데, 영화 전반에 똘끼가 깔려있어서 비위 약한 여시, 심약한 여시에게는 보지 않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진짜 불친절한 영화여서 쉽게 이해하기 쉽지 않음. 소설을 본 여시라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겠지만, 소설을 봤다해도 영화가 확 와닿지는 않을거야...껄껄. 계속 쟤네 왜저래? 하면 휙 넘어가고 쟤넨 또 왜저래? 하면 휙 넘어가. 확실히 대중적인 영화랑은 거리가 멀지만 아주 못만든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음. 장면장면의 개연성을 따지자면 참 어려운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 자체는 확실하거든. 요목조목 뜯어볼 부분도 많은 영화고.
히들이 팬인 여시라면 그냥 보러가. 꼭 보러가ㅠㅠㅠㅠ
히들이가 수트 입고, 벗고, 짜증내고, 잣잣하고, 울고, 샤워하고, 나체로 일광욕 하고.....헉헉...히들이 여태까지 필모 중에서 제일 또라이 같은 캐릭터인거 같음ㅋㅋ 그리고 히들이 눈 클로즈업부터 시작해서 히들이 정말 예쁘게 잡아줌. 히들이의 쭉쭉 뻗은 몸매...진짜 넘나 눈호강 하는 것ㅠㅠ 목소리도...귀르가즘 쩔고요?ㅠㅠㅠ미들클래스를 대표하는 전문직 의사답게, 반듯하고 엘리스트러우면서도 뒤로 갈 수록 한없이 망가지고 더러워지는 모습까지...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 고요하게 미친놈임ㅠ 하..심장떨려..
그리고 이제 히들이 수트는 반바지로 줘라ㅠ 종아리 존예..암튼 걍 다 좋으니까 히들이 덕후면 보러가. 얼굴 보러 가.
요약
1. 내가 히들이 팬이다 -> 필수 관람
2. 비위가 약하다 -> 보지마세여
3. 히들이 팬인데 비위가 약해 -> 어떤 마음이 더 큰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해ㅇㅅㅇ
더보기에는 내 나름대로 생각한 해석? 리뷰?야.
처음부터 끝까지 스포 쳐발쳐발이고, 개인적인 감상과 생각들임을 참고해줘.
제한된 공간과 그 속에서 계급이 있다는 점에서 <하이라이즈>는 영화 <설국열차>와 많이 비교되는듯 해. 실제로 수입사에서도 '설국열차의 수직버전'이라는 단어를 쓰며 홍보를 했고. 하지만 이 영화와 설국열차는 비슷한 영화가 아니야. 내가 원작을 읽었을 때, 설국열차와 파리대왕을 떠올렸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하이라이즈는 <파리대왕>처럼, 인간의 본성을 폭로하는 영화 같았어.
하이라이즈 내 입주민들은 계급에 의해 구분되고 있지만, 하이라이즈는 설국열차처럼 계급투쟁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아니야. 상층부의 로열과 하층부의 와일더가 서로 대립하고 있긴 하지만, 와일더를 움직이는 것은 평등이나 정의감 같은 대의적인 명분이 아니야. 설국열차 속 커티스는 기존 체제를 전복시켜서 꼬리칸 사람들도 평등하게 부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하고자 하지만, 와일더가 위층으로 올라가려 하는 것은 개인적인 야심 때문이거든.
오히려 와일더는 위로 가기 위해서 아래층에 있는 약자들(특히 여자)를 때리고 학대해. 결국 최상류층 사람들을 비롯해서 중층부의 랭, 하층부의 와일더까지 고립 된 공간 속에서 모두 다 광기에 미쳐서 날뛰는건 똑같고..이를 통해서 영화가 부도덕한 상류층 vs 가난하지만 정의로운 하류층이라는 환상을 깨고, 결국 인간의 본성은 동일하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어. 계급은 오히려 인물들의 추락을 극대화하는 장치로써 사용될 뿐이고.
초반에 의사인 랭이 시체 얼굴 가죽을 벗기면서 "인간의 안면근육은 쉽게 분리된다"는 얘기를 하는데, 나는 이 대사가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을 함축했다는 느낌이 들었어. 영화 속 하이라이즈는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이자 모던의 상징인 곳이지만, 결국 인간의 문명과 진보는 너무나도 손쉽게 벗겨지는 가죽에 불과하다는 것. 하이라이즈는 그 가죽을 벗어던진 짐승들이 존재하는 공간이었던거고, 빠른 속도로 야만의 시대로 퇴행해버려. 극단적으로 이를 나타내는 장면이 리처드 와일더가 녹음기에 자신의 이름을 반복해서 말할 때같은데, 처음에는 분명하던 발음은 이내 알 수 없는 신음소리, 으르렁 대는 소리로 변해버리지.
하이라이즈 내 문명이 후퇴하면서 가장 먼저 약자인 여성들이 학대당하고 버림받기 시작해. 하지만 그런 혼란이 계속 될 수록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이 더 도드라져. 남자들은 서로 죽이고 약탈하는 반면, 여자들은 그 가운데서 연대하고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어.여자들이 최후의 짐승인 와일더를 죽이고, 로열의 설게도를 보며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류 초기의 원시 모계사회가 떠올랐어. 혹은 연대가 여성이 가진 힘이고, 미래로 나갈 수 있는 희망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Q. 그렇다면 주민들은 왜 하이라이즈를 떠나지 않는가?
먼로의 자살로 촉발된 폭력과 광기에도 불구하고 입주민들은 그곳을 떠난다는 선택지는 애초부터 없는 것처럼 굴어. 밖으로만 나가면 해결될 법한 문제인데. 영화 속에서 하이라이즈를 설계한 안토니 로열은 최상류층 주민들을 가리켜, "자신들이 만든 틀에 몸을 끼워맞춰 나올 수 있는 틈이 없다"고 이야기해.. 첨단 시설인 '하이라이즈'에 산다는 자부심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체면치레가 그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감금하도록 만든게 아닐까 싶어. 먼로의 자살에 아무도 신고하지 않고, 경찰을 돌려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집값이 떨어질까봐 아파트 주민들이 문제를 쉬쉬하는게 떠올랐어.
반면 출근했다가 허겁지겁 도망쳐 돌아오는 랭 같은 사람도 있는데, 돌아와서 흘린 눈물이 안도의 눈물 같았어. 본인의 말대로 외부와 관계 맺는 것에 서툴었던 랭은 후반부로 갈 수록 하이라이즈와 동화되는데, 페인트 칠을 미친듯이 하고 본인도 페인트 투성이가 되는 것 역시 하이라이즈와 동화되려는 노력으로 보였어. 랭이 왜 하이라이즈와 동화되느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하이라이즈라는 것은 결국 현대사회를, 랭은 현대인의 초상이라고 생각했거든. 와일더가 랭에게 했던 말처럼 랭은 적당히 무심하고, 익명성 속에서 안심하는 등등 현대인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대립보다는 그곳 생활에 적응하고 동화될 수 있었던 것 같아. 오히려 하이라이즈 바깥의 정돈되고 다시 가죽을 써야하는 세계에서 더 큰 불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ㅇㅅaㅇ
Q 하이라이즈 내 사람들은 왜 미쳤는가? (하이라이즈는 왜 무너졌는가?)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영화 보고나서 할 말이 많은 영화인건 맞는거 같아ㅋㅋ소설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도 많고 할 말도 많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까지만8ㅅ8..
개인적으로는 하이라이즈는 하나의 사회 실험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고, 영화는 그걸 조망한 다큐멘터리 같았어.
영화 본 여시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ㅇㅅㅇ/
문제시 히들이 내꺼
안문제시 히들이랑 결혼ㅎㅅㅎ
첫댓글 은근 영상미 있었고 연출도 그리 나쁘지않아서 좋았음... 단지 스토리상 불편한 요소가 많아서 불호 많은거같아 글쓴이말대로 히들이 넘나 취저... ㅋㅋㅋ 페인트칠묻은거는 정말 욘나리 섹쿠시...
어제 보고 와서 후기 찾아보니 떡하니 여시 글이 있네! 글 너무나 잘썼다!!! 영화 속 장면들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포착한것 같아! 덕분에 이해하고 갑니다 ㅋㅋㅋㅋ나는 사실 스릴러라 생각하고 본거라 정말 당황한 영화였지만 보여주는 메시지는 확실하고 참 영화답게 만들었다고 감탄한 영화였어! 특히 히들님 첨 뵀는데 참 멋있고...연기 대박!!!!!
여시 후기 보니까 겁나 고민된다...톰 히들스턴 좋아하는데 좀 더 생각하고 보러 가야겠어 ㅠㅠ 후기 잘 읽었어! ㅎㅎ
진짜 내가 이거 땜에 히들 목소리에 꽂혀서 오디오북도 듣고 있구여ㅜㅜㅜ 오열 ㅠㅠㅠㅠ
낼 보러가는데 여시덕에 더 이해하면서 볼 수 있을것 같아!!! 고마워 ㅠㅠ
오로지 히들이 하나만 보고 오늘 관람!! 진짜 독특하긴 했어ㅎㅎ
보고 이해 안되는게 있었는데 여시 후기보니까 후련해졌엌ㅋㅋㅋㅋㅋㅋ난 잔인한거 못봐서 좀 그랬지만 히들이 넘나 좋은것ㅋㅋㅋ영상도 이쁘고 괜찮았던 영화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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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4.01 14:50
아 나 이거 넘 보고싶어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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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즈ㅠㅠㅠ우리지역에도 상영해주라주ㅠㅠㅠㅠ 시발 책사볼거이뮤ㅠ
오 이거 보니까 좀 납득이 된다.. 영화 너무 이해하기 어려웠어 ㅠㅠ
언니 이거 블로그 같은데다가도 리뷰썻어???? 넘나 비슷한 리뷰가 잇다능 네이버에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4.20 04:11
예고편 되게 세련되게 해놔서 멋지다.. 했는데 감독이 그런 경력이 있었구낭 나 그런거 조아해 히들이는 더 조아하니까 보려구☆ 다른 평들 보니까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더라 궁금해서라도 봐야지 룰루
보고 와서 여시가 쓴 글 보러오께!
연어하다 왓는데 이해 안갓던거 덕분에 이해햇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