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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특명 스타 아빠의 도전 녹화날이 왔습니다. 유니씨는 자신만만 무대에 올랐지요. 사실 스타 아빠들에게 주어지는 도전 과제는 '어려워 보이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하는' 과제일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때와는 달리 무조건 성공하는 모습으로 연출을 감행했습니다. 산타클로스가 굴뚝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붕에서 굴러 떨어진대서야 이야기가 되겠습니까. 유니씨도 아침 내내 해 봤는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며 위풍이 당당했지요.
그런데 그토록 순풍 순풍 불어지던 비눗방울이 막상 스튜디오에선 도무지 키워지지 않는 겁니다. 피식 피식 터져 버리거나 아예 대롱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이 수십 번 반복되자 다급해진 저는 비눗방울 공연자 팬양씨의 기획사 쪽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때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죠.
"이상한데. 혹시 거기가 건조한가요? 건조하면 안될 수가 있어요. 보통 정도의 습기면 되는데 특별하게 건조한 곳이라면…"
그 말을 들으며 저는 하염없이 스튜디오를 내리쬐는 조명빛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저 조명 아래 남아날 습기가 있을까.' '왜 이 상황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을까.' 그리고 '이 녹화 어떡하나. 암흑 속에서 도전할 수도 없고…'
망연자실한 PD 앞에서 유니씨는 얼굴이 빨개지도록 대롱을 불었습니다. 그러다가 습기 얘기를 듣고는 제게 소리를 질렀지요. "가습기라도 구해서 틀어 주세요 그럼. 물도 뿌려 주시고…"
무능한 PD에 이어 대책없는 PD가 되어 버렸습니다. 출연자에게서 이런 호통을 듣는 기분이 좋을 이유가 없지만 저는 이상하게도 유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마님 부름에 답하는 마당쇠처럼 "예이~"를 부르짖으며 조연출들에게 가습기 구해 오라고 방방 떴었지요.
저는 습기 얘기가 나왔을 때 유니씨가 무대 밖으로 내려와 메이크업 고칠 줄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준비 안된 연출팀을 무진장 타박하면서 예쁜 표정으로 "어떻게 하죠?"라며 우리를 쳐다보리라 짐작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가습기를 구하러 간 동안에도 유니씨는 대롱을 놓지 않았습니다. 성형미인이니 뭐니 하는 얘기는 저만치 밀어두고, 조명을 받은 그녀의 모습은 정말로 예뻤습니다.
가습기 두 대가 습기를 뿜어 대고 물뿌리개까지 동원되어 감전이 우려될 정도로 뿌려 댄 상황에서 재시도를 감행했지만 2단계까지는 성공을 했으나 3단계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울상이 된 로드매니저가 다음 스케줄을 고하며 다가섰지요. 특명 스타 아빠의 도전 사상 최초이자 최후로 실패로 마감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무대에서 화급히 내려오는 유니씨를 앞에 두고 저는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하는 인사를 전하려고 했습니다만 유니씨의 속사포같은 말에 밀리고 말았습니다.
"PD님 어떻게 하죠. 미안해요. 실패해서. 그 할머니들 할아버지들 어떡해요. 미안해서. 상품이 전부 얼마죠? 제가 낼께요. 그리고 저 출연료 있죠? 그거까지 다 그리로 보낼께요. 미안해요 실패해서. 할 수 있었는데. PD님 저 가요. 참 이거 제 CD인데 들어 보실래요?"
앞서 말했듯 스타 아빠의 도전은 무조건 성공을 원칙으로 하기에 불우이웃들에게 갈 상품은 죄다 협찬이 완료되어 있었습니다. 즉 유니씨가 실패했다고 그 상품이 도루묵이 될 리는 없었지요. 하지만 유니씨는 그걸 몰랐던 모양입니다. 하긴 실패하면 국물도 없다고 엄포를 놓았던 게 저였으니까…
도전 과제에 필요한 기본 조건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어찌 할 바를 몰라 허둥댔던 PD에게 가습기라도 틀라고 소리쳤던 출연자, 어쨌든 무대에서 '실패'라는 불성실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비쳐져야 하는 스타 언니의 뜻하지 않은 사과에 저는 어색한 웃음으로 밖에 답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녀는 그녀의 부담으로 자신이 약속한 선물을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전달할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날 매니저에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상품 총액이 얼마냐"고, "물건으로 사기는 시간이 없으니 현금으로 전달하겠다"고 말이죠.
무대 위에서 몸을 요염하게 흔드는 그녀를 보고 사람들은 "몸매 참 착하다"고 얘기했었지만 저는 싱긋 웃으며 "마음도 착해"라고 말하고는 했지요. 너무 착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받아온 상처가 깊어서 그랬는지 유니씨는 건조하다 못해 숨이 턱턱 막히는 마른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비눗방울 2단계까지는 성공했지만 3단계에서 다음 스케줄에 쫓겨 무대를 내려와야 했던 것처럼 그녀의 노래 3집을 완성시켜 놓고, 그 성패 여부를 보지 못한 채 삶을 스스로 접었습니다. 무엇이 그녀의 생을 재촉했을까요.
그녀가 몸을 뜯어고쳤다고 헐뜯고 독설을 퍼붓고 말발길질을 한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이는 고인의 뒤안길에다 대고도 "잘 죽었다"고 저주하더군요. 자신의 상처만큼이나 상대의 아픔을 생각할 줄 알았던 한 예쁘고 참한 처녀가 생을 포기하는데 그들의 존재가 밧줄 또는 최소한 디딤돌 역할을 했던 것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들의 반성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 = SBS 프로덕션 김형민 PD
첫댓글 진짜 미안해요ㅜㅜ 진짜로 그 쉬운 응원글하나 진심으로 써주지 못해서.혹시라도 내가 악플 달았을까 하는 불안감에 진짜 유니 죽는거 넘 슬프고 미안해요....악플을 그냥 보고 지나친것으로도 간접적 죄책감 느껴요 ㅜㅜ
2222미안해요....
예전부터 착한거 알아서 좋았는데 이제서야 알려지니까 참.. 그렇네요.
정말 안타깝네요...ㅠㅠ 죽어서 뒤늦게 이렇게 알려진 게...
아 어떡해요ㅜㅜㅜ...나 너무 미안해서 마음이 아려요
정말 미안해요 .. 저도 응원글 한마디만 했으면 유니씨 이렇게 가지 않으셨을텐데.. 편히 쉬세요
ㅠㅠ
ㅠㅠㅠㅠㅠ어쩜좋아...
아...진짜 마음이 아파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정말........미치겠다....너무 마음이 아퍼서 ㅠㅠ
좋은곳으로가서행복하시길빌어요유니씨살아있을때안좋은소리한거정말미안해요지금생각해보니까아버지라는노래부르면서울었던거정말슬퍼서우는거였다는알았어요진짜미안해요난언니가오버하는줄만알았어요
아 진짜 가슴아파요 ㅜㅜ 코끝이 찡하고...ㅜㅜ 미안하네요 정말로 ㅜㅜ
안타깝네요 왜 항상 사람들은 다 늦은뒤에야 후회를 하는지..
진짜 슬프네요.. 떠나고 나서야 재평가되다니.. ㅠㅠ
전 솔직히 성형만 했다는 이유로 쫌 좋아하지 않았었는데.......이런 일도 있고 유니씨께서 이렇게 맘이 아름다운분인줄 몰랐네요...그때 응원글이라도써줄껄.......
얼굴 예쁜건 알면서 마음 예쁜건 왜 몰랐을까요.......ㅜㅜ
진짜 눈물난다 . 나라도 응원글 하나 써줬어야 했는데 악플한번도 달아본적 없지만 너무 미안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눈물나요 너무너무 미안하고 이제 돌이킬수없는 길을 갔는데 아 말이안나와요 ㅠㅠㅠ
이런글 정말.. 죄책감느끼네요.. 죄송해요.. 싫어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좋아해주지 못해서.. 그흔한 용기의말 한마디 전해주지못해서.. 정말 죄송해요.. 편히쉬세요..
진짜 언니최고였어요,,,나도 저정도마음씨는못쓸것같은데 진짜 착하시네요
아 어떡해 정말 ㅜㅜㅜㅜㅜ
길어도 꼭 읽어보세요..진짜 마음 아프네요
나 유니 진짜 좋아했었는데..중학교때부터.ㅠㅠ 맘이 넘 아파요.ㅠㅠ
올미다랑 같이 보고있는데 둘다 넘 슬프네요 유니언니 정말 좋은곳으로 가셔서 행복하게 지냈음좋겠어요
눈물이 핑 돌았어요 에구.. 이런사람인줄 모르고 그냥 춤잘추고 성형했다고 별로야!이래버렸는데.. 에궁..ㅠㅠ
죄송합니다. 그저 죄송합니다. 한마디 위로도 해주지 못하고 떠나보내서 죄송합니다. 꿋꿋히 아픔을 억누르고 활동하시던 유니씨의 참된 모습에 비수를 꽂아서 그 모습을 알아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진짜 미안하다...
이런거 유니씨 살아있을때 올려주지 그러셨어요.... ㅜㅜ 그럼진짜호감연예인중에하나엿을텐데..
유니언님이ㅓㅁ니아럼ㄴ이ㅓㄱ ㅂㅈ더ㅔ검네럼네얼
악플단적 없지만 왠지 제가 잘못해서 이런일이 벌어진것같아 죄스럽고 눈물이 나네요...그저 무조건 제 잘못이에요 ..너무 죄송해요....명복을 빌어요 ㅜㅜ
정말... ㅠ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