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삶>을 읽는 동안
니체가 부러워하고 존경하면서도
미워했던 바그너의 베젠동크 가곡들을
자주 듣곤 했다.
위는 그 중 크리스타 루드비히가 부른
'꿈'이라는 곡이다.
최근 발간된 니체의 전기, <니체의 삶>을
펴들었다. 좀 한심하고 주제넘은
생각이 들었다.
몇년 전 박성현이 번역한 <짜라뚜짜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는 앞으로는
될 수 있으면 딱딱한 책은 피해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국내외 서평과 추천 평이 많아
무슨 허무주의 철학자의 전기를
어떻게 썼길래 이렇게 반응이 좋을까
하는 순전히 호기심에서 도서관에
세번 째 예약 대출 대기자로 등록
하고 빌려왔다.
주석과 참고자료를 제외하고서도
650여페이지, 너무 두꺼워 읽기도
전에 질렸고 후회스러웠다.
괜히 빌려와서 다른 읽고 싶은 사람을
기다리게 만든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세세한 일화 같은 부분을 정독하지는
못했지만 오기로 5일만에 다읽고 나니
후련했다.
목사의 아들이면서 음악가를 꿈꿔
바그너를 존경하면서도 질투했고,
천재성을 인정받아 젊은 나이에
언어학 교수로서 활동하다가 철학
관련 논문을 쓰면서 위대한 철학자
반열에 올라선 니체의 일대기를
전기 작가인 수 프리도가 썼다.
일생동안 몇몇 이성에 대한 열정과
연모의 정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다가 말년에
젊은 시절의 정신분열증이 재발하여
어머니와 여동생의 보살핌을
받으며 어둠 속에서 고통받다가
1900. 8. 25에 6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니체는 인간을 '병든 동물'로 봤다.
그러면서 인간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운명을 사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종교 생활은 하지 않지만
신의 존재를 믿는다.
젊은 시절 불가지론자의 입장에서
유신론자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욕망과 욕심에 휩쓸리는 끝없는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난 것은,
유신론자로 변한 것은 난치성
질병으로 신체적 불편, 정신적
불안과 두려움 이라는 고통을
몸과 마음으로 심하게 겪으면서
경쟁에서 멀어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였다.
책을 다 읽고나서 한동안 멍했다.
니체의 말대로
내 마음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노년의 삶을 어떤 색깔로 어떤
모습으로 그려가고 있을까?
신이 존재하지 않는 불확실성과
불안이 가득한 이 우주에서
삶의 이상적 가치와 의미를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 하는 깊이 모를
생각에 잠겨들었다.
내 생각의 종착점은 어김없이
숭산스님의 '오직 모를 뿐'이라는
화두로 귀결되었다.
우리에게 '절규'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는
니체의 책들을 읽고 깊은 영향을
받아 바로 그 유명한 '절규'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신의 죽음 이후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야 하는 우리 인간의 공포를
절규를 통해 완벽하게 창조했다.
역시 천재는 천재가 알아보는가 보다.
니체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아포리즘
몇 가지를 음미해본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선악의 저편>
"신은 죽었다. 신은 죽어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였다.
살인자 중 살인자인 우리가
어떻게 안식을 얻을 것인가?"
<즐거운 학문>
"인간이 신의 실패작인가,
신이 인간의 실패작인가?"
<우상의 황혼>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삶의 자유를 가진 사람은
거의 어떤 방법도 견딜 수 있다."
<우상의 황혼>
"음악 없는 삶은 실수일 것이다."
<우상의 황혼>
"기억력이 나쁜 것의 좋은 점은
같은 좋은 일 있을 때 처음처럼
그것을 여러 번 즐길 수 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자신과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들
만을 존중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젊은 사람을 망치는 확실한 방법이다."
<여명>
첫댓글 삶이란 배움의 연속이다. 좋은글 감명깊게 잘보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꾸미커님
안녕하세요?
늙은 가슴도 싱숭생숭하니
봄인가 봅니다.
겨울 동안 칙칙하던 빛으로
물든 책상에는 유리 화분에
수생식물을, 창가에는
카랑코에,석류, 잡목
작은 화분을 정리해놓고
마음은 즐거워합니다.
부지런하시고 재주 많은
꾸미커님도 봄의 기쁨과
즐거움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
영상 감사
헌터님
안녕하세요?
오르지 않은 산이 없을
정도로 산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나 봅니다.
집앞 언덕의 새들의 지점귕에서
봄의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이 봄에 좋아하시는 거 하시면서
기쁨과 즐거움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