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총성이 울리고… 인생의 방향도 틀어졌다!”
출간 즉시 금서 조치, 폭발적 이슈를 일으킨 작품!
옌롄커 문학의 결정판!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옌롄커(閻連科). 옌롄커는 중국 대표 작가로서 평단의 극찬과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많이 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몇몇 작품들은 판매 금지 조치되며 수많은 논란과 비판이 뒤따랐다. 『그해 여름 끝』 역시 그의 또 다른 저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딩씨 마을의 꿈』처럼 금서로 지정되며 중국에서는 정식 출간되지 못했다. 하지만 평단에서는 신군대소설의 대대적인 발전이자 신사실주의의 수확이라는 극찬과 함께 폭발적인 이슈를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이 책은 옌롄커가 중국 대표 작가로 단숨에 우뚝 설 수 있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저자가 “내 모든 문학의 변고와 운명은 전부 「그해 여름 끝」에서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는 만큼, 이 작품이 갖는 의미는 우리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이 책에는 중편소설 「그해 여름 끝」과 미공개 단편소설 두 편 「류향장」, 「한쪽 팔을 잊다」가 추가 수록되었을 뿐 아니라 한국어판 특별 서문이 실려 있어 읽을거리가 한층 더 풍성해졌다. 또한 저자가 늘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고통과 절망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심리 상태를 한 폭의 그림을 그리듯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작품을 읽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만큼 깊은 울림과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해 여름 끝」,
삶의 변곡점에서 드러나는
불안한 인간의 내면을 그리다
「그해 여름 끝」의 이야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제한적 공간, 군대에서 총기가 분실되며 시작된다. 두 주인공 중대장과 지도원에게는 진급할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강제 전역을 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그들은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잃어버린 총을 찾으려고 갖은 애를 쓴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서로의 과오를 들쑤시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하지만 그 순간 하늘을 가를 듯한 총성이 울리고 그들의 삶은 또 다른 변화를 맞는다.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바로 우리의 뜻과 다르게 인생의 방향이 마음대로 바뀌는 때, 중대장과 지도원의 의사와 상관없이 총기가 분실된 것 같은 때 말이다.
지도원이 중대장에게 하는 마지막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우리가 살면서 뭘 더 바라겠나? 자기 인생의 몫을 살아내는 것뿐이지. 자네도 자신을 너무 속박하지 말았으면 좋겠네.”
인생의 방향이 틀어진 것 같을 때, 스스로 자책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에는 종종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일이 더 많이 일어나게 마련이니까.
‘죽음’이 있어서
더 찬란한 ‘인생’
총기 분실은 누군가의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아주 긴박한 상황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두 주인공 중대장과 지도원의 시선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있는 그 누군가를 향해 있지 않다. 오로지 자신들이 목표로 삼은 출세만을 위해 앞으로 달려갈 뿐이다. 누군가는 죽음을 향해 달려갈 때, 또 누군가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나아간다. 누군가에게 죽음은 가장 평안한 순간일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 죽음은 전혀 생각지 못한 미지의 세계일 수 있다. 우리는 각자 다른 목표를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결국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삶은 죽음으로 귀결된다.
우리가 다시금 기억해야 할 것은 죽음이 있어서 삶이 더 찬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해 여름 끝,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삶과 마주하기 바란다. 그리고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모른 체하는 게 아니라, 죽음이 있어서 오늘을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