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아프면, 마음이 무너졌다.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된 이유
2011. 12. 27. 화
한 몸으로 산다는 것
사랑하는 주님, 오늘 아침엔 긴장하며 눈을 떴습니다. 잠을 깨기 위해 머리부터 감고 마룻바닥에 엎드려 '예수님' 하고 주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아침마다 주님을 부르면 고통의 무게 순서대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오늘은 남편에 대한 기도가 제일 먼저 나왔습니다.
킬레이션 치료 시작 후 6주 동안 꾸준히 진전되었는데 7주 째부터 서서히 컨디션 난조를 보이더니 이번 주에는 급격히 어려운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10년 동안의 아픔인데도 저는 이 아픔에 도저히 적응이 안 됩니다. 가족이어서 그럴까요? 남편이 아프면 저는 꼭 그 고통의 원인이 제게 있는 것 같아 스스로 죄책감 속에 헤맬 때가 많습니다(아들이 아플 때도 그렇지요).
그러나 이번엔 그런 종류의 잘못된 죄책감이 아니라 정말로 회개해야 할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여전히 부서지지 않는 제 교만과 영적 무지함에 대한 회개였습니다.
그동안 남편의 아픔은 종종 물리적인 아픔으로 전이되어 저도 함께 앓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때로는 무력감이 덮쳐와 저마저 옴짝달싹 못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부부가 한 몸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남편이 아프면 당연히 아내도 아플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문제를 아뢰며 엎드리자 주님은 한 몸이란 그런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몸의 한 지체인 오른팔이 아프면 다른 지체인 왼팔이 할 일을 대신해주고, 한 지체가 약하면 다른 지체가 그 약함을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를 머리로 둔 우리 부부가 진정으로 한 몸을 이루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그간 기도에 전심전력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며 이제야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남편을 위해 중보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30분 정도를 회개하며 기도했을까요? 눈물로 아침 기도를 끝내고 나자, 막내가 깨어 일어나 형의 방으로 곧장 향하는 게 보였습니다.
곧이어 들려오는 두 아들의 웃음소리.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습니다. 동시에 이 아이들은 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된 자녀요, 저는 하나님 자녀를 잠시 맡아 보살피고 기도하는 청지기임이 되새겨졌습니다.
제 소유가 아니기에 제 악한 본성과 욕심대로 키워선 안 된다는 사실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그간 얼마나 이를 자주 잊고 살아왔는지요. 아이들을 제 것이라 여겼기에 제 조급한 계획과 방식을 여과 없이 내밀며 제 뜻을 강요하는 부끄러운 엄마가 바로 저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인생의 절대기준인 진리의 말씀이 제게 주어졌다는 것만큼 크나큰 선물이 없습니다. 말씀이신 예수님이 아니셨다면 저는 제가 불완전한 줄도 모른 채 제 생각을 강요하다가 소중한 이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었을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저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지금도 저와 동행하시며 저를 주의 형상으로 빚어가고 계십니다. 불의하고 불안한 제 영혼에 진리의 말씀을 비춰주셔서, 부족한 제가 엄마로서 아내로서 성장하도록 돕고 계십니다. 오늘도 주님은 저를 그렇게 도우셨습니다. 저와 함께하시며 저를 지도하고 살펴주시며 인도하셨습니다.
그 사실을 믿기에 이 밤에도 감사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비록 눈에 띄게 진척된 부분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하루지만, 말씀이신 주님이 저와 함께하시며 동행하셨기에, 오늘도 저는 보이지 않는 한 걸음을 떼며 주님 나라를 향해 전진했다고 믿습니다.
–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 한근영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하나님 영광을 위한 작은 날들의 피 묻은 고백
규장한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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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 빌립보서 4:13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 마태복음 11:28-30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 빌립보서 4:6,7
† 기도 주님. 힘든 가정을 보면 마음이 먹먹합니다. 언제까지 고난이 계속될 것인가? 낙망도 됩니다. 마귀는 자꾸만 최악을 상상하게 합니다. 그러나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능력을 주시는 하나님을 보게 하소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하소서. 함께 기도할 사람들을 불러 주시고,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아무리 기도하고 노력해도, 낭비된 사랑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세요.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하나도 놓치시지 않는 신실한 하나님이시라는 것을요.
콩나물처럼 다 물이 새어버려도, 자라게 하실 것입니다. 지쳐 있다면, 먼저 하나님과 1:1로 만나 말씀과 기도와 찬양으로 내 영혼을 먹이십시오. 그래서 가족을 섬기는 사랑과 힘을 받읍시다. 길을 걸을 때도 하나님께 다 말씀 드리며, 우리 가정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기대어 힘을 얻기를 축복합니다. |
첫댓글 환절기 유의, 강건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