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 새로 가입한 카페. 회원이 900 명 남짓한 작은 카페인데도 소개를 받았기에 그냥 가입했다. 50~60대의 장년카페다. 나는 이미 60대 후반이었기에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도 그냥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 카페의 특성은 여행 등산 사진 탁구 당구 노래 댄스 등이 주로였다. 같은 띠(12띠)끼리 함께 어울려서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카페이기에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다. 나는 나이 차이도 있고, 글 읽고 글 쓰기를 좋아하고, 시골 정서에 깃들여졌기에 '세상사는 이야기 방' 위주로 활동했다.
회원들은 삶의 이야기 방에는 글을 별로 올리지 않았다. 여유롭게 사는 서울 도시인들은 함께 몰려다니면서 즐겁게 신나게 사는 그들이기에 근근하게 사는 나하고는 거리가 너무나 멀었다.
12개의 띠방이 무척이나 활발해서 끼리끼리의 댓글이 아주 요란했다. 이들의 댓글이 지나치게 우리 말을 부숴버리기에 아래처럼 모았다.
무쟈게, 언능 와라, 언냐, 언능 가믄, 잼나게, 잼나겠다, 존날, 존일, 즘심, 졸거쥬, 놀거쥬, 감솨, 감솨혀유, 넵 감솨합니다, 감사용, 아뇽, 해피한 불금, 바빴는갑다, 오.마.이.갓~푸. 하하하.., 미치요, 보자요, 누게요, 함 봐여, 함 땡길까요, 좋지라, 먹었지롱, 고~뤠요?, 글케, 고맙데이, 부럽데이, 꿀데이요. 안돼지라, 좋지라, 멋지당, 쉬고용~ㅎ, 좋겠당, 즐겨보장, 가야징, 써야징, 보이넹, 고마웡, 보냇징, 감사용, 보냇좋지라, 먹었지롱, 고~뤠요?, 글케, 고맙데이, 부럽데이, 꿀데이요. 안돼지라, 좋지라, 즐산, 감솨, 넵 감솨합니다. 무셔~ㅠ, 젤루, 텔레파시, 주말되세요, 많았으~, 보냈쟈~??, 알써~~, 흫!, 많았씀다, 보자요, 계신가욤, 떨고 있씀돠~~, 있잖습까, 고맙수,
이런 말투는 2000년 초기 '귀여니'라는 여학생이 많이 퍼뜨렸다. '귀여니'를 검색하니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방송구성작가 예능부겸임교수(2012년)이란다. 지금은 30살이 조금 넘을 것 같고 '늑대의 유혹' 작가라고 한다. 젊은애들이 즐겨 읽는 소설을 제법 쓴 것 같다.
내가 어떻게 '귀여니'라는 닉네임을 기억할까? 벌써 10여 년 전이다. 인터넷 카페가 많이 개설할 초기에 40대, 50대 아주머니들이 극성일 만큼 우리말과 우리글을 괴상하게 부숴서 말하고 글 쓰는 게 유행하였다.
이런 현상이 무척이나 잘못이라고 판단하였기에 나는 말과 글을 바르게 쓰자고 글 쓰고, 댓글 달았다. 그 결과는? 나는 강퇴당했다. 4050... 무어라고 하는 카페인데 나는 지금도 접근하지 못한다. 나는 중년기를 벌써 지났기에 지금은 접근할 생각도 없다. 만나이 68살의 늙은이로 쇠락한 내가 그 카페에서 다시 활동할 수는 없을 터.
위에서 언급한 중년(4050대), 장년(5060대) 카페. 특히나 아주머니, 할머니들들은 우리말을 부숴버리는 짓을 재미나게 한다. 함께 어울려서 우리말을 부수는 게 유행인 듯 싶다. 이런 것들이 중년, 장년의 어른들이 할 짓인가를 생각하고 싶다.
2016년 지난해 3월이었다. 나는 5060... 무어라고 하는 카페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내가 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쓰자라는 뜻으로 글 올렸으며, 남의 글에도 댓글 달았다. 바르게 글 쓰자라고 주장하면 미움받는다는 사실을 예상했다. 역시나였다. 엄청나게 미움받았다. 특히 내가 쓴 댓글에서 단어 두 개가 틀렸다는 사실로 망신당했다. '설흔한 살', '두리뭉실'이다. . '설흔한 살'은 틀리고 '서른한 살'이 맞다. '두루뭉술'이 맞단다. 나는 잘난 체하지도 않았는데도 미움받았고, 망신당한 뒤 여섯 달이 넘도록 글 쓰지 않았고, 댓글조차도 달지 않았다. 글은 아무렇게나 쓰면 된다는 식의 막가파들이 득세한 카페였다.
나 역시 많이 틀린다. 내가 대학에서 국어학, 국문학 계열을 공부하지 않았다. 직업도 공문서를 작성하는 공직생활을 했기에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해서 관심을 덜 가졌다. 나는 서해안 갯바다와 농촌이 함께 붙은 곳에서 태어났기에 나도 모르게 그곳의 사투리가 입에 익었다. 나도 모르게 지역사투리를 쓴다. 더군다나 한자어가 아닌 우리나라 말이면 더욱 틀렸다. 서해안 지역사투리가 입에 배었기에 무심코 글을 쓰다보면 틀리고 잘못하는 경우가 숱했다. 한자어라면 거의 틀리지 않는데도 우리말은 무척이나 서툴렀다.
나는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도 아니고 국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도 아니다. 국어학에 관해서는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우리나라 사람이기에 우리말과 우리글로써 바르게 쓰려고 한다. 지금은 시골로 주소지를 옮겨서 텃밭 농사를 짓는 농사꾼이기에 우리말과 우리글을 다듬지 못한다. 시골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서울로 다시 올라온 지금에서야 예전에 잠깐 보았던 '우리말 우리글 바로 쓰기' 책들을 펼쳐보기 시작했다.
내 큰딸은 외국인과 결혼해서 서울에서 산다. 큰딸 시동생 셋은 한국에 와서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이들은 한국말과 글을 더 배우고 잘 익히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런데 한국사람인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 주변에는 우리글을 모르는 문맹자가 무척이나 많다. 특히 시골 노인들은 더욱 그렇다. 가난해서, 무지해서 초등학교조차도 다니지 못한 노인들이 늦게나마 한글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무딘 손가락으로 연필을 쥐고는 삐뜰 빼틀하게 글자를 배우고 익히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정작 학교에서 많이 공부한 40대, 50대, 60대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지금 무엇을 하는가? 우리말을 부수고, 우리글을 병신처럼 만드는 짓거리를 저지르고 있다. 정말로 못난 짓거리이다. 함께 어울려서 놀러 다니며, 우리말과 우리글을 망치고 있다. 이것이 중년, 장년의 어른들이 할 짓인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회원이 11만 명 되는 카페, 좋은 글을 쓰는 카페에서 글을 1,600개 넘게 올린 특별회원이 있다. 날마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올린다.
내가 보기에는 그 회원은 자기 글이 어떤 수준인지를 모른다. 무엇이 잘못이며,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전혀 모른다. 아무도 그 할머니한테 문제점을 지적하여서 알려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나의 예다.
'저녁 반찬을 이것저것 만들고잇는데,,,웬수덩어리,,그냥 올라오라햇더니,,,,
내배속도 모르고,,,
떡하니,,,쫄면을 한그릇포장해왓다,,,,
아니,,,쫄면 먹은지,,,몇일됏다고.....???
갑자기 짜증이,몰려온다,,,
피자먹어,,,소화도 안돼는데,,,,그것도 가끔 먹엇야지,,,돌대가리같으니,,,,ㅋㅋㅋㅋ'
한 카페에만 1,600여 개나 생활글을 올렸다면 대단한 열정이다. 내 눈에는 그냥 쓰레기이다. 띄어쓰기, 국어문법이 엉망이고, 심지어는 자기 남편을 웬수덩어리로 부른다. 글을 배운 노인, 할머니다운 게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든다.
아래는 또하나의 예다. '수필 수상'방에 날마다 오르는 글이다. 이게 수필, 수상, 산문일까? 그 회원의 글 전부가 이렇다. 영어 문장과 문자기호도 끊질기게 이어진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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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부터 연일 계속되는 추운겨울 날씨지만 생각은
님들과 따뜻한 입춘대길 봄을 나눌수 있는 화사한 봄의
세상을 꿈꿔 봅니다.
입춘인 오늘 님에게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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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언한다.
말이 먼저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기 쉬운 우리글(한글)로 바르게 써야 한다. 말이 옳바르면 우리글로 바르게 쓸 수 있다. 말이 아주 거칠고 틀리면 우리글로 바르게 쓸 재간이 전혀 없다.
우리말을 더럽히지 말자, 우리말을 부숴뜨리지 말자.
우리말을 깨끗하고 착하게 쓰면 자연스럽게 우리글도 바르고 우리의 삶도 따뜻하다.
첫댓글 옳소! 최형의 말 하나도 틀린 게 없소이다
평소에 나도 느끼던 일이오, 인터넷 또는 SNS 상에서
우리 말이 너무도 오용 혹은 훼손되고 있오
국어 학자들은 왜 아무 말도 없나 모르오
우리나라에 국어대사전이 있오?
통일된 국어사전이 없는 국가라... 17년 전,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편찬했는데 잘못된 단어 수천 개...개정판을 낼 엄두도 못내고... 민간 차원에서 중구난방으로 편찬하고.. 이제는 개간조차도 못하고... 돈이 없으니까.
우리말을 망치는 것은 우리도 한몫했을 게오.
돈이면 그 어떤 짓을 해도 된다는 논리에 물들었기에 모두가 우리말과 우리글을 등한시했지요.
특히나 한문을 중요시하는 한문쟁이들...
실생활과 동떨어진 단어들. 공직자인 내가 공문서 작성하면 거의 다 한문으로 작성하오.
일본잔재가 남았다는 뜻.
우리말이 바로 서면 우리글도 바로 서고... 아쉽소.
댓글 감사.
2000년 초기의 카페.. 귀여니라는 젊은 아가씨. 이를 모방했던 아줌마들...
이 여자가 지금은 대학교수라네요.
어디 이 여자뿐이겠소? 개념없는 아가씨들이 만들어낸 말들이... 메스컴 종사자들.
요즘 '탄기방'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오? '박사모' 이건 또 뭐 무슨 뜻인지? 시골에서 살다가 서울 오면 나는 한참은 등신이 되오. 신문을 읽을 재간이 없소. 이상한 약자들이 많아서... 영어약자의 모방이라서... 민족성이 그렇소. 어디에 빌붙어서 목구멍을 유지했던 민족근성이 남아서 언어에도 그런가 보오.
우리말을 달 다듬으면 국제어, 세계어로써 활용하면 돈벌이가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