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일어난
宿中夢念숙중몽념.
송유옹
일찍 일어나서 글을 쓴다.
아니
자다 눈 뜨면 지금처럼 글을 쓴다.
이것은 중독이다.
커피 한잔을 진하게 타서 마시고
어제를 비워버리고
그동안의 어제들을 바탕으로…
그것들 마저도
흰색으로 자라다가 점점 퇴색되어가는 회색빛으로, 둔중하게 칠해져 가는 삶의 여정들을 여과없이 되새김하며
詐念사념없는 맑은 머리와
깨끗한 생각으로 좋은 글을 쓰고자 한다.
내 뜻과는 달리
어느 날은 맑고
어느 날은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답답한 가슴이 되어
머리 속이 소나기 구름의 쿵쾅거리는 우뢰로 가득한 먹장이기도 하다.
하는 일도없는 밝은 낮의 어수선 에서 벗어나
가뿐한 마음으로 어두운 아침에 글을 쓰기 위해서 두어잔의 독한 술을 마시고 일찍 자기로 하는 것이다.
일상의 머리로는 분명 중독이다.
한 때는 기다리는 일이 있어 늦게 자고도 일찍 일어났다.
그래도 힘드는 줄 모르고 희망을 품으며 글을 적어 나갔다.
이제 그런 미몽에서 깨기로 하고, 일찍자고 눈을 뜨면 바로 글쓰기를 준비한다.
그런데도 갈피가 잡히지를 않아 자지도 못하고 깨지도 못하는
눈만 따가운 비몽사몽일 경우가 요즈음은 갈수록 많아진다.
왜?
이제 모든 집착을 거두고 가볍게 털었다고 생각하며 사는데
아직도 가증스러운 내가 숨어서 가위눌리는 것일까?
무엇일까?
털지 않고 갈 것인가!
글이란 쓰고 싶다고 하여
거미가 제 몸을 실로 뽑으며 야위워가듯이
줄줄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 거미도 이미 뱃속에 거미줄이 될, 제 몸으로 겪은 바탕과 생각으로 쌓인 고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끄집어 쓸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그러나 내가 거미가 되어보질 못했어도, 그애들의 산고는 가히 짐작은 할 수있다.
줄의 씨앗들을 엮어서 튼튼하게 오밀조밀하게 잘 된 집을 짓자면 그애 들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무엇이든 그런 고통과 최선의 노력이 없으면 이루어질 리가 없다.
글 쓰는 사람들도 밤낮으로 떠오르는 글 꼭지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가, 이런 꼭두새벽에 침잠하여 글을 완성하여 나간다.
물론 전부 그렇지는 않을른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글 꼭지가 있는데도 아침이 산란하여 집중을 못하고, 써야겠다는 답답함으로 이렇게 잡고만 있으면 이것은 고통인 것이다.
누구들 말데로 죽고 살일도 아니고, 먹고 살 일도 아닌데..
편할 때 쓰고, 여유로울 때 적으면 되겠지만,
이것도 한 중독의 엄혹한 강박관념인 것이다.
다작을 하는 편인 나는 많은 글 꼭지들이 내 스마트폰의 문서에 저장되어 있다.
새로운 글감이 떠 오르지 않을 때는 그 꼭지들을 꺼내어 살을 붙여 나간다.
하지만 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분위기가 쓸 만한 데도 다른 산란한 생각에 덧 씌워지면 잠도 못 자고 글도 못 쓰고 미몽속을 헐떡거리게 된다.
맑고 밝고, 나를 제대로 내 보일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가 맑고 밝아야 하는데,
이미 가치가 없어진 것들에 대한 갈등과 미련들이 나를 산란하게 만든다.
이것도 생각의 못된 습관이다.
하기야 이런 못됨을 만든 것은 나 자신이니 누굴 탓하랴!
빨리 버리고 청명한 푸르른 글을 써야겠다.
아니 써야 한다는 생각조차 버려야,
오월의 신록같은 글이 내 마음에 생길 것이다.
떨쳐 버린 것들은 다시 줍지 말아야 가벼워진다.
가능해질까?
오월에는 오월다운 글을 쓰자.
아직 밝은 아침은 남았지만
벌써 여름이 되었단다.
첫댓글 잠을 자면서
꿈속을 헤매는 것은
몽중(夢中)이니
과로한 탓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잠시나마
휴식이 필요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