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여자 =김금아=◈
여인의 하얀 이마 위로
붉은 지붕이 점점이 박혀 있다.
눈꺼풀이 달린 문을 열면
까만 현무암이 박힌 눈동자에
수레국화들이 활짝 피어난다.
해안에 반쯤 잠긴 젖가슴,
파도가 밀려와 때릴 때마다
해발 칠백 미터 봉우리가
솟았다 사라진다.
여자의 등을 내리꽂은 칼바위들,
머릿결이 파도에
문살무늬를 그으며 일렁인다.
몸뚱이가 걸쳐진 암녹색협곡에
파도가 짐승울음을 끊임없이 토해내며
바닷물을 끊이고 있다.
여인의 갈라진 둔부 사이에
검은 섬 두 개가 마주보고 서 있다
은둔자를 실은 목선 한 척이
둔부 사이로 들어와
뜨거운 포말을 일구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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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름 여자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시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