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빠진 수레바퀴 자국에 빠진 붕어는 서로의 침으로 몸을 적신다.
그리고 웅덩이로 돌아가 모두 잊어버리자고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들은 서로를 잊지 못한다.)
괄호 글은 장자께서 처자식 굶는 것을 보다 못해
하천을 관리하던 아무개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을 때의 '학철부어'란 말에서 와전된듯 하다고 하는데...
언젠가, 어떤 모임에선가, 물가에 모여, 유영하는 물고기를 바라보며 간간이 담소를 이어가고 있을 때였다.
내 입에서 불쑥, 난 전생에 물고기였던 것 같아요. 하는,
개가 앞발로 뚱딴지를 후벼 캐는, 칙갈맞은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술도 한방울 먹지않은 내가, 지금 생각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을, 부지불식간에 쏟아버린 것이다.
그러자 한 분이
"물고기가 노니는 모습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어락이라고하지요."
그러자 다른 한 분이
"그게 무슨 어락이야? 물고기는 그저 잡는 재미와, 회쳐 먹고, 매운탕 끓이고, 술과 함께 취하는게 어락이지."
지나간 어버이날, 딸애가 찾아왔을 때.
볼 거라고는 없는 방안을 서성이다가 유리병에
꽂아둔 개안죽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엄마, 구피나 좀 키워보시지? 오케이?) 하더니 대형마트로 내 손을 잡아 끄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 구피 한 쌍과 네온테트라 세마리가 개안죽의 안개같은 뿌리 아래에서
동거를 시작했던 것이다.
암컷이 바로 임신을 했다.
한 번 임신을 하면 수컷이 없더라도 6개월 간은
한 달에 한 번씩 임신과 출산을 계속 한단다.
물론 수컷이 있다면 언제까지고 그 생산이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암컷을 몇마리 더 사왔어야했다.
암튼 암컷이 먹이를 먹지않고 구석에 숨는다.
도자기 작은 흰고무신을 거처로 쓰라고 유리병 안에 넣어주었는데, 그곳에 머물다가 벽타기를
시작한 것이다. 어항을 쪼는 듯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것을 벽타기라 부르고, 출산이 임박했다는 징후란다.
수컷은 암컷의 배를 자꾸 쪼아댄다.
사산한 새끼를 빼먹기도 하고, 출산을 도우려는 의도도 있지만, 실제로는 살아있는 새끼를 빼먹는 일이 허다하단다.
부화실로 옮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난 그즈음 참기 힘든 두통에 시달렸고 씨티 촬영까지 해보았으나 별 이상은 없어보인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지만,
암튼 이리저리 직장 일이며 뭐며 정신 못차리고 보냈는데, 암컷의 배가 홀쭉해진 것 같았다.
에미가 아프다고 찾아온 딸애가 암컷을 보더니
아직 뱃속에 몇마리 남았을지 모른다고 부화실로 옮겼지만, 허사였다.
딸애가 물고기의 배변을 보더니 그런다.
"엄마, 이거 새끼똥이야!"
"무슨똥?"
"새끼 잡아먹고 똥으로 내놓은 거라고."
그러고보니 어분가루만 먹던 똥과는 색깔과 굵기가 달랐다.
고영양식의 결과물이었다.
그래, 니똥 굵다.
딸애가 새끼 잡아먹고 허전하지 않냐고, 고 작은 물고기를 제 눈길로 이리저리 몰고다닌다.
딸애의 눈길에 아쉬움의 물결이 길게 풀어진다.
수만가지의 물질이 녹아있는 물결이...
저 물길로 어떤 물고기가 헤엄쳐 올는지....
첫댓글 어락이라~
처음 듣는 말입니다.
물고기를 보고 즐거워 해본 경험은 없으니.
싱싱한 맛으로 먹는 물고기는 당연 어락이라 할만하겠죠.
제새끼를 먹는 물고기도 있네요. 물고기에게 모성이나 부성은 없나보군요.
새끼를 먹이로 착각하는 모양입니다.
시력이 안좋은 모양이에요.
그래서 어안이 벙벙하다고 하는 건지...
어항속의 물고기를 보면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죠.
정작 물고기는
사는게 죽을맛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쩌겠어요.
저는 물고기고
우린 사람인 걸요. ㅎ
천체우주나 물리학 또는 생물학을 보면 신비스럽고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이 무수히 많지만
저 작은 물고기에서도 신비한 우주나 생물학 적인 요소가
담겨있는 듯 합니다
잘 이해했습니다
봄마다 같은 꽃들이 파어나고,
해마다 새끼들이 부화되거나,
변태를 겪게 되지요.
사는게 참 신비한 일이지요.
죽은것 같으면서도 살아나는...
때가 되면 살아나는...
강하수선배님,
기지개 한 번 길게 켜시기를요~^^
숨쉴틈도없이 읽게되네요
아쉬움가득한 따님의 눈길따라 내맘도 흐르는듯 합니다
따스하네요ᆢ모처럼
전생이 물고기 ᆢ그리고 연민
유진유진님,
님의 닉을 부르다보면
노래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점하시고, 멋진 오후 맞으시길요 ~^^
물고기들의 삶이 우리랑은 사뭇
다르네요 수컷이 없어도 6개월 간은
계속 임신을 한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사람도 그런다면 좋은 일일까요 ?
혼란이 오겠지요 ㅎ ㅎ
여왕벌은 일생에 한 번...
그렇다네요.
다 자기네 종의 생활에 맞게끔
선택된 길을 가게 되나봐요.
소정언니~
날씨가 쌀쌀합니다.
옷 따숩게 입으시길요~^^
@균희 지적 재산권을 주장 할 권리는 없읍니다만...
사용 하실땐 따옴표나 문자 혹은 귀뜸 이라도^^
@정든 저를 고소하세요. ㅎ
기꺼이 소송에 임하겠습니다.
근데요.
궁금합니다.
댓글 다실 땐 언제고
삭제하신 이유는 뭔데요?
@균희 답글이 없어서^^♡
@정든 좀 늦을 수도 있는 거죠.
@균희 같지 않은방 댓글보다 지난시간에 답글이없어
시간 싸움 입니다.
@정든 가치 없는 댓글이라 답글이 없다라고 생각 해서요^^
@정든 시간 싸움이라면 제가 할 말 없습니다.
근데요.
@정든 그런 생각을 하시리라고는 미처
@균희 다음 생에 만나요♡♡♡♡
@정든 그래야지요
누가 먼저 가게 되든... ㅎ
@균희 먼저 가실거든 전보는 쳐 주세요~~
내 먼저 갈땐 조용히 가겠습니다.
@정든 그건 뭔가 정당하지 않은 거 같아요
그리고 기억의 오류는
누구에게나 있는 거예요~^^
@균희 꼭 다음 생에 만날거 같아요@@@@#
@정든 그리 될 거라 믿습니다~^^
@균희 여기서 이러면 혼납니다.
숙면 취하세요^^
@정든 여기서 이래야지
다른데서 이러면
진짜 큰일납니다.
네, 어서 편안한 쉼 하시기를요~^^
@균희 지운글을 읽었으리라 생각 하진 아니하고 지웠는대
인용한 글에서 웃었습니다.
@정든 웃으셨으면 된 겁니다~^^
제가 잠시만요
@균희 이 늦은 시간에 기록된 전화번호가 울리며 뜨시나요^^
@정든 https://youtu.be/ItuII9ykwkE
PLAY
@균희 고마운 봄비가 꽃비를 뿌리드니
차가운 파랑 잎으로 치장을 합니다.
또^^~~
봅시다.
언제나 그랫던것처럼^^
@정든 그래야지요.
이번 생에서는 그저
멀리서 걷는 타인이지요~^^
@정든 그런대 이글이 소정님 댓글 이네요.
소정님 잠도 못 주무시고 연놈들욕 하겠습니다.
@정든 오무나 정말이요?
에구...
소정언니~
죄송이요~^^
@균희 딩동 소리에 답글은 못하고 욕만하며~~~
소정님 용서해주세요^^
@균희 밤에는 딩동이 인울려서
지금 봤어요 균희님 불금
즐겁게 보내셔요~~♡♡♡
@정든 밤에는 딩동이 안울려서
지금 봤어요 나는 읽어도 뭔
내용인지 잘 모르겠네요 불금
씬나게 보내세요~~
어락
나에게 어락은 그들과의 숨바꼭질....
깜깜한 호수
물풀 드믄드문한 곳에 던져둔 발광찌
" 붕어야 붕어야 어디있니 ?"
식탐에 눈이 멀면 나한테 체포당하는 녀석 !!
" 흐흐흐 ~ 짜식 넌 졌어 .."
보살님 손끝의 자비로움으로 풀어주고 다시 또 숨바꼭질....
언젠가 은행에 갔더니
큰 어항에 어울리지 않게 비단잉어가 좁도록 머물고 있었다
그들을 구출해주고 싶었다
지점장을 불렀다
" 당신은 동물복지도 모르는가 ? ......... "
지점장은 머리를 조아리며 나의 처분을 기다렸다
.
.
.
" 고추장 . 된장에 무 좀 넣고 미나리 넣고 통째로 끓이시오 "
.
.
한 달 적금 오만원 넣은 고객의 힘 !!
낚시를 즐기던 분이 계셨습니다.
어느날부터 낚시를 가지 않으시길래, 제가 여쭈었습니다.
"왜 낚시를 안가세요?"
대답은 그랬습니다.
"어느날부턴가, 남의 생명을 가지고 노는 일이
미안해지기 시작했어. ㅎ"
근데요 오선배님, 정말 적금
불입하는 힘이 대단하시네요.
그렇죠.비단잉어가 어항에서 기거하다니..
그게 될 법한 일인가요?
고추장, 된장, 무넣은 육수에
미나리 쑥갓하고 첨벙첨벙 노는게
제격이지요.
자알하셨습니다아~^^
@균희 ^^* 제가 다니던 신용금고에 있던 비단잉어예요
매주 관리인이 오는데 그때마다 " 고추장 풀어 " 소리 ...ㅋㅇ
@오분전 그런 잉어를 넣어놓으면
푸른 이끼가
유리벽에 두껍게 낄 텐데...
@균희 매주 소독약 투입
물갈고 ... 귀찮아서....
낚시좋아던 전산팀 한 녀석이 거기서 낚싯대 던져놓고 관찰 ㅋㅋㅋ
@오분전 다슬기 넣어놓고 별짓 다해도...
에구 그 수족관 청소...
그 냄새하고...
자연에서 보아야 할 것을
집안에서 들여다보겠다고...
아아 자수합니다
가재는 물론
조개까지 잡아다 키우던,
이 괴질의 향수병 증세를...
이젠 다 옛이야깁니다~^^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이렇게도 글을 잘 쓰는 균희님은
시인일까? 수필가일까? 작가일까?
저같은 사람을 부르는 명칭이 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건달'이라고 부른답니다.
물고기에게 어항속은 지옥이나 다름없을 겁니다.
그 비좁은데서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부모된 입장에서 지옥에 태어나 일생을 사느니 아예
태어나지 않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 몇 센티 되지않는
열대어에게도 그런
소견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산다는 것,
사람은 사람답게
나는 나답게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