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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감독, 배우 <패션디자인과 4810761 윤영민> 내 인생의 영화. <69식스티나인>
‘내 인생’이라는 수식어가 참 나를 힘겹게 했다. ‘감명 깊은’도 아니고, ‘재밌었던’도 아니고 ‘내 인생의’. 그 단어 때문에 수십 번 되씹어 고민했다. 어떤 영화가 내 삶에 영향력을 끼쳤는지. 무엇이 젤 기억에 남는지. 그 모든 것을 종합하여 내가본 영화를 떠올리는 데만 한참이 걸렸고 결론은 얼마 전에 봤던 영화 69식스티나인이다. 나는 아직 어리기에 극장에서 영화 보는 것을 즐기는 내 취미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내가 영화관에서 가장 처음 접한 영화는 쥬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 극장에 가보기 이전에 보았던 비디오들은 물론 거의 만화들이었고,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형이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온 사탄의 인형. 그것은 어린 나에게 있어서 서프라이즈를 넘어선 쇼크였기 때문에. 기억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충분히 인상 깊었고, 나를 한참동안 두려움에 떨게 하였으니 내 인생에도 영향력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탄의 인형을 내 인생의 영화라고 꼽기엔 너무 우습지 않은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는 수도 없이 많은 영화들을 보았다. 영화 티켓 모아둔 것을 찾아보니 생각나지도 않는 영화들도 많았고 한국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많은 영화들을 접하고 보았지만 식스티 나인이라는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로 뽑은 건, 어느 정도 생각도 생기고 고민도 많은 나이, 20살에 보았던 영화이기에 나의 답답한 마음을 즐겁게 흔들어준 영화이기에 이 영화를 뽑았다. 69식스티나인의 내용을 짧게 얘기해보자면 1969년. 인생을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인 엉뚱한 고등학생이 좋아하는 아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학교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결국 주인공은 정학 처분을 받게 되고 그와 친구들의 마지막 목표인 페스티벌 개최를 위해 다시 노력한다. 무라카미 류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억눌리고 답답한 고등학교. 답답한 현실을 깨버리고 싶은 청춘들의 반항. 반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나의 젊음에 감사했다.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그들의 말처럼 상상력은 위대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참 두려운 게 없어졌다.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망설이기 싫어졌다. 지금 내가 낳아가야 하는 길, 하고 싶은 것, 해 봐야 할 것. 이런 것들을 고민 하고 있는 동안 나의 청춘은 흘러간다. 더 이상 고민 하지 않고 이것저것 내 질러 보기로 했다. 주인공이 햇빛을 받으며 내달리는 장면 에는 나도 달리고 싶게 만드는 힘이 들어있다. 터질 듯한 젊음을 더욱 기쁘게 해주는 영화. 지루한 세상은 그만! 축제 같은 청춘을 향한 유쾌한 질주. 그 메인카피를 충실히 살린 영화이다.
내 인생의 감독. <심형래> 영화를 볼 때 어느 감독의 영화 인지 유심히 보는 내가 아니기 때문에 감독들을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박찬욱, 봉준호, 김기덕 과 같이 이름도 익숙하고 스타일 있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 정도면 알고 있지만 그들의 영화를 찾아보고 지켜보고 하지도 않았기에 그들은 내 인생에는 영향력 없는 감독들이다. 물론 그들의 영화도 훌륭하고 재미있었다. 누가 가장 적당한 인물인지 고르다가 생각해낸 인물은 심형래 이다. 그는 내가 어린 날 봤던 영화 중에 가장 많이 출연했던 인물일 것이고, 가장 친근한 사람이다. 개그맨이자 배우, 또 현재는 감독으로써도 자리를 굳힌 이사람. 내 나이 또래라면 영구와 땡칠이, 홍콩할매귀신을 보지 않고 자란이가 있을까 싶다.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대단한 것 같다. 현재 그는 디워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그전의 작품을 보면 괴물 영화에 대한 심형래의 시작은 영구와 공룡 쮸쮸 에서부터인 것 같다. 어렸을 때 비디오로 보았는데, 흐릿하게 인형 탈로 된 초록색 공룡이 떠오른다. 그 후로 그는 티라노의 발톱을 감독하였고 그 다음 영구와 우주 괴물 불괴리 라는 영화에 또 괴물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99년 용가리를 만들어 내게 된다. 그 영화에서는 어느 정도 판타지적요소도 갖추고 큰 제작비용을 들였지만 어설픈 컴퓨터 그래픽과 스토리로 영화는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나 심형래 감독의 시도에는 박수 쳐줄만 한 일이다. 현재 그는 디워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의 인생을 건 영화라고 할 만큼 공을 들인 이번영화. 그의 노력을 위해서 이번만큼은 재미있든 재미없든 이 영화만큼은 극장해서 봐줘야겠다. 그의 시도가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 인생의 배우 <김해숙> 젊은 청춘스타들도 좋지만, 내 인생의 배우로는 이 사람을 꼽아야겠다. 주인공이진 않지만 다양한 어머니의 역할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김해숙은 영화를 볼 때마다 가장 눈물샘을 자극하는 인물이다. 나는 슬픈 영화를 좋아하는데 최근에 해바라기라는 작품을 감명 깊게 봤다. 양덕자라는 인물로 등장하는데 식당을 꾸려가면서 억척스럽지만 희생적인 어머니 역할을 잘 그려낸다. 역시 그녀의 연기 때문에 떠 빛을 발하는 영화이다. 그녀의 많은 역할에서 연기는 어쩌면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색을 가진다. 배우라면 갖춰야 할 것이 연기력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녀의 연기가 좋아서 좋은 것이다. 요즘 소문난 칠 공주라는 드라마에서도 많은 시청자들을 울리는 어머니 역할로 등장하고 있다. 내가 그녀를 유심히 본건 가을동화라는 드라마에서부터 이다. 가난한 집의 어머니로 식당을 하는 억척스러운 연기가 좋아서 이 인물을 알게 되었다. 계속 비슷한 역할의 출현이 잦은 것을 보면 그녀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굳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희생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를 다른 영화에서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녀는 다른 연기자들 까지도 슬프게 만드는 ‘진짜 어머니’ 같은 훌륭한 배우이다. 내 인생의 배우로 꼽은 만큼 앞으로도 그녀의 활동을 더 지켜볼 것이다. 이런 배우가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