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주민 62% "생활비 감당 어려워"
연봉 15만달러도 내 집 마련 못해
토론토 서민들의 좌절된 꿈… "평생 월세살이 각오"
치솟는 물가에 40% "타주 이주 고려"
캐나다의 경제중심지 토론토가 '살기 힘든 도시'로 전락했다. 메리디언 신용조합이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캐나다인 절반 이상이 생활고를 호소했고, 특히 온타리오주 주민 62%가 급등하는 물가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답했다.
여성 40%는 장기적 재정 불안을 호소했으며, 이는 남성(18%)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밀레니얼 세대 71%, Z세대 75%가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Z세대 60% 이상은 재정적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산층의 몰락이 뚜렷했다. 연봉 15만달러의 부동산 중개인도 토론토에서는 집을 살 수 없다고 털어놨다. 중산층 거주 지역 주택가격이 200만~1000만달러대로 형성돼 있어 6만5000달러의 계약금을 모아도 구매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66세의 자영업자는 코로나19로 연매출이 13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급감해 파산을 고려 중이다.
30년 넘게 운영하던 사업체가 무너지며 매달 2000달러의 월세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 일자리로 연봉 10만달러를 받는 31세 한부모는 두 자녀를 키우며 생활고를 겪고 있다. 기본 월세 2200달러에 주당 식비만 250달러가 들어 저축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48세의 교외 거주자는 연봉 7만5000달러의 본업 외에도 부동산 중개로 2만5000달러를 추가로 벌지만 빚이 6만달러에 달한다. 부부 합산 소득이 22만달러임에도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로 저축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27세 청년은 월급 6000달러를 받지만 토론토 시내 월세만 2500달러여서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다. 35세까지 내 집 마련이 목표지만 부모 집에 거주하며 비용을 아끼는 중이다.
앵거스 리드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온타리오주 주민 40%가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타주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도 주거비가 크게 다르지 않아 실질적 대안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방정부는 주택난 해결을 위해 개발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서민들의 삶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생활비 부담은 기후변화, 세금, 의료보험 등 다른 어떤 사회 문제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