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길>
- 시 : 돌샘/이길옥 -
세상 물정에 어두운
열네 살 적
너무 일찍 바람 들어
고삐 풀린 망아지 되던 날
밟아가는 곳이 다 길인 줄 알았다.
세상 이치를 깨닫기 이른
십사 세 적
삐딱하게 기우는 성깔을 부추기는 바람이
쥐여주는 반항을 받아 챙겨 들고
세상천지가 길이라고
겁 없이 덤빈 객기 앞에 버티고 선
천하가 몽땅 가소롭고
천지가 같잖아
무작정 덤벼들면 모두가 손아귀로 거머쥘 줄 알았다.
열네 살이 무너지고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에 돋는 새살이
무모하게 맞섰던 환상의 혈기를 몰아내고
정도正道를 데려다 둥지를 틀어준다.
길을 잘못 든 바람이 무릎을 꿇고
두 손 싹싹 빈다.
바람도 가야 할 길을 배운다.
첫댓글 옐네 살적에 나는 길이 뭔지도 몰랐어요.
開東 이시찬 시인님, 댓글 고맙습니다.
바람은 천방지축 자기 뜻을 고집합니다.
고운 손길로 쓰다듬다가 버럭 화를 내어 휘젖고 다니는 마음 가늠이 안 되는 요물입니다.
미운 다섯 살이었다가 삐딱하게 성깔 부리는 사춘기 반항아이기도 합니다.
그런 바람 앞에 갈피 잡을 수 없는 요즘입니다.
병오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