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지프가 5세대 신형 그랜드 체로키를 공개했다. 네모반듯한 지프 고유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계승했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편의장비를 양껏 갖춰 등장했다. 국내 시장에도 올 하반기 출시할 전망. 최근 지프는 북미 기자단을 대상으로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시승행사를 치렀다. 과연 기자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지프
1) <모터1> 브랜든 터커스 기자
<모터1> 소속 브랜든 터커스(Brandon Turkus) 기자는 “이번 그랜드 체로키 L은 3열 시트를 갖췄다.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휠베이스가 7인치(약 178㎜) 더 넉넉하다. 실내 면적은 159.1입방피트로 현대 팰리세이드, 쉐보레 트래버스, 새로운 닛산 패스파인더보다 넓다”며 이전보다 훌쩍 큰 차체를 소개했다.
그는 “특히 3열은 신장 6피트4인치(약 193㎝)의 성인도 앉을 수 있다. 다리 공간도 넉넉하고 발밑 공간은 충분하며 무릎의 꺾임 각도도 크지 않다. 총 12개의 USB 포트를 갖췄으며 (A와 C타입 모두),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의 뒷좌석 모니터링 카메라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주행성능은 어떨까? 그는 “V6 3.6L 가솔린 펜타스타 엔진이 2011년에 처음 등장했을 땐 성능이 돋보였지만, 오늘날엔 더 가벼운 터보차저 엔진이 대세다. 293마력, 35.9㎏‧m의 성능은 무거운 3열 시트 갖춘 SUV에 부족하다. 비교하자면, 포드 익스플로러의 2.3L 터보 엔진은 저속 토크가 더 좋다. 또한, 그랜드 체로키 L의 공차중량은 기아 텔루라이드, 닛산 패스파인더 등 비슷한 성격의 모델보다 약 500파운드(약 227㎏) 더 무겁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그랜드 체로키는 풍절음이 거의 없고 타이어 소리도 잘 안 들린다. 서스펜션은 큰 충격도 매우 잘 처리한다. 이 차는 외부로부터 실내를 격리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매우 인상적인 SUV다. 특히 레벨 2 자율주행 시스템은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BMW의 시스템만큼 훌륭하다”고 전했다.
2) <오토블로그> 존 벨츠 스나이더 기자
<오토블로그> 소속 존 벨츠 스나이더(John Beltz Snyder) 기자는 “이번 그랜드 체로키는 이전보다 차체가 크지만, 차체 무게는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 하체 주요 부품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승차감도 좋고, 차체 강성을 높이기 위해 고강도 강철 비중도 대폭 높였다”며 “V6 3.6L 모델의 공차중량이 4,524파운드(약 2,052㎏), V8 5.7L 헤미 엔진 모델이 5,279파운드(약 2,394㎏) 수준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상위 트림의 인테리어는 무척 고급스럽다. 서밋 리저브(Summit Reserve) 패키즈에 들어간 퀼팅 가죽, 리얼 오픈 포어 마감 월넛 트림, 마이크로 파이버 헤드라이너가 특히 인상적이다. 가죽과 목재, 금속의 조화가 감각적이며, ‘튼튼한’ 이미지의 지프 브랜드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또한 “오버랜드와 서밋 모델엔 쿼드라-트랙 II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콰드라-리프트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승객이 탑승할 때나 고속주행 할 때는 차체를 낮추고, 험로에서는 지상고를 최대 10.9인치(약 277㎜)까지 높인다”고 설명했다.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도 흥미롭다. 그는 “V6 모델은 무게 대비 출력 비율을 고려할 때 경쟁차보다 힘이 부족하진 않을지 걱정했다. 그러나 가장 무거운 서밋 리저브 패키지가 들어간 모델을 몰았을 때도, 우리가 장기 시승하고 있는 현대 팰리세이드보다 느리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에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3) <카앤드라이버> 마이크 서튼 기자
<카앤드라이버> 소속 마이크 서튼(Mike Sutton) 기자는 “그랜드 체로키는 1993년 출시된 이래 SUV의 아이콘, 일종의 미국 랜드로버로 진화했다. 이전 모델이 10년 동안 시장에 나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209,000대에 달했다. 새로운 포드 익스플로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이러한 유산과 판매 모멘텀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신형 그랜드 체로키 L의 차체 너비는 기존과 비슷한데, 길이는 15.1인치(약 384㎜), 휠베이스는 7인치(약 178㎜) 늘었다. 모델에 따라 2열은 독립시트, 60:40 분할 접이식 벤치시트로 나누고, ‘틸트 앤 슬라이드’ 기능을 통해 성인 2명을 위한 충분한 다리 공간과 헤드룸이 있는 3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행성능은 어떨까? 그는 “그랜드 체로키를 뒷받침하는 건 앞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이다. 스티어링 반응이 선형적이고 무게감이 좋다. 다만 서스펜션 설정에 관계없이 그립 한계는 낮으며, 두툼한 타이어는 스티어링 정밀도를 낮춘다. 그러나 승차감은 21인치 휠을 신고도 미시간 주의 최악의 포장도로를 빼면 모든 면에서 좋다”고 평가했다.
한편, 신형 그랜드 체로키 L의 북미시장 가격은 라레도 38,690달러(약 4,378만 원), 리미티드 45,690달러(약 5,171만 원), 오버랜드 54,690달러(약 6,189만 원), 서밋 58,690달러(약 6,642만 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