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초대 개인전 2017. 8. 19 - 9. 22 파구스 갤러리 (안양감리교회 부속) (T.010-8247-0491, 안양)
음감을 느끼다
김민주 작품은 그녀에게는 새로운 시도이며, 관람자에게는 시간을 가지고 감상하는 눈의 향연이다. 눈으로 리듬을 읽어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시간을 넉넉하게 가지고 그녀의 다채로운 색을 음미하다 보면 소리를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광우 (지와 사랑 대표, 문화본부 총장, 8. 15 갤러리 운영)
김민주의 작품에 변화가 생긴 건 소리예술에 귀를 기울이면서부터였다. 3차원의 세계에 실재하는 구체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작업하던 그녀는 시간의 흐름을 좇아 생성, 전개되는 시간예술에 탐닉했다. 악(樂)이란 악기와 이를 거는 걸게架를 나타내는 상형문자였다. 고대로부터 중국과 한국에서 악은 고대 그리스의 무시케(musikè)와 같이 도덕이나 윤리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녀 예악(禮樂)이라 하였다. 무시케는 무사(musa)(뮤즈Muse)가 관장하는 기예(技藝)라는 뜻으로 시간이나 운동과 깊은 관계를 지닌 인간 활동의 총체였다. 따라서 회화에 음악을 도입한다는 것은 리듬(rhythmos), 즉 신체적 운동, 심리적·생리적 작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단순히 3차원의 장면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의 동적인 감동을 눈으로 느끼게 하는 일이다. 귀로 듣는 음악을 눈으로 보는 음악으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음악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면 색의 사용이 달라진다. 색은 소리를 표현하는 언어가 된다. 또한 악기를 표현하는 언어로 바뀐다. 색의 심리적 요소가 음악의 감동을 전달하는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의 김민주 작품은 그녀에게는 새로운 시도이며, 관람자에게는 시간을 가지고 감상하는 눈의 향연이다. 눈으로 리듬을 읽어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시간을 넉넉하게 가지고 그녀의 다채로운 색을 음미하다 보면 소리를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공명(共鳴)이 바로 이번 전시회의 주요 개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