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문 31-1]‘雲龍會’ 멤버들의 호를 짓다
눈이 섞인 봄비가 내리는, 3월 하고도 4일 아침입니다. 임실-남원지역에 사는 친구들의 단톡방 개설을 계기로 비정기적인 모임이지만 이름을 생각해 봅니다. ‘운룡회(가칭)’가 어떨는지요? 任實의 옛이름 ‘雲水’와 南原의 옛이름 ‘龍城’의 앞글자를 땄습니다. 더 좋은 이름이 있으면 忌憚없이 개진해주면 좋겠습니다. 20여년 전부터 서울의 친구들이 이름 대신 號로 부르다보니, 어느 때에는 정작 이름이 생각나지 않기도 했지요. ‘운룡회’ 회원(명예회원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중 여지껏 공식적인 호가 없는 친구가 3명 있기에, 作號를 해봅니다.
# 임실군 청웅면 청계리 100번지에 사는 ‘산림왕’정정모 친구 는 愛鄕心이 너무 뚜렷하고 대단하기에, 동네 이름 ‘淸溪’을 호로 하면 좋겠습니다. ‘맑디 맑은 계곡’ 괜찮겠지요? 정치인 DJ와 YS도 자신이 출생한 마을이름 ‘後廣’과 ‘巨山’을 호로 했듯이 말입니다. 이명박의 호가 청계인 게 걸리긴하나 상관없는 일입니다. 임실 내에서도 奧地라 하겠지만, 은행 퇴직 전부터 온 산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나무에 살고 나무에 죽는’ 자랑스러운 친구입니다. 중장비 ‘02’도 자유자재로 다룹니다. 오두막집을 손수 리모델링하고 허리를 지지는 아궁이방의 溫氣도 죽여줍니다. 천하의 재담가이기도 하고, 언제나 유쾌, 상쾌, 우리를 즐겁게 해줍니다.
# 선생님으로 퇴직한 후 고향인 오수면 대정리 구장마을에 사는 오동영 친구의 호를 複數로 지었습니다. 첫 번째는 그의 마을 한글이름을 딴 ‘오래다’는 뜻의 구(久)자와 ‘초막’을 뜻하는 암(菴)자, 즉 구암은 고향에서 ‘오래된 미래’인 농사를 지으며 손수 집과 원두막을 짓고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호는 ‘觀泉’입니다. 관천은 ‘觀山聽泉’의 줄임말로 ‘산을 그윽히 바라보며, 샘물 소리에 귀 기울리는 노후의 삶’을 사는 친구의 인생관과 부합되는 듯해서 지은 것입니다. 두 개를 다 써도, 그중에 하나를 써도 좋겠으나 더 마음에 드는 호를 친구들에게 알려주면 고맙겠습니다.
# 큰 자동차회사의 대표직을 접고, 뜻한 바 있어 귀향한 김종진 친구는 남원 송동면에 삽니다. 농약을 쓰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밭농사와 논 30여마지기를 짓고 있는 친구의 호로 ‘어리석을 愚’자와 고향에서 따은 ‘솔 松’자를 생각했습니다. 생각은 깊으나 말수도 적고, 어쩌댜 막걸리를 즐기는 친구의 호로 ‘愚松’은 맞춤일 것같습니다. 스스로를 언제나 낮추는 그를 ‘어리석다’고 하면 큰일납니다. 사실은 어리석지 않고 思慮가 깊기 때문입니다. 3학년 때 같은 반인 同名異人 김종진의 호도 ‘愚齋’이니, 愚자 항렬로 의미도 있는 듯합니다.
운룡회 회원님들의 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호를 사랑할수록 友情이 깊어집니다. 하하.
▲素泉 형관우(추대회장) ▲槿峯 이종대 ▲古龍 맹치덕 ▲南岳 박종관 ▲愚松 김종진 ▲淸溪 정정모 ▲갈뫼(훈민정음) 빙강섭 ▲觀泉(久菴) 오동영 ▲愚泉 최영록 ▲休岩 황의찬 ▲秋山 신귀생 ▲友堂 김택수